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4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은 이화여대 아시아여성학센터와 함께 네트워크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프로젝트 B 지원사업으로 ‘젠더카페’- 캄보디아 사회 취약계층 여성 네트워크 활성화 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캄보디아 사회 내 양성평등과 젠더 감수성 확산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던 GADC(Gender and Development for Cambodia)와 함께 캄보디아 사회 취약 계층 여성들이 모여 자신들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2014년 11월 29~30일 캄보디아 GADC(Gender and Development for Cambodia)가 주관하는 젠더카페 참가자 여성들과 함께하는 ‘젠더캠프’가 열렸습니다. ‘젠더카페’는 캄보디아 의류공장 여성노동자, 가사노동자, 철거피해여성, 유흥업종사여성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젠더카페’에서는 각 그룹별 약 15~20여명이 매달 돌아가면서 모여 자신들의 삶의 이야기, 직종에 맞는 각종 사회 이슈, 성평등과 법, 건강, 폭력 등에 대한 강의도 듣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젠더캠프’는 ‘젠더카페’ 프로그램의 일부로, 모든 그룹의 여성들이 다 함께 모여 1박 2일로 캠프를 떠나 연대의 시간을 가지는 자리입니다. 이번 캠프에는 무려 60명의 여성이 참가했습니다. 캠프에 참가한 여성들의 얼굴에는 설레는 표정이 보였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떠나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바다가 펼쳐져 있는 곳에 와서 호텔에서 행사를 하고 숙박을 한다고 하니 아주 흥분된 모습이었습니다.
행사가 시작과 함께 GADC의 대표인 로스 소피프(Ros Sopheap), 두런두런 오혜란 상임이사의 인사말이 이어졌습니다. 오혜란 이사는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기쁩니다. 여성들 간의 연대가 서로 힘이 되면 좋겠고, 이 모임 자체가 여러분한테도, 우리한테도, 그리고 아시아 여성 모두에게 힘이 됩니다.” 크메르어로 인사말을 준비했기 때문에 참가자 여성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이어 서로 서먹서먹한 여성들을 위해 ‘아이스 브레이킹 -노젓기 게임’ 이 이어졌습니다. 사회자는 젠더카페 참가 멤버 중 한 명으로, 유흥업에 종사하다 활동가가 된 여성입니다. 게임 덕분에 여성들은 처음의 서먹함을 바로 털어버리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토론시간. 참가한 여성들을 무작위로 여섯 그룹으로 나누어서 젠더카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젠더캠프에 참여하면서 무엇이 변화했고 무엇을 배웠는지 토론하였습니다.
그룹 1> 우리는 젠더카페를 통해 문제 해결방법을 알았습니다. 여자는 결혼하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들었는데, 참가 이후 여성들은 집에만 있어야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연대를 늘렸고, 다른 이슈들을 공유했습니다. 변화할 준비가 되었고,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동등한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룹 2> 젠더카페를 통해 우리는 공간을 가질 수 있었고 권리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결혼증명서에 대해서 배웠고, 철거민 그룹과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여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는 남성도 집안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나는 내 아이들을 가르칠 것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며, 그래야 아이들이 바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행복하고, 서로 더 잘 알게 되었고, 전에는 서로 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가족같이 느껴집니다.
그룹 3> 우리 그룹은 어떻게 우리 문제를 공유하는지 이야기 했습니다. 연대를 하고, 우리가 배운 내용을 이웃들과 공유했습니다. 우리는 젠더카페를 통해 어떻게 가정폭력을 어떻게 줄이는지, 남편과 어떻게 협상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남성과 여성은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는 우리의 의식을 서로를 이해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룹 4> 우리의 의식이 바뀌었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 특히 가족 내에서의 차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가족들과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고, 이제 그들의 행동이 바뀌었습니다. 젠더카페는 우리를 용기 있게 해주었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특히 공공영역에서 이야기 할 때 더 잘 말할 수 있고, 협상하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룹 5> 젠더카페는 정말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법과 여성에 대한 폭력, 가정폭력, 결혼 법 등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제 우리는 용기가 생겼고, 커뮤니티와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젠더카페에 참가해서 행복합니다. 새로운 정보를 얻었고, 서로에 대해서 더 잘 알았습니다. 우리는 여기 있는 동안 서로 같다고 느낍니다.
그룹 6> 우리 그룹 이름은 ‘우먼브레이브(women brave)’입니다. 젠더카페는 우리에게 경험과 문제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주었습니다. 이제는 문제가 생기면 해결할 수 있고, 우리 사회에 문제가 더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는 사회문제를 공유하고, 사회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남자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문제를 직면할 수 있게 되었고, 더 용기 있게 되었고. 협상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남자가 소리 지르면 나도 이제 소리를 지릅니다.
발표 후에는 두런두런에서 가져온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여성들을 위한 자그마한 화장품들이었습니다. 선물 전달 후, 젠더 평등에 관한 노래를 다함께 불렀습니다. 그 후에는 다시 세 그룹으로 나누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권리, 폭력, 건강, 젠더, 결혼, 법, 젠더스테레오타입, 행동규범 등이 쓰여 있는 카드 중 한 장을 뽑아 돌아가며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카드를 뽑은 여성은 해당 주제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캠프 둘째날 아침은 ‘명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명상을 통해 성평등(gender equality)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성평등한 세상이 오면 어떤 것들이 변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명상’을 통해 ‘성평등’을 생각한다니, 처음에는 생소하기도 하였습니다.
명상 후 느낀 것을 발표하는 시간. 많은 여성들은 평등한 세상이 오면 가정 폭력이 없어지고, 집안일도 나눠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가정폭력을 경험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문제라고 인식하지도 않았고, 문제제기를 하는 방법 또한 모르고 있었습니다. 젠더캠프를 통해 ‘폭력’을 인식하게 된 여성들은 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였습니다.
성평등한 세상이 오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그림으로 그리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그린 그림에 대해 발표하던 중 한 여성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철거피해자 여성으로 집이 철거되어 시위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러던 중 아들이 잡혀가 옥바라지 하면서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캠프에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고, 손자들도 앞으로 이런 곳에 와볼 수 없을 것 같아 매우 슬프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늘 캠프를 하면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지만 손주들이 생각이 난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래서 이 여성은 그림을 통해 집이 있고 손주들과 행복하게 사는 삶을 그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이야기를 듣고 캠프에 참가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을 시작하였습니다. 각 그룹에서 모금을 해 이 여성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감동을 받은 철거 피해자 그룹의 여성은 계속 눈물을 흘렸고, 많은 여성들이 그녀를 위로하며 손주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를 빌어주었습니다. 진정한 연대와 자매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평등, 젠더와 관련한 자유 발표 시간이 있었습니다. “커뮤니티, 지방 등으로 젠더카페를 확산하자”,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들을 주변에 더 나누자”, ” 남성이 여성들이 토론하는 것을 보도록 하고 여성의 현실을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자”, ” 남자들 앞에서 우리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그들을 이해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남편에게 폭력을 당한 후, 남편에게 폭력이 잘못된 것임을 이야기 했다. 남편도 이해를 했고, 이제 대화를 통해 이야기한다.”, “젠더카페가 없었으면 우리는 여기 올 수 없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주셨습니다. 오후에는 가정폭력 근절을 위한 GADC의 ‘화이트리본 캠페인’을 위해 그룹별로 리본에 문구와 그림을 써 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젠더캠프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젠더카페에 참여했던 많은 여성들이 중요성과 필요성을 깨닫고, 더 많이 확산되기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두런두런은 젠더캠프와 함께 해서 너무나도 뜻 깊고 감동적이었으며, 진정한 연대와 자매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글 / 사진 :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아시아위민브릿지 두런두런 Asia Womne Bridge DoRunDoRun은 아시아 빈곤 여성을 위한 풀뿌리 대안경제 모델을 발굴, 지원하고 빈곤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정치, 사회, 문화적 역량 강화를 통해 지구촌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두런두런 홈페이지 둘러보기 : http://dorundoru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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