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나리오] 이름으로 진행되는 여러 사업 중에서 유일하게 활동가 개인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2002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활동가 재충전 (휴식/해외연수) 지원사업’으로 활동가 스스로 쉼과 회복을 위해 기획한 재충전의 기회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6 변화의 시나리오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활동가들이 여행 또는 취미활동 등 다양한 형태의 휴식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6년에는 총 9팀 15명의 활동가가 선정되어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박재성 님은 풀뿌리 마을활동가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이 되었고 활동한 날들을 돌아보고 긴 호흡으로 앞날을 조망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쉼을 모색하였다고 합니다. 지구 반대편 나라인 페루, 볼리비아, 칠레 여행 이야기를 전합니다.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출처: 박재성 님)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출처: 박재성 님)

지구는 얼마나 넓을까?
지구의 반대편 남미여행을 꿈꾸며 든 생각이었다. 참 멀었다. 비행시간만 25시간, 경유 시간을 포함해서 2박 3일이 걸렸다. 더구나 환승 비행기의 연착으로 예정에 없던 미국 휴스턴에서 1박하는 수고(?)까지 덤으로 받았다.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의 숙소는 태평양이 눈앞에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었다. 오랜만에 할 일 없이 뒹굴 거리며 태평양을 바라보며, 저 서쪽 끝에 있을 우리나라가 참 멀리 느껴졌다. 그리고 잘 돌아갈 수 있을지 괜한 걱정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남미는 참 넓었다.
낯선 스페인어, 음식, 사람들 등 낯선 곳으로 여행은 또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넓은 대륙에서의 이동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버스를 타면 기본 10시간은 준수했고, 최장 25시간을 버스를 타는 기록도 세웠다. 남미의 고속버스는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도록 운전기사가 2명, 화장실, 침대 형 좌석을 갖추고 있었다. 버스 타는 시간의 개념을 바꾼 여행이기도 했다.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잉카의 옛 수도 쿠스코 (출처:박재성 님)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잉카의 옛 수도 쿠스코 (출처:박재성 님)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잉카의 꿈! 마추픽추! (출처:박재성 님)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잉카의 꿈! 마추픽추! (출처:박재성 님)

잉카의 옛 수도였던 <쿠스코>는 아름다웠다. 그러나 스페인에게 침탈당했던 300여년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잉카의 화려한 왕궁을 허물고 그 초석 위에 성당과 스페인 건축물을 축조하였다. 잉카 원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과 식민지 융합정책이란 구실로 자행된 집단적인 폭력들~~ 본래 원주민들의 언어였던 <케추아이어>는 빼앗기고 스페인어가 대부분 남미의 언어가 되어버렸다. 만약에 일제의 강점기가 많이 길어졌다면 우리도 한글을 빼앗기는 불행한 일이 왔을까? 하여튼 남미의 아픈 역사는 여행기간 마음을 무겁게 했다.

잉카의 꿈! <마추픽추>를 보다!
마추픽추는 깊은 곳에 숨어있었다. 버스타고, 기차타고, 걸어서 도착한 도시 <아구아 깔리엔테스> 우리말로 해석하면 ‘온천’ 그곳에 있었다. 아침6시30분 입구는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도 미어터졌다.

드디어 높고 아름다운 산들로 둘러싸인 마추픽추에 일출의 서광이 비치면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반나절을 가장 전망 좋은 곳에서 그저 바라보았다. 산봉우리 하나, 하나, 거대한 석조 구조물, 지금도 역사적 해석이 엇갈리는 잉카의 유산은 자연과 인간의 합작 예술을 보였다. 이 웅장하고 위대한 모습을 보며 시인 네루다는 이렇게 감동을 표현했다.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무지개산이라고 불리는 비니쿤카 (출처:박재성 님)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휴식부문 지원사업 – 무지개산이라고 불리는 비니쿤카 (출처:박재성 님)

네루다 시
해발 5,200미터, 소위 무지개산이라고 불리는 비니쿤카에 올랐다. 태어나서 가장 높이 올라온 산! 식물 성장한계점 4,000미터를 넘어서 오직 바위와 눈만이 존재하는 곳에서 지층들의 모습이 흡사 무지개를 연상하게 한다. 대한민국 면적의 십분의 일 넓이의 <티티카카호수>에 있는 태양의 섬에서 며칠 묵었다. 해발 3,800미터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칠레와 전쟁에서 바다와 인접한 국토를 빼앗긴 볼리비아가 회복의 기회를 꿈꾸며 해군이 주둔시켜 놓은 곳. 하늘빛과 호수 빛이 같고 수평선이 보이지만 잔잔한 모습을 간직한 고요하고 평화로운 호수! 평화로움을 찾는 여행의 참 맛을 보여주는 여행지였다.

그리고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의 멋스러움과 은하수의 물결, 지금도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다. 그리고 여행 중간 중간에 만난 다양한 모습의 여러 나라 사람들, 특히 한국 여행자들과의 만남은 저녁 시간을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의 생각을 듣는 이야기 시간이었다. 1년의 여정으로 여행하는 부부, 멋있는 모녀 여행팀, 그리고 홀로여행자들, 이야기는 주로 한국의 무한경쟁, 노동 강도 높은 직장, 청년실업의 아픔, 미비한 복지제도 등등 희망이 없다는 슬픈 이야기들로 이어졌다. 가슴이 멍해지는 아픔이 느껴졌다. 술잔을 들며 그래도 당사자들이 나서서 바꾸어야한다고, 투표를 해야 무서워하고 바뀐다고~~~

잉카와 안데스의 행복한 여행을 마무리 하고, 보고 싶은 얼굴들이 있는 한국의 사회와 마을을 이제 행복하게 여행한다. 여행자처럼 여유롭게, 기다리며,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행복하게~~~

축복받은 여행이었다!
상근 5년에 한 달의 안식휴가를 이용하여 <아름다운재단>에서 지원해준 여행경비로 다녀왔다. 참 편안하고 긴 여정이었다. 다시 한번 아름다운재단에 감사드립니다.

 

글 l 사진  박재성 (희망을만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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