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2016년의 변화의 시나리오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켜 왔을까요? [2016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B 지원사업]을 통해 친구사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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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자살예방지킴이’ 양성교육 <무지개돌봄> 개발 완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이하 ‘친구사이’)의 사업팀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은 2016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을 통해 성소수자용 자살예방지킴이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무지개돌봄’은 180분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으로, 특히 성소수자 자살위기 사례를 중심으로 실습 교육을 60분간 진행하는 특색이 있습니다.
자살예방활동의 핵심 중 하나는 주변 사람들이 처한 자살 위험성을 신속하게 인식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긴급하게 기초적 개입을 하는 동시에 전문기관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역할을 하는 개인들을 “자살예방 지킴이(게이트키퍼, gatekeeper)” 라고 합니다. ‘무지개돌봄’ 교육은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사람들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위기자를 신속하게 발견하고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존의 민관에서 보급하는 자살예방교육은 성소수자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무엇보다 성소수자들의 삶과 실태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성소수자들은 자살 위험에 놓여 있을 때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지원을 요청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인 자살예방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자신의 삶에 대해 지지받지 못합니다. 성소수자가 자살할 경우 고인의 정체성을 거부하는 가족들이 동료 성소수자들의 장례식 참석을 거부하거나 아예 장례를 치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렇게 고인을 애도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는 것도 남아있는 성소수자들의 자살 위험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무지개돌봄’ 개발 과정에서 친구사이는 고려대학교 역학연구실(책임연구원: 김승섭)과 함께 ‘레인보우커넥션 프로젝트1-한국 성인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건강연구(김승섭 외, 2016)’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성소수자의 비중은 일반인구(19~69세)와 비교하여 2.6배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얼마나 성소수자 자살 문제가 심각한지 제대로 확인하는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국가적인 차원의 예방 노력은 전무합니다. 무엇보다 성소수자 자살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나 사회적 관심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번에 진행한 ‘무지개돌봄’은 이렇듯 열악한 환경 속에서 커뮤니티 스스로 성소수자의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습니다. 성소수자들 스스로 자살예방활동에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에 성소수자의 삶과 실태를 반영했습니다. 이를 통해 성소수자 자살률을 낮추고, 더불어 전체 사회의 자살률 역시도 낮추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친구사이는 ‘무지개돌봄’을 개발하기 위해서 성소수자 커뮤니티 간담회, 전문가 간담회, 두 차례의 교육 모니터링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서 프로그램을 보완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작업들을 지원해 주신 아름다운재단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친구사이는 2014년부터 ‘성소수자 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을 시작하여,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상담(바로가기) 등 자살예방 활동과 상담활동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활동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다립니다.
기억해 주세요, 자살은 예방 가능합니다 !
글 | 친구사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1993년 창립된 ‘초동회’를 모태로,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1994년 2월에 결성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소수자 인권 운동 단체입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고정 관념, 국가의 불합리한 제도들은 여전히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성소수자들은 행복하게 살 권리를 제약받고 억압당하며, 존재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구사이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 성소수자라면 누구나 안전하고 환영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사무실을 모든 성소수자에게 개방과 더불어 새롭게 가치와 비젼을 정비하였습니다. http://chingusai.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