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슈퍼맨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빨간 넥타이와 망토를 한 정장을 입은 남성 그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정의를 위해 기꺼이 싸우는 히어로?
근육질에 다소 기름진 머리를 소유한 빨간 망토의 옛날 영웅?

기억 속에서 오래된 히어로지만
도저히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강적을 만났을 때나 답답함을 느낄 때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보다도 먼저 “아 정말 내가 슈퍼맨이었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나는,
믿고 부르기에 친근한 일당백 히어로 ‘슈퍼맨’입니다.

우리 일상에도 슈퍼맨으로 상징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인이 해내기에 버거워 보이는 일을 척척 해내거나, 다른 사람을 위해 어려운 용기를 내는 사람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구하며, 공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슈퍼맨이라고 부릅니다.

2017년, 아름다운재단은 또 한 명의 슈퍼맨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바로 공익을 위해 일하는 공익제보자와 공익활동가들입니다.

 

분명히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기어이 한 발을 내딛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웹툰 송곳 중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된 유명한 웹툰 ‘송곳’의 명대사입니다. 이 드라마가 군부재자 부정투표를 고발한 이지문 중위를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이 중위는 여당의 지지율이 80% 이상 나오도록 하라는 상급부의 지침이 있었고, 상사가 보는 앞에서 공개투표를 할 때 이를 따르지 않는 병사에게 정신교육 같은 불이익이 있었음을 언론을 통해 밝힙니다. 그의 공익제보로 군대 내 부정투표를 중단시킬 수 있었고, 군부재자 투표제도는 영외투표로 개선됩니다.

웹툰은 공익제보에 앞서 이 중위가 느꼈을 두려움을 ‘절벽으로 발을 내딛는 공포’라고 말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지문 중위와 같은 상황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려 했을까요?

우리 일상에서도, 용기 있는 슈퍼맨들이 있습니다.

– C형간염 집단감염 사실을 신고한 간호조무사

내원 환자들이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된 사실을 보건소에 공익제보한 두 명의 간호사가 있습니다. 이들의 신고로 시행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100명이 C형간염에 걸린 사실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임을 밝혀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피해자가 조기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을 계기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 의료인에 대한 면허 취소를 다룬 의료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정부 차원의 C형간염의 체계적 관리대책이 마련되었습니다.

– 장애인 거주시설의 보조금 횡령, 장애인 폭행 등을 제보한 선생님

장애인 거주시설의 국고보조금 횡령, 장애인 폭행 등 인권침해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선생님이 있습니다.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 장애인에 대한 폭행, 금전착취, 운영비 횡령 등이 사실로 확인되어, 인권위는 관련자들을 형사고발했습니다. 서울시는 재단의 임원해임, 장애인 거주 시설폐쇄조치 명령을 내리고 국고보조금(약 10여억 원)을 환수했습니다.

사회복지시설의 특성상 내부자의 제보 없이는 내부의 비리나 인권침해 실상이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우며, 혹 알려졌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장애 등으로 문제해결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선생님의 제보는 사회복지법인 재단의 불법적인 운영실태를 바로 잡고,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는 시설 거주 장애인들의 인권침해를 막는 데 기여했습니다.

밖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내부의 부정부패. 용기를 내어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 덕분에 우리 사회는 조금 더 투명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생각해본 적 있나요? 우리의 슈퍼맨은 행복할까요?

군 내 부정투표를 바로잡은 이 중위는 기자회견 후 곧바로 체포되어 기소유예로 석방된 후, 이등병 계급으로 강등되어 불명예 전역조치 됩니다.

100명이 C형간염에 걸린 사실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임을 알아낸 두 명의 간호조무사는 병원 측에 대책을 물었으나, 도리어 병원으로부터 다른 환자들에게는 감염 사실을 알리지 말라는 회유와 협박을 받았습니다. 신고 후에 간호조무사는 신분이 노출되어 다니던 병원으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하였습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의 비리를 공익제보한 선생님은 제보를 이유로 해고되었습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결로 복직되었지만, 직장 내 따돌림, 근무 차별 등 보복 조치가 이어졌습니다. 자신에게 피해를 호소한 발달장애인들이 제보자와 친하게 지낸다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협박받는 모습을 보고 더 이상 근무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결국 사직합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용기를 냈던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어떤 곳일까요?

공익제보는 이후 취업에서 걸림돌이 되거나,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만들었지만 배신자로 낙인찍히기도 합니다. 맨몸으로, 그리고 홀로, 사회의 부당함과 맞서야 하고 또 싸워야 하다 보니 어쩌다 슈퍼맨이 되어 버린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웅이 되고자 한 적 없이 그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던 이들에게, 생계와 일상에서도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야 하는 ‘슈퍼맨’처럼 살게 할 수 없습니다. 그는 영화 속 히어로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인걸요.

 

시민사회지지캠페인 [어쩌다 슈퍼맨]에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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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은 공익을 위한 선택이 삶을 담보로 하지 않도록
공익제보자와 공익활동가를 지원하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평범한 그들이 용기를 내었던 건 영웅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것이 옳은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그들이 공익을 위해 이 악물지 않아도, 생활고에 짓눌리지 않아도 되는 사회.
누군가 슈퍼맨이 되지 않아도 되는, 모두 함께 이야기하고 돕고 나누는 사회.
바로 아름다운재단이 꿈꾸고 희망하는 사회입니다.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이들에게만 맡겨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손을 잡아 작은 용기를 보태고 싶습니다.

어쩌다 슈퍼맨 웹페이지 바로가기

 

댓글 2

  1. 에리카

    페이스북에 남겼는데, 못 보실까봐요.
    (-:

    참 좋은 내용인데,
    젠더 좀 어떻게 해주세요.
    그림 좀 어떻게 해주세요.

    아름다운재단의 영웅은,
    시민사회의 지지대상은,
    히어로, 슈퍼맨인가요?

    그럴 거면 앞에다가,
    “용기를 내는 옳은(right) 남성!!” 이라고 적어주세요.
    그럼 너무 쉽게, 클릭 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웅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닌, 옳은 일이기에 판단해서 실천하는,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용기내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재단은 어떤 단체일까요?

    이래서야, 보고 배울 것이 참 염려됩니다.
    (광고, 남성분이 만드셨나요?)

    • 아름다운재단 공식블로그

      에리카 님, 소중한 의견 고맙습니다.
      이번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에리카 님께서 짚어주신 지점에 대해 내부적으로 오랜 논의과정이 있었습니다. 소중한 가치에 대해 잘 담아내고 싶었습니다만, 사회의 공익을 위해 희생하는 수많은 숨은 영웅들에 대해 좀더 많은 분들이 직관적으로 알아보실 수 있기를 희망하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리하여 아주 널리 알려진 상징물로써 ‘슈퍼맨’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에리카 님께서 말씀해주신 젠더적 가치에 대한 성찰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통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주의깊게 고려하여 캠페인을 진행하겠습니다. 재단의 캠페인과 사업에 대한 관심과 조언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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