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에 가득 찬 9억4천만원… 17,757명 시민의 기적
 
 
– 아름다운재단 ‘노란봉투’ 캠페인, 33일만에 성공… 시민 4만7천명 참여할 때까지 모금 지속
– 17,757명, “늦게 참여해서 죄송합니다”… 이효리부터 노엄 촘스키까지 세계적인 반향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받는 일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의 긴급 생계비와 의료비를 지원하는 아름다운재단(이사장 예종석) ‘노란봉투 캠페인’이 14일 새벽7시 1,2차 목표액 9억4천만원 모금을 달성했다. 4만7천원의 소박한 마음으로 시작된 모금이 두 차례나 연이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동안 노란봉투 캠페인에는 17,757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이 중에는 가수 이효리씨, 우주인 이소연씨, 만화가 강풀씨와 같은 국내 유명인사는 물론 세계적인 석학인 노엄 촘스키 MIT 교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 가압류 문제가 다시 여론과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고, 시민사회단체의 법률개선 활동에도 힘이 실렸다. 캠페인 시작일부터 33일만에 이룬 성과다.
 
‘노란봉투 캠페인’은 아름다운재단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개미스폰서(www.socialants.org)’ 를 통해 지난 2월 10일부터 시작된 모금사업이다. 이 캠페인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단 16일만인 지난 2월 25일 4억7천만원 모금을 달성하고, 곧바로 2차 캠페인에 돌입했었다.
 
이같은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아름다운재단은 시민 4만7천명의 참여를 목표로 내걸고 오는 4월 30일까지 캠페인을 이어가기로 했다. 추가로 2만9천여명의 참여를 이끌어낼 샘이다. 이렇게 모금된 금액은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고통받는 일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의 긴급생계비와 의료비는 물론 관련 법률개선 활동을 지원한다. 또한 지원대상도 계속 확대해 갈 방침이다.
 
 
 
아이들은 용돈 모으고 연인들은 데이트 비용 아껴 ‘노란봉투’ 참여
 
노란봉투 캠페인은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노엄 촘스키 교수는 주간지 인터뷰 과정에서 캠페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바로 47달러가 든 봉투를 전달했다. 유럽이나 캐나다, 호주,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교포와 유학생들이 원화와 달러, 유로 등으로 기부했다.
 
국내에서도 감동적인 참여 사연들이 이어졌고, 유명 인사들의 참여도 잇따랐다.
 
가수 이효리씨가 지난 2월 15일 아름다운재단 측에 보내온 손편지와 4만7천원은 캠페인을 대중적으로 알린 촉발제가 되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우주인 이소연씨는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50달러로 마음을 보탰다. <오마이뉴스> 기자들은 국가인권위와 한국기자협회로부터 받은 인권보도상의 상금 100만원을 보냈다. 김부선씨(배우), 임순례씨(감독), 강풀씨, 주호민씨(만화가), 김남훈씨(프로레슬러), 임경선씨(칼럼니스트) 등의 유명 인사 등도 캠페인에 참여했다.
 
시민들은 “너무 늦게 참여해 죄송하다”면서 노란봉투를 보내왔다. 신정웅씨와 ‘시민악대’ 회원 5명은 국가로 받은 손해배상금 1128만원을 기부했다. 4만7천원의 280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들은 지난 2009년 촛불집회에서 공연을 하던 중에 과잉 진압됐는데, 지난해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판결에서 승소했다.
 
한 시민은 자신이 속한 노동조합도 손해배상 가압류를 겪고 있지만 아직은 형편이 낫다면서 기부금을 보내왔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현금을 보낼 수 없어 죄송하다”면서 4만7천원 어치의 우표를 보낸 편지, “17개월 된 딸이 항암 투병 중이지만, 아이가 완쾌해 살아갈 세상은 더 정의로웠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편지도 있었다.
 
시민들은 저마다의 일상 속에서 캠페인에 참여했다. 가족들은 돌잔치.결혼.입학식 등의 기념일을 맞아 노란봉투에 참여했다. 직장인들도 야근수당이나 연말정산 환급액을 기부했다. 젊은 연인들은 데이트 비용을 아껴서 노란봉투에 동참했다. 6살 어린이는 저금통 속 전 재산 2500원을 노란봉투에 넣었고, ‘구순의 촌로’라고 자신을 밝힌 시민은 “좀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면서 기부금을 보냈다.
 
아름다운재단 서경원 캠페인팀장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참여방법이 제한적이거나, 한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라고 인식해 외면할수 밖에 없었던 무기력함이 있었던 반면,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분노, 연민,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인들이 현실의 답답함을 느낄 때 마땅히 표현할 방법이 많지 않은데 그 중 하나를 모금이라는 형태로 제시한 것이고 다행이 많은 분들의 참여로 이어졌지만, 노란봉투가 한 때의 열풍으로 그치지 않고 문제의 끝에 다다를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