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연중 12개월, 매월 접수를 받아서 선정합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
이주민과 선주민이 서로를 마주하는 제4회 수원이주민영화제 ‘낯선 자화상’
‘다문화사회’라는 말은 많이 들려오지만 정말 우리 사회는 문화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종교와 국적이 다른 누군가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며 그 문화를 알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을까요? 오래도록 단일민족의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주류 한국 선주민들에게 다문화사회는 어쩌면 아직은 낯선 사회일지도 모릅니다.
거리에서, 마을에서 이주민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된 지금까지도 이주민들은 한국 사회와는 조금은 어울리지 않은 존재들, 돈을 벌러 오거나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들로만 생각하기도 쉽지요. 이주민 인구가 많은 수원 지역에서 4년째 지속적으로 열리고 있는 ‘낯선 자화상’ 영화제는 이주민과 선주민이 서로를 ‘낯선’ 누군가로 여기지 않고 그 속에서 자화상과도 같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서로를 마주하기 위한 작은 영화제입니다. 영화라는 도구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동안 생각해 보지 못한 서로의 차이, 그 사이를 잇는 가능성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2017년 제4회 수원이주민영화제 ‘낯선 자화상’은 이렇게 문화를 통한 다문화감수성 증진과 다문화인식 개선, 선주민과 이주민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3일 동안 열린 메인 상영회에서는 다양한 영화도 감상하고 감독과의 대화, 이주민과의 대화 등의 시간이 열렸는데요. 특별히 흔히 접하기 힘든 이주와 다양성 관련 국내외의 다큐멘터리와 이주민 감독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관람객들은 이런 좋은 영화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주민 영화제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표현해 주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수원 지역의 중도입국청소년들이 직접 영상 제작 교육을 받은 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짧은 영상을 제작하여 영화제에서 상영했습니다.
중도입국청소년들과의 대화 시간에 중도입국청소년들의 부모님은 아이들이 잘 크고 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것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비록 아직 서툰 한국어로 이야기를 했지만 질문에 답을 하는 청소년들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는 이주민 감독과 재중동포 관련 영화를 제작한 감독을 모셔서 궁금한 점과 작품의 배경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많은 분이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더 깊이 알 수 있었다고 평가해 주셨습니다.
메인 상영회 기간 동안 이어진 부대 행사 역시 관객들이 직접 참여하여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서로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더욱 풍성하게 꾸며졌습니다. 나만의 영화제 버튼을 만들며 각국의 국기를 그려보기도 하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구호와 상징적인 그림으로 버튼을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관객살롱 시간에는 관람한 영화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평가, 궁금한 점들을 관객들이 함께 나누며 서로의 다양한 해석을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놀이체험 코너 역시 매우 인기 있는 코너로 특히 가족 단위의 관람객과 학생들은 영화를 본 후에도 세계놀이를 직접 해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국제결혼 가정으로 구성된 파드마 밴드와 지역의 여성 만돌린 연주단의 공연이 이어진 개막식은 연주곡 선정부터 다양한 국가의 민요와 노래를 들을 수 있어 마음을 울리는 시간이었으며 영화제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며 참여자들이 서로의 국가 인사말을 배우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수원이주민영화제의 특징 중 하나인 지역 상영회도 6-8월 동안 수원 관내 7개 기관에서 총 21회 상영이 이루어졌습니다. 대학교, 도서관, 평생학습관 등 지역 내 기관과 연계하여 진행된 지역 상영회는 지역 주민들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준 좋은 행사였습니다. 특히 메인 상영회에는 참여하기 힘들었던 어린이와 노년층의 관람객이 많았는데, 이렇게 다양한 연령과 배경의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영화제로 더욱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관람한 이주민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에서 나오는 것 같다며 깊이 공감하기도 하였고 선주민들 역시 차별과 편견에 의해 힘들어하는 모습 외에도 자신과 동일하게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가며 삶의 터전을 일구어 가는 이주민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열고 다가갔습니다. 앞으로도 수원이주민영화제가 해를 거듭하며 계속 이어지고 더욱 발전하여 더 많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ㅣ사진 수원이주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