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변시 이야기-기존연속 3년차]
2013년 변화의 시나리오 수행 단체 중 3년차 마지막 사업을 진행한 단체들이 있습니다. 총 9개 단체가 그러한데요. 이 단체들은 ‘2010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2011, 2012, 2013 총 3년 동안 연속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2013년 마지막 해 사업을 진행한 단체들의 사업 결과를 소개합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통해 비정규노동자들이 직접 자신의 체험과 사회적 고통에 대해 증언하고 발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비정규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차별과 인권침해를 드러내고, 스스로의 고통에 대한 성찰과 치유를 경험하며, 현실의 변화를 끌어낼 힘과 자존감을 얻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3년간 지속적으로 글쓰기 교실과 수기공모전을 개최하면서 비정규노동자들의 내적 치유와 자존감 회복, 사회적 발언력 향상을 지원하였고, 특히 수기 공모전과 언론 게재를 통해 비정규노동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노동인권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도 자신의 눈이 아니라 가진 자들, 특히 우리 사회의 슈퍼갑인 자본의 눈으로 종종 자신의 행색과 처지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자본에 종속되고 자본의 허상에 물든 사회에서 노동의 존엄과 자존을 찾기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죠. 노조와도 담을 쌓은 채 대다수 노동기본권에서 배제되거나 알량한 노동인권마저 침해당하기 일쑤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더 이상 자투리나 잉여가 아니기 위해선 자기 자신의 삶에 대한 자연스럽고 철저한 긍정이 절실합니다. 이 사회를 떠받치는 가장 소중한 노동을 하루도 쉼 없이 고행처럼 수행해온 노동자들의 얘기가 그래서 공유되고 소통되고 전파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센터가 2011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진행한 글쓰기 강좌와 수기공모전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울고 웃으며 글을 쓰고,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생생한 수기들, 맞춤법도, 문법도 맞추지 않았지만 어떤 수려한 글보다 큰 울림을 주는 응모작들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가 변화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아직은 소박한 수준이지만 이런 깨달음을 얻으며 글쓰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겠다는 희망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한 글쓰기 모임은 이제 마무리가 되지만 저희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이제까지 글쓰기 모임에서 함께 웃고 즐겼던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마음을 모아 더 재미있고, 즐거운 글쓰기를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글을 통해 자신을 치유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는 시간, 비정규노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사회 곳곳에서 울려 펴지는 공명과 화합의 장을 새롭게 준비하고자 합니다.
글/사진 :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관련 글> 2013년 비정규노동 수기 공모전 입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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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노동의 확산과 남용으로 인해 비정규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생활이 악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노동자와 하층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정당한 권리 행사마저도 제약받는 상황입니다. 이에 비정규 문제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로 파악하고, 비정규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조직화를 촉진하기 위해 설립하였습니다. http://www.workingvoice.net/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배분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