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 해외연수부문’(이하 해외연수)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역량강화 및 해외 네트워킹을 위한 해외기관 및 현장 탐방, 국제회의 참석 등을 지원합니다. 2017년 7개팀(개인 1팀, 그룹 6팀) 17명 활동가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시민사회운동 사례를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장애인문화나눔노리터>의 조우리, 이성민, 송병걸, 정효현 님은 일본 오사카의 장애인복지기관, 장애인문화단체를 방문했습니다. 활동가들은 해외연수를 통해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새로운 영감과 신선한 활력을 얻었습니다.

노리터 뉴 드림 스타트!

저는 수년간 <장애인문화나눔노리터>(이하 노리터)라는 장애인 문화단체를 운영해오며, 장애인들의 실상을 알릴 수 있는 연극, 팟캐스트, 영화 등을 만들고 참여해왔으며, 문화활동이 쉽지 않은 장애인들에게 미술, 연극, 교양 등을 교육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습니다. 뜻과 의의를 갖고 하는 활동이기에, 장애로 인한 불편함을 포함하여, 외적으로 심적으로 여러 힘든 일들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현재의 바쁜 일상을 벗어나 지금까지 해온 활동을 되돌아보고, 휴식과 재충전을 갖고, 새로운 비전을 도모할 기회를 바라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람일 뿐, 경제적인 문제을 포함하여 여러 여건상 꿈으로만 꾸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을 발견하고, 저희는 꿈처럼 꾸어왔던 이야기가 현실로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고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노리터 대표이자 뇌병변 장애 1급 조우리와 단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근육장애 1급 이성민, 그리고 정효현, 송병걸, 네 명의 활동가는 그동안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재충전하고, 새로운 활동을 모색할 수 있는 ‘전환이자 시작’이 될 수 있는 방문지로 오사카를 선택했습니다.

가까운 나라이기도 한 일본은 한국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시설, 장애인의 문화예술 참여가 월등히 발달해 있고, 특히 오사카는 <장애인스포츠센터(마에시마)>나 <장애인자립생활센터(JCIL)>, 또 장애인이자 재일교포인 김만리씨가 이끄는 <타히헨극단> 등 저희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장소였습니다.

저희는 제한적인 교통수단 때문에 한국에서도 자유롭게 여러 지역을 방문하지 못하는데, 일본 오사카로의 여행은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처음 도착하여 장애인 전동차가 탑승되는 렌트카를 빌리고, 휠체어 장애인이 침대에 쉽고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천장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는 숙소를 이용했습니다. 한국에는 전무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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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시마장애인스포츠센터  (변화의시나리오 활동가 재충전 지원사업 해외연수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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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장애인의 침대 이용을 돕는 천장 리프트레일이 설치된 숙소

또한 틈틈히 방문한 여러 관광지들(오사카 성, 덴포잔 관람차 등)은 모두 장애인들에 대한 시설과 배려가 뛰어난 곳이었습니다. 일반 관람객보다 장애인들이 더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들에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장애인을 배려한 시설이나 관광지들이 많지만, 이곳 사람들이 세심함이나 대하는 태도들이 좀 더 자연스럽고 익숙해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극 등 공연 예술을 하는 단체로서 재일교포이자 장애인인 김만리씨가 이끄는 <타이헨극단>과의 소통은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되었으며, 장애로 인한 움직임을 한계가 아니라 독특한 표현의 예술로 접목한 시도에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더 넓고 다양한 공연 예술을 추구하고 푼 입장에서 오사카 일본의 전통 인형극인 ‘분라쿠‘의 관람도 놀라운 경험이었으며, 장애인이 누구의 도움이 필요한 부족한 존재로서가 아니라, 한 주체로서 당당히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노력해 온 <일본장애인자립센터(JCIL)>의 활동에 감동했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들과 함께하니까 활동가들끼리 자연스럽게 마음의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느꼈던 보람, 미흡하거나 아쉬웠던 점, 새로운 방향 등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판(지역, 요건 등)을 벗어나 더 넓고 진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겨났고, 이후에 실제로 그러한 실행(청주를 벗어나 서울에서의 연극, 연출가로서의 데뷔)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고, 실제 장애인이기도 한 저희들에게 오사카 해외연수는 새로운 도전에 대해 두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하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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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비해 장애인들이 관광하기에 편안한 분위기의 일본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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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비해 장애인들이 관광하기에 편안한 분위기의 일본 관광지

글ㅣ사진 장애인문화나눔노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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