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의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은 고등학교 신입생을 선발하여 고등학교 졸업시까지 학업을 지속하는데 필요한 학교운영비, 교재비, 급식비, 신입생 교복비 등 교육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원합니다.
‘2013 고등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1년간 교육비를 지원받은 장학생들에게 수기를 공모해보았습니다. 으레 받던 결과보고서 속의 사례관리자 관점이 아닌 장학생의 관점에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는 시간이었습니다.
장학금이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고,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행복한 내용들을 접하면서 아이들로부터 힘을 받게 되었습니다. 공모전 최우수작을 소개하면서 여러분들께도 이 힘(!)을 전해 드립니다.
제주OO여자고등학교
1학년 OOO
중학교 3학년 기말고사 즈음에, 다가오는 시험을 준비하느라 정신없었을 때였을 것이다. 열심히 공부 중이던 나에게 청소년자활지원관 선생님에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시험공부를 뒷전으로 한 채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쓰고 결국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 토요타 꿈더하기 장학금수여식에 참가하고 제주도로 내려오는 발걸음은 정말 가벼웠다.
장학금 받기 전처럼 책값이나 교육비 걱정으로 머리를 싸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또 아빠에게 늘 미안하다고 생각했던 점이 조금은 나아졌다는 생각, 학비 차이로 인해 인문계고등학교와 전문계고등학교 사이를 고민했던 게 반쯤 해결된 것 같다는 생각 등등……. 그날 집에 오는 동안 했던 기분 좋은 생각들이 그 후 내 생활들에 좋은 영향이 되고, 엔돌핀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장학금을 받고 난 뒤 고등학교 생활을 준비하면서 교복도, 참고서도, 입학금까지도 아빠의 도움 없이 장학금 내에서 해결할 수 있어서 뿌듯했고 아빠가 친척들에게 오빠나 동생이 아닌 내 자랑을 하는 것도 처음 들어보기까지 했다.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이렇게 장학금을 받고나서 나의 생활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달라진 것들이 아주 많았다.
몇 가지의 예를 더 들자면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평소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사이가 나빴던 것도 어느 정도 완화되고, 참고서를 살 때마다 눈치를 봐야했던 내가 눈치를 보지 않고도 사고 싶은 책과 참고서를 자유롭게 살 수 있었다. 또 아빠에게 부담이 될까봐 얘기도 꺼내지 못했던 영어 인터넷강의와 아빠에게 ‘그것 하나 못 해주냐’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원망했던 것, 또 다른 집 딸들처럼 애교도 없고 가족관계에서 유연하지 못한 내가 아빠에게 늘 미안했던 것까지도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되어서 기뻤다.
이렇게 장학금을 받게 된 올 겨울부터, 나는 공부하는 데 느꼈던 불편함들이 너무 많이 괜찮아져서 오히려 안정적으로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 늘 느꼈던 집안에서의 불편한 공기와 불안한 분위기도 많이 괜찮아졌고 무엇보다 내가 쓴 글로 타인에게 ‘선택’받아서 큰 재단과 기업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 나에게 많은 자신감과 활력을 주게 된 것 같다.
나의 남은 학창시절인 앞으로의 2년이 성적과 진로 분야에서는 많은 고민을 주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도와주고 노력을 위한 발받침이 되어준 장학금과 그것을 준 장학위원, 기부자님들께 많은 감사함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지금의 자리보다 더 높고, 더 빛나는 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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