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지리산이음과 함께 2018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를 열고 지리산 5개시군(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의 활동가와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5명의 협력 파트너, 이름하여 “지리산 ㅇㅇ지역 네트워크 활동가”와 함께 했는데요. 이들과 작년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는 어떤 작은변화를 만들어 가고자 하는지 이야기 나눠 보았습니다.

의외로 새롭고 재밌는 함양 지역의제 찾기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함양지역 협력파트너 ‘이은진 활동가’

<함양 지역 협력파트너 이은진 활동가>

<함양 지역 협력파트너 이은진 활동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이하 작은변화센터)]의 경남 함양지역 협력파트너인 이은진 활동가와는 2017년 아름다운재단이 지리산권 5개 시군 현장조사를 진행하던 당시 함양지역 조사담당 맡으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동네 커뮤니티 공간인 ‘까페 빈둥’ 운영과 ‘빈둥 협동조합’의 일원으로 농사짓기, 농땡이밴드 등 활동을 하는 한편 함양교육지원청 학부모지원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함양 지역의제 ‘교통’

이은진 활동가에게 2018년은 함양으로 귀촌한 이후 좀 특별한 해로 기억된다. 작은변화센터 협력파트너 일과는 좀 다른 결이지만 상반기 지역주민들과 지방선거 활동을 함께 한 것, ‘함양작은변화포럼(이하 함양포럼)’을 구성해 활동사례를 나누고, 공동된 지역의제를 찾는 시작점을 열었기 때문이다. “연말에 4개 섹션으로 나눠서 4일 워크숍을 진행했거든요. 강연도 듣고,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사례도 나누고. 마지막 날에 서로 관심 있는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 봤구요.”

워크숍에서 함양군 정책이 자동차 위주로 방향이 잡혀있어 보행자 입장에서 불편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X’자 횡단보도나 장터와 연결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걷고 싶은 거리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더불어 대중교통을 이용해 마을과 마을을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림축제나 산삼엑스포를 고려해 대형버스 위주로 주차공간을 늘려가는 것에 문제의식도 같이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되게 의외였어요. 그리고 새롭고. ‘정치적이지 않은 영역에서의 캠페인이 가능하겠구나, 마을에서 그런 의제를 가지고 한 번 바꿔보는 것도 재밌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이번 워크숍을 되돌아보며 참여자들의 호응이 높았던 이유가 아마도 자신들의 모임과 활동을 스스로 정의하고 표현하면서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정도 각종 모임이나 활동 단위들이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할 활동을 정해보는 자리를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한다.

<함양작은변화포럼 지역의제 워크숍>

<함양작은변화포럼 지역의제 워크숍>

작은변화센터의 협력파트너는 [연결자]이다

이은진 활동가는 이전에도 카페 빈둥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사람을 연결하고 그들의 활동에 의미부여해주는 일을 했다. 그런 그에게 변화가 생겼다. 작년 함양교육지원청 지원으로 함양중학교와 ‘우리동네 사람책’ 활동을 하면서 그리고 마을 주민들과 ‘숲놀이터’ 활동을 하면서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끼리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군의원이나 행정 쪽과도 연결해야겠다는 요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우리끼리만 하면 즐겁고 마음 편하긴 하겠지만 지역이 변하려면 그렇게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분들과 관계를 만들고 그게 ‘작은변화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게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는 지역의 ‘숲놀이터’ 경험을 살려 육아모임 그리고 마을교육공동체를 엮어보거나, 학부모와 청소년이 어우러진 놀이판으로 이어가면 재밌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연결 기획자의 면모가 돋보이는 순간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변화. 지역에 그다지 관심 없던 그의 반려자와 빈둥 협동조합 멤버들이 지역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함께하고 싶어 한다고. 그 중 한 멤버는 지금 함양 지역에 필요한 것은 작은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작은변화 지원할 때가 아니다, 큰 변화를 주도하고 자극을 주고 이런 걸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1년 활동을 보면서 저는 되게 가능성을 많이 보는 편이에요. 오히려 자그마한 모임이 무조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중략) 이걸 보면서 제가 보기에는 좀 아니었다고 하는 모임이라 하더라도 이게 많아지고 거기에 느슨하게라도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포럼, 사례발표처럼 약간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그리고 작은변화지원센터 같은 약간의 공신력이나 배후 같은 느낌을 주는 건 되게 좋더라구요. 그런 게 있고 따로가 아니라 연결된 활동이나 모임 중의 하나다 라는 그런 정도만 주더라도 참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2018년도에 이게, 내 변화가 가장 큰 변화다, 작은 변화를 보면서 아, 이렇게 가면 되겠는데? 가능성들이 저는 좀 보였거든요.”

이은진 활동가 역시 든든한 우군이 생겼다고 그는 기뻐한다. “좀 기운이 나더라구요. 사람들하고 같이 딱 포럼을 치러내고 나니까. 작년보다는 에너지 있게 교통과 같을 것을 하나의 축으로 놓고 활동 해보고 싶어요.”

<상림축제 시 진행한 숲놀이터 프로그램 중>

<상림축제 시 진행한 숲놀이터 프로그램 중>

보폭을 맞춰 걷는 길동무

작년 한해 작은변화센터가 협력파트너와 지역의 활동가들과 관계 맺기에 가장 공들이 부분은 ‘사람과 과정’이다. 그 지점에 대해서 이은진 활동가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아무 것도 못해서 좀 혼날 때도 있지만 괜찮다고 말해주고. 지역 사람들과 배움의 자리 마련해 주는 게 고마웠어요. 올해는 그들이 현장을 갖고 역할하길 바라는 거구요.”

이은진 활동가는 지역민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고자 활동하겠다 마음만 먹으면 그에 필요한 재원은 민간, 공공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고 본다. 청소년의 진로탐색을 위해 사람책을 펼쳐보겠다 하면 교육청이든 아름다운재단이든 제안할 수 있다는 뜻. “어떻게 보면 재미난 지점이죠. 지역을 알게 되니까 가능한 거 같아요. 재작년까지는 엄두도 못 냈고, 할 수도 없었거든요.”

그럼에도 작은변화센터의 지원은 경험을 나누는 과정을 함께하기에 큰 힘이 된다고, 그래서 그 과정을 함께할 ‘새로운 인물 찾기’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한다. 우선 함양 주민 개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인 ‘작은변화 네트워크’를 주제별 모임으로 확대해 볼 계획이다. 예를 들어 ‘놀이판’ 주제를 놓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아 기획단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기획하고 활동하는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함께 활동할 사람들을 더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함양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단위 간담회>

<함양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단위 간담회>

 

그리고 그는 지리산 5개 시군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힘을 얻는다고 한다. “이 권역에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렇게 연결돼서 생기는 힘, 네트워크 힘이 있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것이 있어 든든한 거죠.” 다른 지역의 역동을 보면 자극받게 되고 지역 내 활동도 커지게 된다는 것. 때문에 그는 5개 시군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하고 모여서 학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작은변화센터가 작년 한해 펼친 지원사업에 대해 그의 평가가 궁금했다.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제일 잘 한 것은 활동 모임에 사회적이고 공적인 의미를 부여해 준 거예요. 그러다보니 지원금을 사용하는 데 책임감이 갖게 되는 거죠. 이 같은 모임과 활동이 많아진다면 지역이 더 나아질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불연 듯 김춘수의 ‘꽃’이 떠올랐다. 공익활동에 의미를 짚어주고, 스스로 자신들의 활동을 정의하는 과정은 결국 행동하는 시민으로 돌아오는 걸까.

그는 작년에 교육지원청 일과 지방선거 후유증으로 작은변화센터 협력파트너로서 놓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작년 연말 함양포럼을 여럿이 함께 치르면서 큰 힘을 얻었다 한다. 그의 연결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함께 하자 나서는 사람들이 작은변화센터라는 마중물을 만나 ‘교통’과 같은 지역의제에 닿았을 때 함양지역에 어떤 변화가 불어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글  홍리 (지역사업팀 팀장) |  사진  임현택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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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과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이음’이 함께 설립, 운영하고 있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지리산권(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 지역사회 안에서 공익을 위한 활동이 확산되고, 시민사회 생태계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활동 주체를 발굴하고 다양한 활동을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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