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시설 퇴소 아동 자립 위한 “열여덟 어른의 자립정착꿈” 캠페인 시작
건강한 자립 모델 위한 연구 및 시범사업 진행
시설 퇴소 아동 빈곤층 진입 가능성 높아 자립 기초 마련 시급
자립정착금 지원마저 차별에 기준 및 관리 없어
아름다운재단(이사장 예종석)이 시설 퇴소 아동의 건강한 자립을 위한 “열여덟 어른의 자립정착꿈” 캠페인을 진행한다. 이번 캠페인은 시설 퇴소 이후 무관심과 막막한 현실 속에서 빈곤으로 내몰리고 있는 아동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고 실질적이고 따뜻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늘(4일)부터 내년 1월까지 석 달간 진행되는 캠페인을 통해 모금된 금액은 시설 퇴소 아동들의 건강한 자립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시범지원사업에 쓰여 진다. 이 시범지원사업은 적절한 자립 지원과 꾸준한 관리가 시설 퇴소 아동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할 수 있는 첫 실제 사례가 될 예정이다. 또 내년 10월까지 보건복지부 위탁 아동자립지원사업단과 함께 시설 퇴소 아동들에게 지원되는 자립정착금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 및 적정 금액과 기준 등을 마련하는 연구 조사도 함께 진행된다.
주거, 생활비 등 시설 퇴소 자립 아동 빈곤 위기
현재 아동복지시설이라 불리는 시설 및 그룹홈 등 공동생활 가정의 아동과 가정 위탁 등 위탁 보호를 받고 있는 아동들은 만 18세가 되면 시설에서 퇴소하거나 위탁 보호가 종료돼 자립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아동자립지원사업단이 2012년 아동양육시설 퇴소 및 연장아동 962명(조사대상 1,978명 중 응답 48.6%)을 대상으로 조사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 퇴소자의 고용 및 주거가 불안정하고 저임금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빈곤층 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퇴소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는 대부분 생활비와 주거문제
대학진학 및 취업자를 포함한 조사대상자 중 26.6%는 월 소득액이 55만원 미만이었으며, 101만원에서 150만원 미만이 30.8%에 달했다. 이들 중 대학중퇴 또는 대학재학인 경우에는 55만원 미만이 5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퇴소아동의 적어도 30.6%는 국민기초생활급여 수급경험이 있다고 대답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분석되었다.
퇴소아동의 주거형태는 24.5%가 월세였으며, 전세는 6.1%였으며 평균 전세 보증금은 3,828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월세보증금은 평균 491만원, 월세 평균은 38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전/월세 보증금은 39.9%가 스스로 마련하거나 자립정착금에서 대부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정부 후원은 5.2%로 매우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중 1회 이상 노숙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19%에 이르러 안정된 주거지 마련을 위한 실질 계획이 조기에 마련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퇴소당시 대체로 고졸 및 대졸 후 취업이 48.6%. 대학중퇴 후 퇴소가 23%였으나 고졸 후 미취업상태에서의 퇴소 또한 16%에 달했다. 평균 구직기간은 10개월 정도 였으며, 퇴소 후 취업자 중 67.5%가 정규직이었나 예전 조사에 비해 비정규직 일자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퇴소 후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전,월세보증금 및 주거비용, 생활비 순
이들이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은 아르바이트, 시설후원, 부모나 형제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대학재학중 생활비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비율은 80%이나 되 대부분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와 학비 등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어 취약한 노무환경과 경제적 어려움에 노출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퇴소 당시 이들이 지원받는 돈은 평균 632만원으로 자립정착금 382만원, 시설후원금 147만원 등이었다.
시설퇴소 아동들을 위해 정부는 2012년부터 자립지원의 법적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고 취업 및 임대주택 지원 등의 정책을 펴고 있으나 실제로는 지원 조건이 까다롭고 현실적이지 않아 이런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시설퇴소 아동들은 극히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런 지원 가운데 현재 대부분의 아동들이 특별한 조건 없이 지원받고 있는 것은 사실상 ‘자립정착금’이 유일하다.
지난해 기준 만 18세 이상 시설 퇴소 아동들에게 지급된 자립정착금은 평균 382만원으로 전체 2,100여명의 퇴소 아동 중 1,524명이 지원을 받았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시설, 그룹홈 등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거나 위탁 보호가 종료되는 만 18세 이상 아동들에게 5년 이내에 자립정착금으로 최소 300만원 이상을 지급할 것을 ‘권고’ 하고 있다.
‘0원’ ~ ‘500만원’ 지자체·시설별 자립정착금 지급 ‘들쑥날쑥’
문제는 가장 보편적인 지원이라는 이 자립정착금조차 지급 방침이 ‘권고’ 수준이다 보니 실제 보육시설 퇴소 아동이 속한 지자체나 시설의 종류에 따라 지급되는 금액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이다.
우선 지자체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서울의 경우 지난해 시설의 종류와 관계없이 500만원의 자립정착금이 지급됐지만 부산 등 6개 지자체는 300만원을 지급해 지자체 간 최대 2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 종류별 차이는 훨씬 심각하다. 현재 아동복지법은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거나 위탁 보호가 종료되는 아동을 동일한 자립지원대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그룹홈 퇴소아동과 위탁 보호 종료 아동들은 보육시설 퇴소 아동에 비해 자립정착금에서 대부분 차별을 받고 있었다.
지난해 시설 및 그룹홈 퇴소 아동과 위탁 보호 종료 아동에게 동일한 자립정착금을 지원한 지자체는 전체 17곳 중 서울, 울산, 충북 3곳에 불과했다. 특히 지자체의 절반 가까이는 위탁 보호 종료 아동에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자립정착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아예 예산에 반영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룹홈 퇴소 아동에게 자립정착금을 지급하지 않은 지자체도 전체의 3분의 1에 가까웠다.
‘300만원’ 기준 없어…산출기준 및 사용용도 현실과 동떨어져
현재 보건복지부가 권고하는 ‘300만원 이상’ 이라는 자립정착금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시설 퇴소 아동들에게 자립정착금이 지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87년 50만원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난 26년 동안 금액 산출 근거가 명확히 제시된 적이 없으며, 수십 년 간 큰 변동 폭 없이 200~300만원 선을 유지하다, 2013년도에야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지자체별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여전히 실제 퇴소아동들이 자립정착금을 사용하는 용도와 동떨어져 있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물가 수준 반영 등의 표준 근거 및 과학적 산출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이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현실적 용도 및 기준마련이 시급하다는데 대부분의 학계 및 현장전문가들은 공감하고 있다.
또한 퇴소 아동이나 퇴소 당시 상황에 따른 지급 세부 규정이나 지급 시기에 대한 규정도 없어 현재는 지자체가 각자 판단해 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자립정착금 지급을 전후한 관리체계도 없어 어린 나이에 처음 쥐어보는 목돈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다보니 사기를 당하거나 유흥, 고액물건 구입 등으로 한꺼번에 소진하는 등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이에 대해 단계별 지급 방안 등의 대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의 지속적 관심 촉구 위한 다이어리 판매 및 기획전시 진행 예정
물질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시설 퇴소 아동들이 우리 사회 안에서 제대로 자립하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과 격려, 응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아름다운재단은 1년 365일 시설 퇴소 아동과 그들이 가진 자립의 꿈에 대한 관심을 갖자는 의미를 담아 캠페인 기간 동안 2014년 다이어리를 제작해 판매한다. 다이어리 판매 비용은 전액 “열여덟 어른의 자립정착꿈” 캠페인에 기부된다. 이와 함께 각계각층의 명사 100인이 꿈과 미래를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용기와 희망에 대한 자필 메시지를 다이어리에 담아 전시하는 기획전도 12월 중 열릴 예정이다.
다이어리 판매 및 캠페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 www.beautifulfund.org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