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아동청소년 특기적성활동 지원사업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와 파트너십을 맺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아동청소년 특기적성활동 지원사업은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와 파트너십을 맺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방임된 지역 아동을 돌보다

처음은 ‘공부방’이었다. IMF 등 어려운 경제 환경으로 지역 아이들이 방과 후 방임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이 나섰다. 방과 후 안전한 돌봄을 목표로 급식지원과 학습은 물론 문화체험, 특성화프로그램, 상담, 주변 자원 연결 등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을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이 힘을 모아 운영했지만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예산이 부족했다. 더 이상 민간에게 맡길 수 없는 공부방은 2005년에 법제화 되며 전국에 있는 공부방은 ‘지역아동센터’로 변신했다.

법제화 후 정부는 소규모 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의 급식과 운영비를 지원했다. 이전에 비한다면 상향 조정되었지만 운영은 여전히 어렵다. 한 달 운영비는 29인 이하 시설 기준 400만 원여. 최저 시급인 2인 인건비를 포함해 공공요금, 학습용 문제집, 프로그램 비용을 생각하면 부족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10여년이 지났다. 조금씩 오르는 운영비는 물가인상률 수준이라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보건복지부 산하 사단법인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는 바로 그들을 돕기 위해 발족됐다. 2016년 현재 운영 중인 전국 4,000여 개소의 지역아동센터 가운데 2,000여 개소가 전지협과 함께 하고 있다. 관리•감독하는 단체는 아니기에 자율적으로 가입한 지역아동센터를 대변하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매년 가을마다 차기년도 예산 싸움을 합니다. 여러 국회의원을 만나 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이야기하죠. 저희는 운영비 현실화 싸움이라고 부르는데, 현실에 맞는 운영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는 거예요. 상황이 이러하니 빠듯한 운영비로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없겠죠. 그래서 나눔사업을 꾸립니다. 외부 단체에 제안해서 지역아동센터에 배포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하는 ‘아동청소년 특기적성활동 지원사업(아티스트웨이)’도 그 사업 중 하나입니다.”

아동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아티스트웨이

2014년부터 아티스트웨이를 담당해 온 전지협 박정은 팀장은 지역아동센터의 문화예술교육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한다. 환경에 맞춘 교육 환경이 아이들의 꿈을 어떻게 재단하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팀장에게는 문화예술을 경험하거나 배우는 기회가 아이들이 미처 가지지 못한 ‘꿈 꿀 권리’였다.

“예체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비에서 해결할 수 없어요. 예산 안에선 문제집 풀이만 하는 단순한 프로그램 외에는 지원이 어렵죠. 그래서 외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아티스트웨이는 그런 문화예술 사각지대를 지원합니다.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쉽게 배우지 못하는 뮤지컬, 밴드, 바이올린 등을 배울 수 있는 거예요. 전국 50개 단체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특기적성활동 지원사업(아티스트웨이)가 다른 사업과 다른 건 힘센 누군가의 의지가 아닌 아이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한다는 부분이에요

여타 사업과 다른 건 힘센 누군가의 의지가 아닌 아이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한다는 부분이에요


아티스트웨이가 시작된 게 2012년이니 올해로 5년째 진행 중이다. 첫해엔 30개소를 지원했으나 매회 센터 수가 늘어나 2016년 현재 50개소로 늘어났다. 처음엔 지원 분야를 여러 분야로 열어뒀으나 2013년부터 80%를 음악 분야로 지정했다. 음악 분야를 신청한 센터가 월등한 까닭. 그때부터 1년에 한 번씩 ‘아름다운 하모니 콘서트’(이하 ‘아하콘서트’)라는 발표회를 가지고 있다. 매년 11월마다 열리는 아하콘서트는 자율 신청제다. 구경만 하러 오는 센터도 있고 열과 성을 다해 발표를 준비하는 센터도 있다. 무엇이 됐건 전국 각지의 센터 아이들은 이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새벽부터 기차와 버스를 타고 달려와 저마다의 끼를 발산하고 경험한다.

“다른 곳에서도 특기적성사업을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웨이가 다른 건 힘센 누군가의 의지가 아닌 아이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한다는 부분이에요. 강사나 센터 선생님들은 보조자의 역할로 들어가죠. 신청을 받을 때부터 아이들의 욕구를 조사하거나 ‘프로그램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할 건가’를 직접 도출해 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심사의 기준은 아이들의 의지, 아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가, 얼마나 자기 주도적으로 이뤄졌는지를 봐요.”

상상력을 꿈꾸라, 한계에 갇히지 말라!

박 팀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배려 대상 아이들이 더 안전한 돌봄을 경험하도록 응원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십시일반의 마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박 팀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배려 대상 아이들이 더 안전한 돌봄을 경험하도록 응원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전지협은 아이들의 자발적 참여, 적극적인 욕구 발현을 위해 동아리 방식을 도입했다. 프로그램을 통한 정서 발달과 더불어 ‘동아리’라는 단체에서 본인이 할 일을 스스로 알아챌 수 있기를 바란다. 아티스트웨이는 협동심이라든지,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이라든지, 이타심을 품는 순간을 경험하는 시간이자 공간인 셈이다.

“인화재단 사건으로 인화학교가 폐교되어 청각장애 친구들이 갈 곳이 없어지면서 그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지역아동센터를 만들었는데 그 ‘홀더지역아동센터’가 작년에 아티스트웨이를 신청했어요. 청각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많이 이용하는 그곳에서 비장애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타악기를 선택했죠. 듣지 못해도 촉각과 울림으로 느낄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낸 거죠. 그래서 젬베를 배우기 시작한 거예요. 장애아동을 위한 프로그램만 생각하는 저와 달리 현장에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떠올린 거죠.”

새삼 ‘음악으로 소통이 가능하겠구나’ 절감한 박 팀장은 ‘한계에 갇히지 말라’며 촉발된 아티스트웨이를 다시 점검했다. ‘못 사는 아이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과거의 낙인을 떼어내느라, 지역아동센터의 긍정 이미지를 위해 놓치고 있는 게 뭔지 살펴봤다. 그리고 매순간 판단을 내려놓고 더 열심히 아이들의 욕구에 귀를 기울였다.

아이들을 미래 주역으로 인식하고, 당장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개개인의 재능이 발굴되기를 꿈꿔야 한다. 그 마음에 기대서서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게 아티스트웨이의 몫이다. 박 팀장은 앞으로도 사회적 배려 대상 아이들이 더 안전한 돌봄을 경험하도록 응원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십시일반의 마음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작년 아하콘서트 당일 오전이었어요. 로비에서 마주친 모 센터 선생님이 저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셨어요. 다문화가정 친구가 부모님의 무관심으로 어수룩했는데, 오늘 이 행사를 보겠다며 광주에서부터 함께 오셨다며, 너무 기쁜 나머지 제 손을 잡고 우시는데 굉장히 뭉클하더라고요. 아마도 그 친구는 이전과는 다른 경험으로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으리라고 믿어요. 그 친구 부모님도, 담당 센터 선생님도 그리고 저마저도. 기부자 여러분의 마음은 이렇게 아주 작고 여린 삶을 보듬고 그와 연결된 무수한 네트워크를 다독입니다. 이러한 마음과 행동들이 널리 퍼져서 모든 아이들을 담아낼 따뜻한 세상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아이들의 꿈을 위한 첫 순간을 기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글 우승연ㅣ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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