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00씨(56세)는 지난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버스운전기사였던 남편을 잃었다. 이 사고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이씨는 신경성 질환으로 다리까지 절게 되는 후유증을 앓게 되었고 시어머니와 시누이도 사고의 충격으로 5~6년이 지난 뒤 병으로 사망했다. 사고 후 보상금으로 집 한 칸을 마련하려 했으나, IMF 이후 건설업자가 부도를 내자 집은 경매에 넘어가 버렸다. 지금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며 한달 70만원 남짓 벌고 있지만, 둘째딸의 학비 마련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2. 우리가 잊고 지내왔던 것이 있다. 해마다 거듭되는 재해와 온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참사들, 온정의 손길이 한 순간에 끊긴 이후 그들의 삶과 깊었던 상처는 어찌되었는지를 우리는 조금씩 잊고 있다. 재난과 재해가 끝난 이후에도 피해자와 유가족들은 아직도 재난과 재해의 그늘에서 고통스런 삶의 무게를 온전히 홀로 감당하고 있다. 3. 아름다운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은 6월15일, 과거 재난․재해로 인해 생계기반을 잃은 피해자와 유가족 20명, 그리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심리적 상흔(트라우마)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구가족치료센터 등 2개 단체에 총 8천만 원의 “E-아름다운기금” 첫 번째 지원금을 전달했다. 4. 아름다운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E-아름다운기금”은 지난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를 계기로 조성된 것으로, 재난․재해 발생 당시 즉각적인 온정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재난․재해으로 인해 이후에도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의 심리적․경제적 재건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취지로 조성된 순수민간구호기금이다. 5. 앞서 제시한 사례를 비롯 “E-아름다운기금”의 2005년 첫 번째 지원사업은 대구지하철참사로 부상당한 뒤 사망했으나, 사망으로 인한 보상금을 전혀 받지 못해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김00씨(31세), 2002년 김해중국민항기사고 전신 화상을 당했으나, 현재 치료비지원 중단으로 생업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치료조자 받지 못하고 있는 정00씨(33세) 등 20명에게 자립지원금, 의료비, 자녀교육비 등 개인별 지원이 필요한 항목에 대해 각 300만원씩 총 6천만 원을 지원했다. 6. 이와 함께 아름다운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은 재난․재해로 인한 피해자와 유가족의 심리적 상흔을 치유하는 대구가족치료센터와 서울내러티브연구소 등 2개 단체의 치유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각 1천만 원씩 총 2천만 원을 지원했다. 특히 재난․재해 이후 피해자와 유가족의 삶의 현실에 대해 아무런 대책 없이 무관심했던 우리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경제적 생계지원뿐 아니라 재난․재해가 개인에게 남긴 심리적 상처(트라우마) 역시 사회적인 지원을 통해 치유되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지원된 것이다. 7. 현재 우리나라에는 재난·재해가 발생한 당시 긴급구호와 일회적인 온정이 물밀 듯 몰려들 뿐 그 이후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례관리 및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정부와 관계 부처의 유연성 없는 사고 수습처리로 인해 재난·재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8. 미국의 경우, “Gift from within” 등 민간단체와 정부가 협력하여, 사회적 안전망의 인프라를 구축,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민관의 협력을 통해 재난․재해 당시 즉각적인 긴급구호와 더불어 정부차원의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재난․재해 이후 지속적인 심리적 상흔 치유를 위해 체계적으로 상호연계, 활동하고 있다. 9. 아름다운재단과 이랜드복지재단이 공동 진행하는 “E-아름다운기금” 사업은 재난·재해 이후 피해자들의 심리적·사회적 재건을 위한 체계적 사례관리와 지원체계의 마련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번 “E-아름다운기금”의 첫 번째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매년 3-4 차례씩 지원사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난․재해 발생시 긴급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이후 심리적․경제적 재건을 위한 사회적 지원이라는 정책대안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난․재해로 인해 생계유지의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을 장기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우리사회가 갖추어야 할 또 하나의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 문의 전화 : E-아름다운기금 공동사무국 홍정표 간사 (02-730-1235 / 내선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