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의 1달 배기! 새로운 리더십으로 아름다운재단에 ‘작은변화’를 만드는 권찬 사무총장을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하면서 특유의 유쾌함과 연륜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아름다운재단의 성장을 북돋아 주는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권찬 사무총장에 대해 좀 더 알아볼까요?
Q. 권찬은 OO이다?
A. 권찬은 ‘흐르는 시냇물’이다.
“제게 흐르는 시냇물은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와도 같아요. 큰 변화란 피해가 생길 수도 있지만 작은변화는 잔잔하게 앞으로 나아가죠. 제게 1보 후퇴 2보 전진은 좋지만 2보 후퇴 1보 전진은 안됩니다. 제 삶의 방식은 급속한 변화보다도 보이지 않게 잔잔히 흘러서 ‘나아가는 것’이에요.”
Q. 흐르는 시냇물 같은 사무총장님, 기부자님들께 인사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 1달 배기 권찬입니다. 제게 아름다운재단은 그동안 사업들을 지켜봤기에 흠모의 대상이었고 인생의 큰 행운이라 느껴집니다만,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아요. 때때로 어려움도 있겠지만 흐르는 시냇물처럼 잔잔하게 나아가려 합니다. 지금은 아름다운재단 사용법을 읽는 기간 같은데, 기부자님들 누구라도 제게 아름다운재단 사용법에 필요한 힌트를 주신다면 귀담아듣겠습니다!
Q. 아름다운재단에 오시기 전까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좀 더 알 수 있을까요?
대학에서 사회사업, 사회복지를 전공했고 심리학을 부전공했어요. 그래서 인문학, 글쓰기,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제게 광고, 마케팅, 홍보 영역의 일은 ‘인간’과 ‘사고의 전환’을 통한 ‘행동의 변화’ 또는 ‘선택의 변화’를 다룰 수 있는 영역이어서 끌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매우 업무강도가 높았던 광고대행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정시퇴근은 단 한 번도 없었고 거의 주말마다 출근했었죠. 그때 야근, 특근수당은 한 번도 못 받았는데, 만약 수당을 제대로 받았다면 빌딩을 샀을지도 모릅니다. (하하) 그렇게 25년 동안 영리 분야에 있었고 비영리 분야에 오기 전에 기업 사회공헌 업무를 맡았습니다.
Q. 총장님 마음속의 나침반, 인생 모토는 무엇인가요?
‘부모’와 ‘수기안인(修己安人)’입니다. 첫 번째 ‘부모’는 떠나신 부모님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부,족하지만 노력하며 살아가고 모,자라지만 협력해서 살아간다‘를 생각합니다. 부모는 자식을 키울 때 넉넉하지 않아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두 번째 ‘수기안인’은 아버지께서 ‘자신을 겸허히 닦고 다른 사람을 평안케 해라’를 마음에 명심하고 살아가라고 손수 적어주신 정신적 유산입니다. 저는 이 두 가지를 삶의 나침반으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Q. 나에게 비영리와 영리의 경험은 OO이다
A. 나에게 비영리와 영리의 경험은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행운)’이다.
“어린왕자의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에서만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오밥나무는 천년을 자란다고도 하고 다 크면 웬만한 빌딩 높이라고 해요. 그런데 2014년 초 세네갈에 봉사를 다녀온 분이 제게 작은 화분으로 바오밥나무를 선물해주셨어요. 과연 햇볕도 통풍도 약한 제 아파트에서 잘 자랄까 싶었는데, 아직도 잘 자라고 있고 꽃도 두 번 피워낸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리의 경쟁 사회에서도 일하고 비영리에서 또 일하게 된 제 인생이 행운 같아서, 아프리카에서 와서 꽃을 피운 바오밥나무가 생각났습니다.”
Q. 오랫동안 영리에서 일하셨는데, 비영리 영역으로 전환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 첫 직장 자기소개서에 ‘20년 후에 사회사업의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적었지만 쉽지 않았죠. 하하. 비영리 분야는 나와의 약속이었다고 하고 싶어요. 영리 분야에서도 제가 이루어낸 작은 성과들이 있는데 비영리 분야에서도 제가 해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비영리 쪽에는 영리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적은데, 제 경험을 잘 활용하여 비영리 분야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Q. 영리의 경험과 비영리의 경험에 비추어, 영리와 비영리 영역은 어떻게 다를까요?
영리의 장점으로는 기회에 대해서 집중(All in)할 수 있고 빠르다는 점.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전력투구해서 가능한 모든 것을 집중하여 성공시키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즉각 확인할 수 있어요. 비영리의 장점은 영리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간적이고 사람 냄새가 나죠. 비록 다소 늦거나 처지더라도 서로 배려하고, 기회의 균등, 공정함에 대해서 고려하는 영역이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기업의 가슴앓이는 비교적 내 성공, 평판, 경쟁력에 대한 것이라면 비영리의 가슴앓이는 태생적 한계(재원, 다양한 경험과 사람의 부족, 현장 서비스 치중)로 해야 할 프로젝트도 많은데 비해 모금(후원)이 따라가기 어려운 점 같아요. 때로는 모금을 하는 것이 돈을 밝히는 것처럼 오해를 받기도 하죠.
또한, 영리에서는 자기 개발(계발)이 대부분 바로 연봉과 연결되는데 비영리에서는 여러 이유로 자신을 뒷전에 두는 일이 많습니다. 그러면 전문성과 경쟁력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비영리 분야에서도 4차 산업 혁명, 블록체인 등 점점 더 복잡해지는 사회를 이해하며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구경하듯이 뒤처지면 안 되니까요! 비영리가 뒤처진다는 이야기는 사회 소외 계층을 위한 일도 뒤처진다는 이야기가 되니까요.
Q. 아름다운재단 간사를 포함하여 ‘비영리 분야 활동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목표가 있어야 하고 또 새로운 목표를 만나야 합니다. 목표만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안주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초심을 잃지 말라는 말은 결코 안주하라는 말이 아니듯, ‘머물지 마세요. 시냇물처럼 흘러가세요!’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Q. 아름다운재단은 OO이다.
A. 아름다운재단은 ‘품앗이’다.
“우리나라 농촌에는 서로 도와주는 품앗이 문화가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협력이란 품앗이 정신에서 나왔듯이 아름다운재단의 사업도 품앗이라 느껴집니다. 재단 간사들에게 삶의 목표를 물었을 때 ‘사회의 작은변화를 만드는 노력을 하러왔다, 서로 협력해서 일하고 싶다’라는 답변을 들어요. 이곳이야말로 품앗이센터구나 했습니다.”
Q.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을 지원한 계기, 결심이 궁금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창립 소식을 들었을 때 한국에 좋은 시도를 하는 재단이 생겼구나 생각했습니다. ‘1%나눔’도 좋았고요. 예전에 ‘시민단체’라고 하면 과격함을 떠올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아름다운재단은 잔잔한 시냇물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저와 인연이 된다면 언젠가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거부할 수 없는 인연과도 같았어요. 사무실 위치도 그렇습니다. 어릴 적 통인시장에서 어머니 심부름으로 달걀 한 개, 파 한 단 사러 다녔고 어쩌다 재수 좋으면 기름떡볶이도 먹을 수 있었고 어린이날이면 동네교회에서 선물을 받았던 추억이 있는 곳에 다시 오니 참 좋습니다.
Q. 이제 밖이 아니라 안에서 보는 아름다운재단, 어떤가요?
조직을 톱니바퀴의 백 개의 이빨을 맞물려 돌리는 일이라고 한다면, 톱니바퀴가 한 번에 잘 맞을 수도 있지만 99번째까지 톱니가 맞지 않아 헛바퀴가 돌 수 있어요. 많은 톱니를 돌릴수록 기대감보다는 지침과 낙담이 더 많을 수 있죠. 재단에서도 헛바퀴의 시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필요한 시간이었으리라 보고요. 그래서 더욱, 저와 같은 기질과 스타일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간사들과 함께 잘해나가고 싶습니다.
Q.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임기 동안 재단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신가요?
2020년, 아름다운재단이 성년기를 맞이했을 때 NGO 계의 청년상(도전하고 성장가능한 NGO, 독립성을 갖춘 NGO)의 역할을 했으면 해요. 지금까지 독립성을 갖추며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기부자님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이미 아름다운재단의 방향성은 있으니 NGO의 청년리더쉽을 확립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제 기준은 재단 간사들의 도전과 자기개발(계발), 발전을 통한 역량의 성장이 될 것 같아요. 아름다운재단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의사 결정 과정의 투명성, 평가 절차의 전문성, 사명감 확산, 제도의 기틀을 닦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외형적으로도 기부의 투명성, 사업의 효율성, 사회변화의 확산, 임팩트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재단의 성장과 사업 노하우를 제 3세계에 전달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많은 단체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아름다운재단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너무 과해도 적어도 안 되는 NGO계의 비타민?! 또한, 야구로 비유한다면 아름다운재단은 야구의 선두타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홈런을 칠 수도 있지만 다른 선수(단체)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선수요. 홈런도 치고 기회도 만들어주는 추신수 선수처럼!
Q. 마지막으로 기부자님들께 전하고 싶은 인사가 있을까요? 또한 공익활동단체와 영리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부자님께는 요청하고 두드리겠습니다. 재단에서 지원받은 분들은 AS처럼 지원 이후에 결과와 필요한 부분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공익 활동가들에게는 외람되지 않는다면 3단~4단 기어를 놓고 속도를 즐기며 같이 가보고 싶다고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영리 분야에 계신 분들에게는 오직 작은 것이 기적을 만들고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당신의 나눔으로, 작은변화가 만드는 큰 변화를 지켜보고 싶다면, 아름다운재단이 추구하는 작은변화에 함께 동참하시라 하고 싶어요. 슬로건만이 아닌 실행하는 NGO로 기부자의 자부심을 더하겠습니다!
글 | 장혜윤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