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해외에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평소 가끔 날아드는 정체불명의 스팸메일을 제외하고는 영어로 쓰인 메일이 재단에 오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기부자님과 주로 소통하는 공식 메일로 온 영어 메일이라면 으레 ‘스팸이겠지?’ 하며 무심코 쓱- 본 후에 휴지통으로 보내버렸겠지만 이번은 좀 달랐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연구교육팀의 공식메일로 도착한 거라 ‘어떤 문의일까?’ 궁금해하며 전달받았죠.
뜻밖에도, 해외에 거주하고 계신 분이 ‘재단에 기부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물어보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을 어떻게 알고 문의를 하는 걸까?’
‘외국인일까?’, ‘한국인인데 해외에 살고 있어서 영어로 보낸 걸까?’
이런 저런 궁금함을 안고서, 기본적인 기부방법을 안내해드렸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잊고 지냈는데……
그로부터 한 2주 정도가 지났을 때쯤 도착한 또 한 통의 메일.
그때부터 점점 구체적인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는 어떤 사업이 있나요?,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기부할 수 있나요?”
“해외에서 기부할 텐데 달러로 보내도 될까요? 환전을 해서 보내야 하는지 궁금해요.”
“현금만 되는지 수표도 가능한지도 궁금합니다” 등 크고 작은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그렇게 주고받은 메일만 무려 7통? 8통이 되었어요.
국내 기부자님이라면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후에 클릭 몇 번으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기부이지만, 한국어를 모르는 외국인으로서는 이 과정이 꽤 번거롭고 불편할 수 있는데요. 어떻게든 재단에 기부하기 위해 자신에게 가능한 방법을 문의하고 확인하는 메일을 읽을 때마다 ‘정말 나눔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분이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William Atkinson’님의 첫 메일을 받고서 정확히 한 달이 지난 5월 10일, 드디어 ‘은행에 송금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짜잔~!!! 마침내 아름다운재단에 도착한 ‘소중한 기부금을 품은 한 통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편지가 참 사랑스럽지 않나요?
꾹꾹 눌러 조심스레 한 획씩 조심스레 그으며, 또박또박 쓴 ‘아름다운재단’ 글자 위로 기부자님의 손길이 겹쳐 보이네요. 왠지 모르게 엄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
오늘따라 먹은 점심이 참 맛있었고, 기분 좋게 걸었던 서촌 산책, 그 와중에 우연히 연예인을 만나 잠시 흥분하기도 했고^^; 그 길로 재단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렸던 바로 ‘그 편지’를 받기까지. 오늘은 모든 게 좋은 날 인가 봅니다 : D
매달 잊지 않고 나눔을 실천해주시는 많은 기부자님께 늘 감사한 마음이지만, 이렇게 ‘바다 건너, 긴 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나눔’도 참 특별하네요. 앞으로는 영어 메일이 도착하면 괜히 기대하게 될 것 같아요 ^^
가슴이 뭉클해지면서도 기분 좋은 따뜻함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오후 2시. 졸리기는커녕 머리도 마음도 맑아지는 훈훈한 오후입니다.
(참, ‘William Atkinson’ 기부자님은 예전에 한국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고 해요. 그때, 인터넷을 통해서 아름다운재단의 활동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