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일방적인 미군기지확장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대추리 주민들은 고향땅에서 한참 떨어진 집단 이주단지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자손손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것이 유일한 소원’이었던 주민들은 삶의 전부인 땅을 빼앗긴 채, 이렇다 할 소일거리 없이 살아가야 했습니다.

평택평화센터는 이곳으로 이사오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가고 있는 대추리와 대추리 주민들’을 ‘사람들’과 어떻게 연결시켜야 할까 고민했었고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으로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먼저 문화예술인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요청하고, 전단지를 만들어 아파트를 찾아다니면서 행사를 알려나갔습니다. 글쓰기는 종합예술제까지 꾸준히 모임을 진행하면서 대추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책자라도 만들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연극도 1박 2일 동안 참가자들이 연극을 완성해 가족을 초대하여 공연도 했지만 지속적인 모임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인들이 타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정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대안에너지교실은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 이후 사회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주제였고, 대추리 마을이 전기, 온수를 자급자족하는 마을인지라 주민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참가자들이 함께 태양광발전기를 제작해 설치하였고, 4~5차례 평택과 문경(대안에너지기술연구소)을 오가며 만들어온 풍력발전기를 대추리 <황새울기념관>옥상에 설치해 지금은 눈으로 직접 보고 만들어보는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후 휴대용 태양광발전기와 태양열조리기, 태양열건조기 제작 워크숍을 열어 화덕만들기, 직조워크숍 등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판화교실에 참여했던 참가자들은 매월 1회 정기모임을 가지면서 지속적인 판화작업과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고, 목공모임은 버려진 가구를 모아 생활가구로 재탄생시켰던 프로그램으로 마을에 <노을공방>이 생겨난 큰 성과를 가져왔습니다. 현재 1기 초급과정을 마치고 중급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2기 초급과정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종합예술제(큰가을 축제)에는 1년 동안 진행되었던 각 프로그램들의 성과물을 전시함과 동시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문화행사를 결합하여 진행하였고 내년부터는 마을의 힘을 모아 정기적인 마을축제로 만들어 가기로 하였습니다. 

이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그 무엇보다 대추리 주민들에게 ‘우리가 노력하면 되는구나’, ‘우리가 손을 내밀면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었구나’라는 자신감을 심어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추리 주민들이 내민 쑥쓰러운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주민들이 다시 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아름다운재단에도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글 / 사진 : 평택평화센터

평화센터는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투쟁에 함께 해온 분들의 뜻을 이어 평택지역에서 일상적으로 미군문제를 다루는 평화운동단체입니다.
[홈페이지 둘러보기 : http://peacept.org/]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은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지원을 핵심가치로 합니다.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과 사회를 변화로 이끄는 <변화의 시나리오>와 함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