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 지원사업 ‘길 위의 희망찾기’란? 아름다운재단은 2001년부터 현재까지 14~19세 청소년에게 여행을 지원하여 ‘청소년 스스로 여행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기회와 성장’을 돕는 사업입니다. 매년 15개 팀을 선발해(국내 11개, 해외 4개) 청소년들의 다양한 여행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어른은 빼고 갈게요!‘
이 무슨 맹랑한 말이냐구요? <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 지원사업> ‘길 위의 희망찾기’를 통해 여행을 다녀온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제목입니다. 2018년 6월 20일에 출간되어 서점에서 볼 수 있는 따끈따끈한 책이랍니다!
해마다 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청소년다운 발상이 돋보이는 기발한 여행 아이디어와 반짝이는 기획을 엿보게 됩니다. 때로는 어떤 여행에는 어른들을 숙연하게 만드는 의미가 담겨있어서 더 남다른 여행 기획도 있습니다. 그동안 아름다운재단 블로그를 통해 여행 사례를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구슬은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기부자님 외에 일반 시민에게도 ‘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 지원사업’ 의미를 더 잘 전할 수있도록, 책 발간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2017년 여름부터 단행본이 나오기 전까지의 노력과 시간, 그 열정은 지난 여름만큼 핫했습니다.
어떤 여행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궁금하시죠? 무인도로 리얼 생존 여행을 떠나 밥 짓고 불 피우는 일을 무한 반복한 자칭 ‘정글의 아이들’, 신비한 ‘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로 ‘머무르는 여행’을 떠난 대안학교 친구들, 천문학자, 메이크업 아티스트, 농악인 등 각자의 꿈의 멘토를 찾아 서울, 인천, 충주로 떠난 강릉에 사는 7명의 청소년,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학살 현장을 둘러보며 평화를 다짐하러 간 의정부 중고생들의 이야기까지! 재기발랄한 청소년들은 다채로운 방식으로 여행을 디자인하고 경험했습니다.
청소년들의 여행 이야기와 함께 하다 보면, 그야말로 좌충우돌의 연속입니다. 부산으로 버스킹 여행을 떠난 ‘길 위에서 음악 찾기’ 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팀 여행비를 넣어놓은 지갑을 잃어버려 당황하는가 하면, 갑작스런 부상으로 병원에 들르느라 일정이 꼬입니다. 진작에 사라졌던 ‘어머니 어린 시절, 추억의 깡통과자’를 찾아 국제시장을 이 잡듯 순례하며 진을 쏙 빼기도 합니다. (가방을 짐 보관소에 맡기고 가볍게 다니면 편하련만…) 배낭과 악기를 주렁주렁 메고 말이지요.
하지만, 이들은 이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속도와 방식을 발견했습니다. 아픈 친구를 위해 계획된 일정을 과감하게 조정하기도 하고,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는 서로 팀을 나누어 찾다가 지갑을 다시 찾은 행운을 경험했습니다. 덕분에 친구들 간의 여행 중의 미묘한 감정 응어리를 해소하는 경험도 하게 되었죠!
사업 담당자로서 청소년들의 여행을 동행하며 취재하는 동안, 제 청소년, 청년 시절의 여행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심각한 길치였기에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인연에게 도움받던 기억, 컨디션과 날씨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일정을 짰다가 탈진 상태로 길거리에 털썩 주저앉으니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현지 사람들과 풍경, 모르는 언어가 가득한 메뉴판을 대충 찍은 후 정체불명의 요리를 먹으며 ‘그래도 먹을 만 하네’라고 느꼈던 기억, 이렇게 여행은 계획과 다른 상황이 많았으나 예상치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청소년들의 여행에서도 이와 비슷한 예측불가한 기쁨, 놀라움이 느껴졌습니다. ‘길 위에서 음악 찾기’ 팀의 여행에 동행했을 때, 담당자로서 도움을 주기보다는 투명인간처럼 청소년들의 여행을 뒤따랐습니다. 여행은 온전히 청소년들의 것이었고, 청소년들의 여행이 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것이야말로 제 역할이었으니까요.
저마다의 색을 가진 청소년들의 시선은 어른들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어른들은 무심하게 넘길만한 상황도 놓치지 않는 청소년들의 섬세한 감성, 작은 것에도 까르르 웃는 천진함, 때로 과감하게 욕심을 내려놓는 ‘쿨’한 모습 까지. 이 책에 담긴 청소년들끼리 떠난 파란만장 자발적 여행기는 그래서 더욱 매력적입니다.
청소년 시기에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해본 경험, 스스로 결정해보는 경험은 무척이나 소중한 자산이 됩니다. 영국의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이 “여행이란 젊은이들에게 교육의 일부이다.”라고 했던 말과 같이, 청소년에게 여행은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성취와 실패를 고루 경험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자 이웃과 사회에 눈을 뜨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곧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때론 예술가처럼 정열적으로, 때론 베짱이처럼 한가하게, 자신만의 취향과 길을 찾는 여행을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소중한 아이들에게 ‘여행이라는 배움과 성장’을 선물하고 싶은 학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어른은 빼고 갈게요!’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이 세상에 태어나기까지, 많은 노력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행의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면서도 작가님의 따스한 감성이 잘 어우러진 글이 나올 수 있도록 애써준 고우정 작가님, 멋진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주신 사진작가님들, 깨알 같은 ‘여행 멘토의 Tip’ 제공해준 트래블러스맵, 청소년의 시각에 맞게 멋진 편집 실력을 발휘해준 오유아이출판사, 누구보다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이 되었던 여행팀(청소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멋진 경험과 성장의 시간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재단 기부자님 덕분이기에 🙂 기쁜 마음으로 발간 소식을 전합니다.
오늘도, ‘길 위의 희망 찾기’는 계속 됩니다!
사진ㅣ정글의 아이들, Dream job으러 가드래요, 다 함께 차차차(茶茶茶), 현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