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눈 내리는 서촌의 아침은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수행단체 오리엔테이션 준비로 분주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프로젝트 B 지원사업을 하는 16개 단체 25명의 활동가가 모여 오붓하게 진행되었는데요.

변화의 시나리오 오티 행사 준비

활동가 여러분을 기다리며!

2017 변화의 시나리오 오리엔테이션

환영합니다!

유난히도 지역에서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아 새벽부터 출발하셨을 활동가들이 낯선 서울 길을 헤매시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다들 무사히 잘 도착하셔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찬바람 뚫고 겨우 도착했더니 정신없이 교육하고, 발표시키고, 숨 가쁘게 진행된 행사에 쉴 틈이 없으셨을 참가자분들께 사업담당자로서 참으로 죄송스러웠습니다. 점심 먹고 이 닦을 시간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였으니 말이지요. 그래도 마지막에 진행된 최고의 PT 시상식의 힘이었을까요. 지치지 않고 행사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주시면서 불평 한마디 안하셔서 저에게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2017 변화의 시나리오 오리엔테이션

2017 변화의 시나리오 오리엔테이션

참석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올해 최고의 PT단체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참여연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이렇게 3개 단체에 영광이 돌아갔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준비한 상품권을 전달한 후 깜짝 선물로 수상소감문을 제출해야 하는 부상도 함께 전달하였습니다.

최고의 PT상 수상단체

최고의 PT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행사를 무사히 마친 사업담당자는 앞으로는 멋진 현수막도 업체주문제작해서 달아놓고, 처음 만나는 활동가분들이 서로 명함도 나누고, 커피도 마시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오리엔테이션으로 만들겠다고 다짐을 하였습니다.  이미 행사가 끝난게 3주전의 일이 되어버린걸 보니 각오가 희미해지고 있지만 다시금 이 글을 통해 각오를 다져봅니다.

Special Thanks. 행사 내내 마이크 도우미로 애써주신 안산새사회연대일다의 김송미 선생님 감사합니다. 

비록 오리엔테이션은 흘러간 과거일지나 16개 단체의 프로젝트는 2017년 12월까지 계속 진행되는 현재형입니다. 수상단체 선생님들의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수상 소감을 끝으로 변화의 시나리오는 오늘도 계속됩니다.

2017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B 지원사업 단체사진

2017년 변화의 시나리오를 잘 부탁드립니다.


<수상소감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가은 활동가>

내가 아름다운재단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변화의 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 휴식 부문을 통해서였다. 올해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를 대표로 2017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벡트 B지원사업의 OT를 ‘쉼터에서 만난 이주여성들의 소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 “쉼터 이주여성 스토리북” 프로젝트 담당자로 참석했다.

우리센터는 이주여성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이주여성들이 직접 이주여성들을 돕고 그리고 그 이주여성들이 또 다른 이주여성들을 지원하는 것을 활동목표를 두고 있다. 나는 한국에 온 지 11년 되었으며 센터에서 활동한 지 9년차 당사자 활동가이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거의 한국말을 몰랐던 내가 센터에서 활동하면서 한국말을 물론이고 한국 사회 이해, 실무 업무, 프로젝트 계획 및 진행 등 다양한 활동 해왔다. 이번 “쉼터 이주여성 스토리북”을 맡게 된 계기는 내가 센터에서 인권팀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주여성 활동가인 내가 직접 이주여성들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OT에는 내가 일하는 센터와 이번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PPT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PPT를 준비하며, 많은 단체 활동가들 앞에서 발표해야 하는 것이 나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었다. 한국말로 한국사람, 그것도 활동경력이 많은 한국 활동가들, 사업 지원하는 아름다운재단의 관계자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떨리기만 했다. 두근 두근, 왜 그렇게 떨렸는지, 내가 발표하는 순서가 3번째인데 아침부터 떨었다. 더구나 다른 단체들은 활동가들이 2명씩 오는데 나는 혼자만 왔다. 내게 주어진 발표 시간은 10분, PPT를 10장 이내, PPT를 준비하는 것도 많이 고민했었지만, 발표가 더욱더 어려웠다.

폭력피해로 알려졌기만 한 – 이주여성쉼터에 입소한 이주여성들은 사회 부적응자로, 폭력 피해자로, 가정이탈 한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알려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쉼터에서 만난 이주여성들의 소소하지만 사소하지 않은 이야기 “쉼터 이주여성 스토리북”을 계획했다. 스토리북을 통해 이주여성들은 가혹한 폭력피해자이기 전에 ’생존자‘로 큰 용기를 내어 폭력을 맞서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시작해나가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지 누군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이 아니라 폭력피해 이주여성들이 살아오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 다른 폭력피해 이주여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는 목적을 두고 있다. 살아남은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강점을 찾아 성장하며, 많은 이주여성이 폭력 피해를 입고도 참기만 해서 더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된 이주여성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고 싶었다.

이주여성 인권현장에서 활동하면서 대부분 이주여성들의 역할은 통/번역자이며 실질적인 결정권은 한국인 활동가들에게 있어왔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목소리 대신 한국 활동가가 목소리를 내준다. 그래서 이주여성들이 직접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

나 또한 이런 마음으로 떨지만, 용기를 내어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 발표했더니 뜻밖에도 내가 발표자 중에 1등을 수상했다. 아름다운재단 덕분에 내 삶이 더 아름다워진 느낌이었다. ^^ 참여하는 단체 활동가들의 소중한 한 표, 한 표로 내가 1등하고 상품권을 받을 수 있었다. 용기를 내어 발표하는 게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을 받고 바로 사진을 찍어 함께 일하는 활동가들에게 알렸다. OT가 끝나고 우리가 한 자리에 모여 뜨근뜨근한 OT 정보(배웠던 사업 진행 방법, 회계 처리와 다른 단체에서 활동하는 내용 등)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사업에 대해 계획을 세우는 시간을 가졌다.

활동가들과 기쁜 소식과 사업 공유 후, 맛난 삼겹살로 오늘 OT를 마무리했다. 힘들고 지친 하루였지만 보람이 있고, 뿌듯한 하루였다. 앞으로 내가 맡은 업무에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야겠다는 동력이 되었다.

<수상소감 –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박혜정 활동가>

오늘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B사업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했습니다. 우리 단체는 <미아리, 변화의 씨앗 심기> 라고 하는, 재개발을 앞둔 미아리 성매매 집결지를 성매매여성의 시각으로 기록하고 여성 지원 방안을 지역단체들과 함께 모색하는 사업을 지원받아 진행 중입니다.

성매매라고 하는 주제가 아직 어렵고 편견도 많이 작용할 수 있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참여자들 투표로 발표상까지 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분의 지지를 받으니 이 사업 잘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이번 사업에는 변화의 시나리오라는 슬로건에 맞게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N포세대, 그것도 지역에서 더욱 열악한 현실을 맞이하고 있는 청년세대의 꿈과 공동체를 키우기 위한 사업, 쉼터에서 지내시는 이주여성들의 역량과 바램을 기록하는 사업, 성소수자의 인권 상황을 UN에 보고하는 사업, 농촌의 귀촌 귀농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작업 등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의 운동을 보고 저도 모르는 것들을 많이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참여단체들 모두 화이팅!!

<수상소감 – 대구참여연대 최나래 활동가>

안녕하세요. 대구참여연대 최나래 활동가입니다.  2017년은 다들 아시다시피 6월 항쟁 30주년이며 대통령선거가 있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청년들과 함께 진정한 민주주의를 고민하고 민주시민으로서 의식을 함양, 주권자로서 정치적 실천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런 마음을 알아주셨는지 아름다운재단 <2017 변화의 시나리오 – 프로젝트 B>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오리엔테이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설레면서도 떨리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대구에서 선정된 단체가 저희단체 뿐이기도 했고 이 사업에 대해 많은 분이 공감해주고 지지해주길 바랬기에 그만큼 발표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거든요. 여러분에게 어떻게 발표를 하면 좀 더 집중되고 임팩트 있을까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발표를 준비하면서 저 스스로도 사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좋았습니다.

서울에 가니 촌사람인 저는 왠지 모르게 위축이 되더군요. 다른 단체의 발표를 들으면서 “아 나도 저렇게 조곤조곤하고 나긋나긋하게 발표를 하고 싶다” 생각을 했고 나름대로 표준말을 써보려고 연습해봤는데 마음대로 따라주질 않았습니다. 자꾸 “서울말은 끝만 올리면 된담서요” 가 되어버려서 포기하고 사투리에 대한 양해를 구한 채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이 예쁘게 봐주시고 웃어주셔서 긴장이 많이 풀렸던 것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쉬운 점이 참 많아요.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준비한 말도 많았지만 막상 앞에서니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준비한말을 많이 하지 못했어요. 발표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오면서도 “아 맞다! 이 말도 했어야 했는데!” 기차를 타고 대구에 내려오면서도 “아!!!!!” 의 연속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최루탄’을 ‘수류탄’으로 이야기하는 아주 아주 큰 실수를 저질러서 너무 부끄러웠어요. 다행히 많은 분이 웃어 주셨지만요^^

청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말투가 격앙되었던 점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침착과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싶지만 살다 보면 그게 참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변명을 하자면 이 사회에서 젊은 사람으로 살다보니 젊다는 이유로 기대 받고 견뎌야 하는 것들에 대해 불만을 늘 품고 있어서 그랬어요. 혹여나 불편한 분이 계셨다면 이 글을 통해 심심한 사과의 말을 드리고 또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저 스스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발표였지만 많은 분이 좋게 봐주셔서 2등을 하였거든요! 짝짝!! (사실 수류탄의 임팩트가 컸다고 생각하고 있어요ㅜㅜ)

다른 단체들의 사업설명을 듣다보니 내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또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들도 있었습니다. 발표를 들으면서 “아 우리 지역에도 저런 것이 있으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또 경험해 본 비슷한 사업에 대해서는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였고요. 이렇게 많은 단체들과 오리엔테이션을 함께 하고 나니 “우리는 한배를 탄 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유대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다들 고생하셨고 이러한 자리를 만들어주신 재단 관계자 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 행복하세요! 하트뿅뿅


발표

 

▶ 2017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B 지원사업 수행단체 보러가기

글 | 이선아 간사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