보은이 가족의 <아름다운Day 돌기념기부> 나눔 이야기

거실에 앉아있는 보은이네 가족

첫눈, 첫사랑이 그렇듯 세상의 모든 ‘첫-’은 특별하지만, 그 중에서도 ‘첫 아이’는 세계를 재편하는 강력한 첫 경험이다. 첫 아이의 탄생으로 처음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된 부부는, 첫 눈맞춤, 첫 옹알이, 첫 걸음마, 첫 돌과 같은 소중한 ‘첫-’ 순간들을 무수히 맞닥뜨리게 된다. 이동희‧문지혜 부부도 그랬다. 첫 딸 보은이를 중심에 두고 재편성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보은이로 말미암아 경험하게 된 전혀 새로운 감동의 나날들.

그 아름다운 날들을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이동희 씨는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나눔을 실천했다. 보은이의 첫 돌을 맞아, 딸의 이름으로 행한 ‘아름다운Day 돌기념기부’ 가 그것. 첫 생일선물에 담긴 의미를 보은이가 알아줄 날을 꿈꾸며, 이동희‧문지혜 부부는 아이가 물꼬를 터준 나눔의 길을 꾸준히 걷고자 한다.


온전히 ‘아빠’로 복무해도 행복한 이유

아빠와 눈맞춤을 하고 있는 아이
맑은 호수에 노니는 꽃 같은 잉어 세 마리. 그 중에서도 가장 예쁜 녀석을 답삭 품었단다. 손주에 대한 염원 속, 동희 씨 어머니가 숱하게 꾼 태몽 중에 최종 낙찰된 잉어 꿈은 예쁜 손녀 보은이에게 맞춤한 탄생설화다.

동희 씨 부부가 초음파 사진으로 처음 만난 보은이는 콩알 만 했다. 그래서 태명도 콩이. 하늘까지 닿는 콩나무처럼 쑥쑥 자라 2015년 8월, 세상에 나온 콩이는 ‘보은’이란 다소 클래식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 엄마 아빠는 요즘 대세인 ‘서-’ 자나 ‘설-’ 자가 들어가는 이름을 지을까도 고민했으나, 부를수록 정겨운 보은이가 좋았단다.

“보은이가 양가에 첫 손주예요. 아내와 저는 이모도, 삼촌도 되어 본 적이 없어서 보은이를 통해 아기라는 존재를 처음 만났죠. 게다가 양가 모두 멀리 있어 육아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과연 우리 둘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 걱정도 많았어요. 아내가 너무 고생이 많긴 한데, 참 잘해요. 보은이가 순한 편이기도 하고요.”

동희 씨는 육아휴직 중인 아내가 그 어렵다는 ‘독박육아’를 다부지게 해내는 게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퇴근 후 저녁과 주말은 그 역시 온전히 ‘아빠’로 복무하는 시간. ‘세 식구가 되고부터 내 생활은 완전히 사라졌다’ 말하면서도, 입가엔 웃음이 걸린다. 꼭 첫 딸을 갖고 싶었던 동희 씨에게 보은이는 꿈의 결정체와도 같다. 보은이가 컨디션이 좋을 때 날려주는 깜찍한 윙크 한 방이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

엄마 무릎에 앉아있는 아이

이 행복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가장 행복한 날에 생각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 행복은 어디에서 왔는지, 나는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지. 보은이의 돌잔치를 앞두고, 동희 씨는 그런 생각들을 했다. 기실, 10년 전 신장 이식수술을 받고 새 삶을 살게 된 그에겐 꼭 되갚고 싶은 마음의 빚이 있다.

동희 씨는 이를 모를 장기 기증자와 그의 가족들, 그리고 자신보다 앞 순번이었으나 수술비가 없어 포기했던 수술 대기자를 잊지 못한다. 그의 회생 이면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자 친구이며 연인이었을 한 사람의 생의 마지막 순간과, 자신이 그랬듯 새 삶의 기회를 간절히 기다리고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포기해야 했던 이의 아픔이 깃든 까닭이다. 생명을 나눠 준 이에 대한 고마움과 기회를 먼저 거머쥔 미안함을 새기며, 그는 빚진 마음을 갚기 위한 대상으로 ‘세상’을 설정했다.

“직업을 갖고 생활이 조금 안정되면 기부를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아무것도 없이 결혼하는 바람에 그동안은 경제적으로 너무 여유가 없었던 터라 뒤늦게 시작하게 됐네요. 아이의 첫 돌을 계기로 그간 품어왔던 뜻을 실천하게 되어 제겐 더욱 뜻 깊습니다. 아이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의 의미도 겸할 수 있어 좋고요. 기회가 된다면, 수술비가 없어 소중한 기회를 놓치는 분들을 위한 기부도 하고 싶어요.”

나눔은 세상에 고맙다 말하는 것

생명 나눔의 수혜자로 나눔과 기부에 대해 갖게 된 각별한 마음. 하지만 알고 보면 대학 시절, 봉사활동 동아리에서 활동했을 만큼 일찌감치 나눔이 내면화된 그다. 스펙을 쌓거나 놀기에도 바쁜 그 시절, 매주 장애인 단체를 찾고 방학이면 한 달 가량 봉사활동을 떠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 동희 씨는 기부자와 수혜자의 관계는 고착된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돌고 도는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어려울 땐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또 내가 형편이 좋을 땐 어려운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겠죠. 부지불식간에 그렇게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것, 그 과정 속에 있는 게 나눔이라 생각해요. 보은이를 보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숱하게 했어요. 장기 기증을 받지 못했다면 지금의 저도, 건강하게 첫돌을 맞은 보은이도 없었겠죠.”

아이를 안고 앉아있는 엄마와 아빠
심사숙고 끝에 첫 기부처로 아름다운재단을 선택한 이유는 그간 재단이 진행해온 사업과 캠페인에 대한 공감 때문이었다. 또한 돌잔치를 즈음해 기부를 결심했던 터라 돌 기부란 항목도 딱 적합했다. 좋은 일은 널리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내 경조사 게시판에도 돌잔치를 찾아준 동료들에 대한 감사의 글과 함께 보은이의 사진과 기부 영수증을 올렸다. 사내 게시판에 오른 돌기부의 첫 사례인 만큼 꽤 반향을 일으켰다는 후문. 동희 씨는 게시물에 달린 축복의 댓글만큼, 기부와 나눔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길 바란다.

“보은이의 생일 때마다 기부로 선물을 대신할까 생각 중이에요. 아이를 밝고 따뜻한 사람으로 키우는 일이 곧 제가 받아온 혜택과 보은이를 만날 수 있었던 행운을 세상에 되갚는 길이라 생각해요.”

글 고우정 ㅣ 사진 조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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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1. 류웅

    세상을 따뜻하게하는 아름다운 가족이네요.
    나눔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
    보은이가 예쁘게 살아갈 세상입니다.

    • 아름다운재단 공식블로그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어, 참 고맙습니다 🙂

  2. 멋진 가족이네요

    보은이 너무 이쁘네요.. 부모님의 이쁜 마음을 닮아서 그런가봐요^^
    건강하게 잘 자라주길!

  3. ^^

    보은이 너어무 예쁘네요. 보은이 가족. 늘 건강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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