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시 읽기]는 함께 읽고 싶은 시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아홉 번째 시는 마종기 시인의 ‘익숙지 않다’입니다.

안녕하세요. 홍보팀 심유진입니다. 퇴근길이 유난히 힘들고 지치는 날이 있는데요. 그럴 때 좋은 글을 읽으면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한 줄의 문장이 ‘괜찮다, 충분하다’ 이렇게 제 마음을 토닥여 주는 느낌입니다. 그런 시 한편을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함께 시 읽기’ 아홉 번째 연재에 참여했습니다. 수많은 물음 속에서 바쁘게 살아가지만 가끔은 잘 알지 못해도, 꼭 답을 찾지 못해도, 조금 헤매도… 우리 모두는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삶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해요. 그러니 가끔은 나에게, 우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지금도 충분히 괜찮아’

 

서촌 어느 골목길

 

익숙지 않다 / 마종기

그렇다, 나는 아직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익숙지 않다

강물은 여전히 우리를 위해
눈빛을 열고 매일 밝힌다지만
시들어가는 날은 고개 숙인 채
길 잃고 헤매기만 하느니.

가난한 마음이란 어떤 삶인지,
따뜻한 삶이란 무슨 뜻인지,
나는 모두 익숙지 않다.
죽어가는 친구의 울음도
전혀 익숙지않다.
친구의 재 가루를 뿌리는
침몰하는 내 육신의 아픔도,
눈물도, 외진 곳의 이명도
익숙지않다

어느 빈 땅에 벗고 나서야
세상의 만사가 환히 보이고
웃고 포기하는 일이 편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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