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많아서는 안돼요.
돈을 쓰는 가치를 알아야 하는 거야”
아름다운재단 1호 기금 출연자
‘김군자 할머니 기념 부조’ 제막식 열려
아름다운재단 1호 기금인 ‘김군자할머니기금’의 출연자, 김군자 할머니가 7년 만에 아름다운재단을 찾았다. 5월 27일, 자신의 89세 생일을 맞아 아름다운재단이 준비한 <김군자 할머니 기념 부조> 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종군위안부의 모진 인생, 아름다운재단 통해 나눔으로 승화
김군자 할머니는 지난 1942년 17세의 나이로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3년간 모진 시련을 겪었다. 이후 자신이 가진 못 배운 한을 자신과 똑같이 부모 없는 학생들이 겪지 않기를 바라며 기부를 결심했다. 그리고 2000년 8월, 자신의 장례식 비용 5백만원만 남긴 채 평생 모은 돈 5천만원을 들고 새로 문을 연 아름다운재단을 찾았다. 이 돈은 아름다운재단의 첫번째 기금인 ‘김군자할머니기금’이 되어 아동양육시설 퇴소 대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 사업에 쓰이게 되었다. 이후 할머니는 2006년 5천만원을 추가로 아름다운재단에 전달해 총 1억원의 돈을 기부했으며, ‘김군자할머니기금’에는 현재 570여명의 일반 시민들도 함께 하고 있다. 현재 ‘김군자할머니기금’의 누적 모금액은 약 8억여원에 달하며, 이 기금을 통해 지금까지 170여명의 학생들이 배움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었다.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 몸이지만 궂은 날씨에도 재단을 찾은 김군자 할머니의 표정에는 기쁨이 묻어났다. 할머니의 기금을 통해 장학금을 받고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던 장학생 한명도 재단을 찾아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했고, 멀리 지방에 살고 있는 장학생들은 동영상으로 할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할머니는 “나는 13살에 부모를 잃고 17살에 종군위안부로 중국에 끌려간 뒤 20살이 되어서야 걸어서 우리나라로 돌아올 수 있었고 그 마음으로 기부를 하게 됐다”며 기부를 결심한 계기를 말했다. 장학생들에게는 “공부 열심히 하라”는 애정 어린 충고를 잊지 않았다.
“돈만 많아서는 안 되고 돈을 쓰는 가치를 알아야”
재단의 13년 역사와 시작부터 함께 한 김군자 할머니인 만큼 89세 생일을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하고, 재단에 영구 보존 될 기념 부조를 본 마음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살면서 오늘처럼 기쁜 날이 없다”고 소감을 밝힌 할머니는 “의외로 돈이 많은 사람은 그걸 더 채우려고 하지 나누려고 하지 않고 돈이 적은 사람이 주변을 돕는다”며 “돈만 많아서는 안 되고 돈을 쓰는 가치를 알아야 한다”라고 나눔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밝혔다.
아름다운재단 예종석 이사장은 “김군자 할머니는 아름다운재단의 희망이며 기둥”이라며, “할머니의 나눔의 정신을 본받아 아름다운재단도 나눔 문화를 확산시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