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17년, 날이 적당한 어느 봄날에 미소가 눈부신 제 3대 이사장님을 맞이했습니다. 이미 기부자님들께 서신을 통해 첫 인사를 전했는데요. 나눔이란 이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자, 살아가는 일의 출발이라고 생각하는 박종문 이사장님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자세히 알 수 있도록 Focus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이사장의 역할로 민주적 리더쉽과 소통, 공감을 중요하게 꼽았는데요. 특유의 호탕하고 진솔한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이 사회에 해야 할 몫을 다하는 곳으로 존재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새로운 리더십! 박종문 이사장 인터뷰를 전합니다 🙂 |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인 곳
Q : 안녕하세요. 박종문 이사장님. 아름다운재단의 세 번째 이사장님이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환영해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것을 알 수 없지만, 이사장님을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어요. 아름다운재단에 오시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박종문 이사장 (이하 박) : 안녕하세요.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20년 정도 판사로 일했고 지금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공부를 하면 할수록 책에서 배운 것과는 세상이 좀 다르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검사, 변호사도 부조리한 사회를 바꿔가는 일을 할 수 있지만 판사는 좀 더 자율성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판사가 되어 사회적 약자를 돕고 소수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20여년을 일했습니다.
Q : 우와! 그렇게 오랫동안 판사를 하셨는데, 변호사로 전환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박 : 20년 정도 판사를 해보니, 새로운 길, 다른 길로 가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사회 참여 분야와 일의 영역이 다양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이전보다 더 많은 영역의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Q : 변호사의 길을 걸으며 다양한 영역의 일을 할 수 있었다고 하셨는데요. 지난 7년간(2010~2017년) 아름다운재단 감사로 활동하신 일도 그 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재단의 감사를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 : 제가 2009년부터 변호사로 일하면서 학교밖청소년의 영역에 관심이 컸어요. 나 혼자만을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밖청소년을 지원하는 분야에서 활동을 하던 중에 아름다운재단의 감사직을 제안 받았습니다.
Q : 7년간, 감사로서 지켜본 아름다운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이었나요?
박 : 7년간 지켜보면서 아름다운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기존 단체들과는 좀 다른 차별성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단체들 중의 하나로 그저 ‘ONE OF THEM’이 아닌 ‘ONLY ONE’인 곳으로요. 정부, 지방자치, 큰 기업, 다른 단체들과는 기금 규모나 출발도,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도 조금 달랐어요. ‘나눔의 생활화’와 같이 기부문화 확산을 선도하는 곳이자 이 사회에 가치 있는 일을 추구하는 곳. 무엇보다 소액의 다수의 기부자의 기부금을 통해서 사업을 하는 곳이자 다른 단체가 하지 않는, 꺼려하는 사업들을 하는 곳이라고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노란봉투와 같은 사업을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단순하게 정치적 편향성 차원에서 논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하는 일. 우리 사회에서 꺼려하거나 안하는 일, 못하는 일, 놓치는 일을 발견하고 알리는 일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고요. 급식 캠페인의 경우도 많은 사람들이 몰랐던 문제를 시민사회와 국회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낸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통과 공감의 리더쉽으로 이사장의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Q : 이제는 감사가 아닌 이사장으로서 재단의 새로운 리더쉽이 되었습니다. 이사장이라는 역할을 맡게 된 계기, 가장 큰 결심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해요.
박 : 제가 과연 이사장이라는 직책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하며 많은 고민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재단의 사회적 역할에 동의하고 있었으므로 제가 할 수 있는 일, 맡아야할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사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 그 변화를 위해 작은 일이라도 동참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 : 아름다운재단 이사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사장님께서 추구하는 리더쉽은 무엇인지 또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앞으로의 각오도 말씀해주세요!
박 : 저는 민주적 리더십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무엇보다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고요. 이제는 누구 한 사람이 끌고 가는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간사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일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이사회를 대표하는 한 사람으로서 이사회와 재단의 간사들, 기부자님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소통과 공감의 리더쉽으로 이사장의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Q : 앞으로 아름다운재단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이사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박 : 시민들의 나눔을 기반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변화를 만드는 일. 역량과 능력을 갖춘 공익재단이 되어야 합니다. 백화점식으로 규모 있는 일들을 많이 하는 곳이기보다는 우리 사회에 필요하지만 못 했던 일, 놓치고 있던 영역을 발견하고 변화를 만드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사업들이 좋은 선례가 되고 다른 단체와 국가의 정책이 그 일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 : 역량과 능력을 갖춘 아름다운재단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박 : 누구나 믿을 수 있고 동참 할 수 있는 재단이 되도록 투명하고 공정하게 일하는 것입니다. 사각지대를 발견하고 알리는 일, 변화가 필요 일을 지속해서 꿈꾸고 찾아내며 일하는 단체가 되어야죠. 아름다운재단의 간사들이 각자 재단의 전파자, 대변자로서 뜻을 모아 역량을 발휘하며 함께 일했으면 합니다. 단순하게 양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이 시대와 사회에 해야 할 몫을 다하는 곳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야 할 몫을 다하는 아름다운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 변화가 필요한 일을 지속해서 꿈꾸고 찾아내며 일하는 단체, 해야 할 몫을 다하는 곳이라는 말에 밑줄을 긋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사장님. 마지막으로,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하는 공익활동단체와 기부자님들께 전하고 싶은 인사가 있을까요?
박 : 이 사회에서 혼자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재물과 같은 자원의 나눔만이 아니라 시간, 정서, 감정의 나눔도 필요합니다. 나눔은 이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자, 살아가는 일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드러나지 않은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나눔을 통해 모든 구성원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다양한 공익활동 단체들과 함께 한국 사회의 문제를 고민하고 싶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배워가며 지지하며 이 사회의 변화를 만들며 함께 나아가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아름다운재단의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바로, 기부자님들이죠. 저는 기부를 한 순간부터 아름다운재단의 사람이 되셨다고 생각해요. 재단의 역할과 활동을 믿고 지지해주신 기부자님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재단이 이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곁에서 꾸준하게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부자님들이 동료와 이웃들에게 기꺼이 기부 동참을 제안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몫을 다하는 아름다운재단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 장혜윤 간사 사진 l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