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2017년의 변화의 시나리오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켜 가고 있을까요? 대구참여연대에서는 지난 6월 29일 대구 최초의 독립전용관인 ‘55극장’에서 대구 6월 항쟁을 내용으로 한 토크콘서트와 사진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그 행사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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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6월의 함성 토크콘서트 – 1987 짱돌에서 2017 촛불까지
2017년 6월 민주항쟁 30주년
대구 최초의 독립영화전용관인 오오극장에서 영상이 시작됩니다. 4분 30초 남짓의 영상은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이한 2017년, 지난겨울 민주주의를 밝힌 저항의 촛불과 연결되면서 묵직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6월민주항쟁 30주년 기념 영상_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붉은 피로 지켜낸 민주주의 VS 노란 촛불로 지켜낸 민주주의
대구참여연대는 대구에서 살아가는 청년들과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고 살아가기를 바라며 1987년 6월 항쟁의 기록을 찾고 민주주의를 공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1987년 당시 사진과 사람들, 그리고 공간을 찾아서 글과 사진, 영상으로 기록했습니다. 기록에 참여했던 청년들은 이 기록의 과정을 뿌듯해했습니다. 마치 30년전 청년들의 삶과 현재의 삶을 다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통해서 30년 전의 청년들과 오늘의 청년들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습니다.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 가치가 무엇이었기에 이렇게 거리로 나올 수 있었는가’하고 말이죠. 기록은 단순히 사실을 확인하는 것 이상의 울림을 주는 것 같습니다.
청년이 찍은 영상 ‘30년, 그리고’
대구참여연대 김채원 팀장은 1987년 대구 6월 민주항쟁 경험자와 2017년 촛불항쟁 경험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상기록은 하반기에 상영을 앞두고 있으며, 독립영화제에도 출품해 보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오늘 행사를 위해 준비된 트레일러 필름이 상영된 후, 영상 서포터즈에 참여했던 장은우 감독님과 6명의 대학생은 관객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그간 작업에 참여했던 소감을 간단히 나누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별생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극장에서 상영이 되고, 마지막에 제 이름이 나오니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아 뿌듯해요. 매일 모이고 회의하고 촬영하면서 참 즐거웠습니다. 교과서에만 보던 6월 항쟁에 대해 좀 더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다 끝나고 생각해보면 민주항쟁 이라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대단했다고 생각됩니다.”
“30년 전에 제도적 민주주의를 만들었기에 오늘의 촛불 같은 비폭력 민주주의를 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 들었어요”
“영상제작에 참여하면서 행동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장 우선 했습니다. 사람이 경험을 쌓으면서 제일 좋은 경험은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작업을 통해 많이 만나고 배울수 있었어요. 인권운동, 민주주의처럼 당연하게 쟁취하고 누려야 하는 것에 대해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년 서포터즈를 교육하며 영상 마무리 작업 책임을 맡은 장은우 감독은 영상 제작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이 15, 16학번 대학생들과 함께 스케줄 잡는 것이었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물론, 감독으로서의 고민도 관객들에게 전했습니다.
“처음 이 작업에 참여하면서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대구 속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 이야기도 넣고 싶었고, 이런저런 담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면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인터뷰를 도와주시는 선생님들의 말씀 중에 좋은 것이 너무 많았거든요. 인터뷰한 녹취를 이 친구들이 모두 풀었습니다. 20~30장 정도의 내용이었죠.
작업 자체가 다시 역사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선생님들은 미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부채감 같은 거라 생각되는데요. 늘 1번을 찍던 부모님들이 내 자식과 손주들이 힘들어하니 이제는 투표도 신중하게 해야겠다고 말하는 세상이 왔고, 선생님들의 이런 부채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설명하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반영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습니다.”
토크콘서트, ‘1987 짱돌에서 2017 촛불까지’
영상 속에서 인터뷰를 했던 1987년의 청년 3명과 2017년의 청년 2명이 함께 한 토크콘서트에 참여했습니다. 1987년 당시 경북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박형룡님, 영남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이용석님,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한유미님은 30년전 당시의 현장 참여에 대한 배경과 기억을 관객들과 나누었습니다. 30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소감을 말하는 1987년 청년들. 그들에게 2017년의 청년은 그 당시의 유혈항쟁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평화시위가 있었다고 답을 합니다.
1987년의 청년들은 이미 2017년의 청년들의 부모세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세대라고 비판받는 것을 반대합니다. 그리고 그때와 지금은 청년들이 누리는 민주주의도 삶의 질도 다르다는 것을 알기에 쉽게 평가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헬조선, 이런 말 보면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냉소, 허무에 대한 느낌이 전달되잖아요. 상황에 대한 인식도 정확하고 그것으로 표현하는 방식도 집단의 힘이 아닌 개개인의 힘으로 더 강력하게 표현하고 있는 거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노력이 중요하고 그게 선배들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노력하지 않는 청년의 문제가 아니라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사회의 문제라고 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여러 이유로 비겁하게 그냥 사회생활을 하면서 살았습니다. 늘 6월 항쟁의 멍에를 안고 살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했었어요. 여기에 참여하기까지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사실 참여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87년 6월을 보내고 나서 419세대들이 많이 계셨어요. 우리는 그때 그 선배들에게 이렇게 하지 못했거든요. 419 세대를 모시고 기억을 같이 했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었고 그래서 이 자리가 감사합니다.”
“잘게 잘게 쪼개려고 애써온 게 기득권이었습니다. 지역별, 세대별, 직업군으로 계속 나누죠. 버스가 파업하면 시민들의 발을 묶었다고 매도당하게 만드는 거죠. 식상한 단어이지만 대동단결 대동투쟁이라고 외쳤었어요. 더 분열하지 않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참아내는 것. 다름으로 나눠지지 말고 공통점을 찾아가야 할 것 같아요.”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가 그 당시 나의 투쟁 멘트였습니다. 이번 촛불 때에도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자자 나왔었고요. 민주주의는 상식이라고 생각합니다.”
6월 민주항쟁은 역사적으로 단절된 기억이 아니라 연결되고 이어지는 것. 그 연결과 연대의 증거를 오늘 행사에 참여하면서 확인해봅니다. 대구참여연대에서는 누구나, 1987년의 그리고 2017년의 민주주의를 기억하고 이어갈 수 있도록 이 모든 이야기들은 책으로 담아 9월에 출판할 예정입니다.
‘기록 1987-2017’ 많은 사람들이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출판예고영상 : 대구참여연대>
대구참여연대는 주민참여의 극대화와 투명한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 열린 자치공간을 화보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면서 질적으로 보다 향상된 삶을 누릴 수 있는 정의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모든 시민들과 함께 대구사회 개혁의 청사진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http://www.civilpower.org / https://www.facebook.com/dgpspd |
글 | 이선아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