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들’이 지리산을 넘는 이유
두레학교 아이들 19명이 떠나는 3박4일간의 ‘이유 있는’지리산 종주
경제적 어려움으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한 자발적 모금
지난 2년간 9,343,612원을 모금해 아름다운재단에 기부
5차례에 걸친 지옥훈련으로 단련, 5월21일 아차산서 마지막 지옥훈련
나는 지리산에 올라가기가 힘들 거라고 생각했고, 처음에는 생각처럼 힘들었다. 새벽에 천왕봉에 도달했을 때는 비도 오고 너무 추워서 손이 얼어붙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올라간 보람을 많이 느꼈다. 힘들 줄 알았는데 지옥훈련보다 더 쉬웠고 맛있는 밥을 같이 두레별끼리 먹으니까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었다. 지리산 종주를 성공함으로서 여행을 가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여행비용을 지원해 줄 수 있다는 나의 나눔 종주에 자부심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막무가내 대장부 2기 조석환 군의 일기 중에서
젖살도 빠지지 않은 십대들이 지리산을 넘는다. 비장애, 장애아동들이 함께하는 두레학교 19명 학생들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친구들의 ‘여행비 모금’을 위해서다. 100m당 100원씩 가족들과 친구들, 주변의 지인들에게 모금을 약속받았다. 아이들이 지리산을 완주하면 약속된 모금을 하게 된다. 목표는 지리산 종주 31km다.
2007년 국토순례로 모금활동을 벌여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던 시민모금가 손성일 씨의 미담을 들은 뒤 두레학교 교사와 아이들이 “우리도 한번 해보자”며 뜻을 모아 지리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막무가내대장부>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모금활동은 2007년에 3,304,802원, 2008년 6,038,790원을 모금해 지금까지 모두 9,343,612원을 성과를 거뒀다. 모금된 금액은 전액 아름다운재단의 ‘길 위의 희망 찾기’기금에 기부됐다. 두레학교 아이들은 올해도 변함없이 지리산을 종주한다. 종주 예정일은 5월26일~29일까지 3박4일간이다.
온라인을 통한 기부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포털 기부사이트 ‘해피빈’에 개설된 막무가내대장부 모금함에는 벌써 450여명의 네티즌들이 기부에 참여하기도 했다.
막무가내대장부 온라인 모금함 <a “http:=”” happylog.naver.com=”” beautifulfund=”” rdona=”” h000000019731″=”” target=”_self”>http://happylog.naver.com/beautifulfund/rdona/H000000019731
어른들의 완주도 녹록찮다는 지리산, 두레학교 아이들은 무리 없는 종주를 위해 무려 5차례의‘지옥훈련’도 거쳤다. 지옥훈련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도 무거운 가방을 메고 오르내리는 말 그대로 ‘지옥 같은’경험을 해야 했다. 훈련에 참여한 한 아이는 “쏟아지는 비도, 풀도, 선생님도 미웠다. 그런데 선생님은 지리산은 이 힘든 것의 100배라고 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마지막 지옥훈련만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은칠성 교사는 “지옥훈련을 거칠 때마다 아이들이 훌쩍 성장하는 느낌”이라며 “마지막 지옥훈련을 마치고 나면 지리산 완주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지옥훈련을 마치고 나면 아이들은 지리산의 품에 훌쩍 안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