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B 지원사업>은 시민사회단체 및 풀뿌리 단체의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하고자 합니다. |
1987년 6월. 대구
2017년은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난 지 30주년이자, 국민이 직접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대통령을 탄생시킨 해였습니다. 대구참여연대는 올해가 다른 어떠한 년보다 민주주의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고 항쟁을 통해 이루고자 한 민주주의의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오늘날 그 가치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시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의 주체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다고 평가되어지는 청년’이길 바랐습니다. 대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수구꼴통이라는 비난을 받는, 그래서 더욱 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많은 청년들이 있었고 이러한 청년들이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하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6월민주항쟁 30주넌-청년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전진’ 기획의 시초였습니다.
2017년 한해동안 다양한 사업들을 수행하였으나, 가장 중점적이고 많은 애정을 쏟았던 ‘6월항쟁 대구기록물 남기기’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6월 항쟁에 대한 기록은 많지만 ‘대구의 6월 항쟁’에 대한 기록은 유독 찾아보기 힘듭니다. 어떠한 출판물을 찾아보아도 대구의 기록은 현격하게 부족했고, 그마저도 너무나 귀하게 느껴질 정도로 대구의 기록은 적었습니다. 대구의 6월 항쟁 기록물을 출판하여 지역의 자료로 남기고 싶은 욕구가 컸고, 우리는 원활한 작업을 위해 당시 대구의 6월 항쟁 사진을 찾아보고 인터뷰이의 사진을 찍는 사진팀, 당시 참가자들을 청년들이 직접 인터뷰를 하고 구술 작업을 하는 작문팀, 직접 기획한 영상을 촬영하여 영상제작물을 만든 영상팀으로 나누어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청년들과 함께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헬조선’에서 ‘아프니까 청춘’인 존재로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청년들은 포기해야 할 것들이 셀 수 없다는 의미인 ‘N포세대’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당장 갚아야 할 학자금대출 빚이 있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아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시간은 금 그 이상임을 압니다. 어쩌면 그들이 ‘6월의 함성’ 프로젝트에 함께함은 나름대로 큰 결심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심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2016년부터 이어진 촛불항쟁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1987짱돌에서 2017촛불까지 토크콘서트]
30년이라는 시간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촛불항쟁과 6월 민주항쟁을 비교해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지난 역사는 단절되지 않고 현재와 여전히 연결되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6월 29일 진행된 ‘1987 짱돌에서 2017 촛불까지’ 토크콘서트는 그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불의한 권력에 대한 저항은 30년 만에 되풀이 되었고, 만약 또 다시 민주주의가 유린당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다시 민주주의를 밝혀야 할지 고민해보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6월 항쟁 때 짱돌을 던졌던 당시의 청년과 촛불을 들었던 지금의 청년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가 주권자로서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습니다.
[1987-2017 민주주의는 계속된다 사진전]
이 날은 토크콘서트와 더불어 청년이 직접 만든 영상상영회와 봉인되어있던 6월 항쟁 당시 대구의 사진이 오픈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1987 당시 대구사진을 구하기 위해 언론사와 학보사 등과 접촉을 하였으나 워낙 희박한 자료인지라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이 오픈되는 당일까지도 정말 많은 사람들의 노고와 땀방울이 섞여 있었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이 사진전을 통해 30년 전의 그날을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고, ‘어렴풋하게 남아있던 기억의 잔상들이 사진전으로 인해 생생하게 남게 되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습니다.
[청년이 직접 만든 다큐, ‘30년 그리고,’]
청년이 직접 만든 영상은 ‘30년 그리고,’는 30년 이라는 시간에 초점을 두었습니다. 30년 전 6월 항쟁이 있었기에 촛불항쟁이 가능했다면 30년 후 촛불항쟁은 어떠한 의미로 비춰질지 1987의 청년과 2017의 청년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이 영상은 대구MBC ‘열린TV 희망세상’에 방영되기도 하였는데요. 많은 대구시민 분들이 이 영상을 통해 30년이라는 시간을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구,6월의함성과 미래의목소리’ 출판]
그동안 ‘6월의 함성 서포터즈’는 대구의 6월 항쟁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해주실 분을 직접 찾고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30년 전의 청년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6월 항쟁을 경험한 당 시의 청년 총 13명을 직접 인터뷰하고 채록하였으며, 그간 노력한 결과는 ‘대구,6월의함성과 미래의목소리“란 이름의 단행본으로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2017의 청년이 1987의 청년을 직접 인터뷰하고 채록했습니다. 현재 청년의 시선에서 6월항쟁을 담았다는 점과, 지역 최초의 기록물이자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당시 대구의 사진 35점이 공개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BOOK적 BOOK적 북PARTY – 출판기념회]
11월 29일에는 출판기념회에를 진행하였습니다. 생각보다 늦어진 출판이었지만, 감사하게도 함께 한 청년 서포터즈, 1987의 인터뷰이들, 대구에서 6월항쟁에 참여했던 분들 등 출판을 축하해주기 위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습니다. 청년이 인상 깊었던 부분을 낭독하고, 1987참가자들은 청년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그러한 소통의 방식이 좋았고 참신했다는 평가를 듣기도 했습니다.
끝이 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책 출판 작업은 대구참여연대도 참여한 청년도 모두가 처음이었기에 미숙하고 더뎠습니다. 작업속도가 늦어졌고 애초 계획했던 날을 훌쩍 넘기기도 했지만, 시간에 쫓겨 헐레벌떡 결과를 내놓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는 싫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여도 진솔하게 담고 싶었기에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하루하루 과정이 소중했고, 무엇보다 서로의 소통이 중요했습니다. 그 과정이 진정한 성과이며 민주주의 실현이 아니었을까요?
글ㅣ사진 대구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