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통해 총 4명이 자기계발프로젝트를 실행했습니다. 3명은 해외 탐방 & 여행을, 1명은 자신의 전공 자격증과 연관된 학원 수강을 선택했습니다.
그 중 ‘도시 곳곳에 베어 있는 음악의 향기’라는 프로젝트로 호주 여행을 다녀온 오OO 학생의 결과보고 에세이를 공개합니다. 노래도 잘하는데 이렇게 글도 잘 쓰는 재간둥이인지 이제 알았다는! 기타 하나 울러 매고 당장 호주로 떠나고 싶어지는군요!!
내 삶의 터닝 포인트가 되는 여행
“음악의 향기가 베어 있는 도시를 찾아서”
유난히 첫발걸음을 내딘딘 것들이 많았던 2013년. 그만큼 힘에 부치기도 했던 바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나보다 큰 가방을 끌고 첫 번째로 묵을 숙소를 찾아 갔다. 여행에 대한 나의 기대를 대변하는 듯한 특大사이즈의 캐리어는 여행 첫날부터 나를 조금 지치게 했지만 짐을 풀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순조로운 스케줄을 진행하기 위해 하루 피로를 풀자는 결심이 무색하게 나는 걸음을 멈출 줄을 몰랐다. 시드니 페스티벌의 행사와 길거리 비보잉 댄스팀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되었고, 달링하버의 바다를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바에 들어가 수제버거를 먹었다. 호텔로 돌아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점검을 하고 잠이 들었다.
시드니의 거리는 복잡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이드와 함께 여행을 하던지 택시를 이용한다지만 스마트한 시대인 만큼, 나는 친절한 지도 어플로 도시 곳곳을 여행했다. 웅장함을 자랑하는 세인트 폴 성당과 미술관, 이국적인 건물들과 대형 쇼핑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광을 했다. 아쿠아리움, 동물원, 마담 투소에도 갔었는데 세 곳을 묶어서 할인하는 티켓을 미리 예매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겨울 속에서 여름으로 도망을 간만큼 수영복을 챙겨갔었던 나는 대중 교통을 이용해 두 번의 바다를 갔다. 페리를 타고 갔던 맨리 비치에서 호주의 유명한 음식인 피쉬 앤 칩스를 먹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돌아오는 페리에서 보는 노을이 하버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와 어울려 장관을 만들어 냈고 시드니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 왔다. 본다이 비치에서는 서퍼들을 구경하며 물놀이를 했고 호주인들처럼 얼굴에 모자를 덮고 오일을 바르고 일광욕을 즐겨 보기도 했다.
호주의 넓고 아름다운 공원은 매일매일 들르곤 했다. 씨디와 엠프를 끌고나와 공연을 하는 뮤지션들, 자유롭게 잔디에 둘러앉은 사람들, 몸에 오일을 바르고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무엇보다 무척이나 넓고 아름답게 꾸며 놓은 자연 경관이 최고였다. 여행 기간 동안 거의 스무 군데에 해당하는 공원들에 갔었는데 나는 공원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자연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하는 게 좋았다.
여행 중 호주의 공원보다 좋아하던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호주의 밤거리였다. 다른 계절이나 다른 시기에 호주를 여행했다면 텅텅 비어있을 거리지만 한 여름의 페스티벌을 맞은 호주의 밤거리는 눈부신 야경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어디에나 들리는 라이브 음악과 볼거리가 있었다. 그 앞에 한참이나 앉아서 음악을 듣거나 호주인들과 함께 흥겨운 리듬을 타는 것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또한 실용음악 전공인 딴따라의 눈으로 그들을 볼 때면 당장이라도 마이크를 뺏어 들고 싶기도 했고, 한국에 돌아와 빨리 공연을 하고픈 마음에 더욱 흥분되었다. 그 즐김 속에서 나는 그들을 보며 청중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공연의 장점과 단점을 나도 모르게 분석하고 있었다. 그것은 에세이를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내 마음을 뜨겁게 한다.
열흘 정도 시드니에서 머물다가 밤기차를 타고 멜버른으로 갔다. 하룻밤을 꼬박 달리는 이 기차는 생소한 경험이었다. 국토가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이고 하룻밤의 숙소비를 아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는데 비교적 편안한 의자에서 갈 수 있어서 만족했다. 밤사이 한 호주 할머니가 쓰러지셔서 그에 대처하는 호주 시민과 그 기관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호주의 일처리는 매우 친절하며 정중했고 느렸다.
멜버른은 바둑판처럼 길이 나있어 아주 쉽게 관광을 할 수 있었다. 멜버른은 전통적인 건물들을 훼손하지 않고 활용함으로써 도시의 미적 매력을 한층 높였다. 또한 골목이 유명한 멜버른은 카페 골목, 레스토랑 골목, 페인팅 골목이 있었다. 한국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던 페인팅 골목들은 다양한 개성을 볼 수 있었고 엔티크한 건물들은 자꾸만 카메라를 들이밀게 했다.
멜버른의 밤이 왔다. 두 번의 현지투어를 이용한 덕에 얻은 88타워 티켓으로 스카이 빌딩에서 야경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티켓에 적혀 있는 가격이 꽤 비싸서 더 기분이 좋아졌다. 공짜를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던데… 88층 높이에서 보는 멜버른의 야경에 우와~하는 마음도 잠시 울컥했다. 눈물이 날 것 같은 감정에 쭈그려 앉아 야경을 보며 또 이어폰을 꽂았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음악이 빠질 수 있을까^^
블루마운틴과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왕복 7~8시간이 걸리는 여행지로 현지 투어를 이용해 다녀왔다. 블루마운틴은 일종의 모래 언덕으로 사막 같은 곳이었다. 모래에서 즐기는 샌드서퍼를 위해 언덕을 오르면 저 멀리 보이는 그림 같은 바다도 볼 수 있었다. 그레이트 오션로드는 CF에 자주 등장하는 곳으로 주옥 같은 문구가 기억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음악은 나의 여행과 함께 했고 나는 항상 이어폰을 가지고 다녔다. 음악이 야경을 더욱 아름답게 했으며, 여행의 피로로 무거워진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여러 인종들이 음악으로 하나되어 리듬을 타고 웃었고 같은 감정을 공유했다. 음악이 참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여행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생각의 뼈대를 만들어 보았던 좋은 시간들이었다.
글로는 미처 옮기지 못한 에피소드들과 장면들이 지나간다. 졸업 후 새로 시작하는 나의 삶에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되는 여행이었다. 바쁘게만 달려왔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었고, 일상에서 항상 접어 두었던 내 마음을 만져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라서 행복했다. 요즘 말로 정말 힐링이 되었다. 좋은 기회를 허락해주신 아름다운 재단 여러분들과 기부자분들, 특히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Thanks to GOD !!
글.사진 | 오OO (아름드리 장학생)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성적우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아름드리기금 장학금)’ 장학생들에게 등록금 지원 외에 진로 개발을 위한 도전 및 동기부여를 위한 자기계발 프로젝트 지원하는 사업. 어학연수, 여행, 적성 개발, 자격증취득, 해외탐방, 연구비 지원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포괄적으로 수용하며 대학 입학 후 2년 이내 배분심사를 통해 1인 1회 500만원 이내 프로젝트 진행비를 지원합니다.
본 사업은 ‘아름드리기금’을 기반으로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