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가명 27세) 씨는 공학도다. 부산에 있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내년 일본자동차회사에 취업을 확정지은 재원이다. 얼핏 들으면 어려움 없이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청년의 프로필 같다. 하지만 혜원씨는 주거비와 생활비 문제로 학업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그녀는 말한다. ‘주거안정 지원사업을 발판 삼아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공부를 통해 삶을 바꾸고 싶었던 혜원 씨

태어나서 만 18세까지 아동복지시설에 있었습니다. 중3때까지는 공부에 관심이 없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치열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열심히 공부했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국가 장학금과 지역 아동복지협회 장학금, 기초생활수급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하지만 주거문제는 막막해서 해결할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대상자가 얻은 쾌적한 주거지 사례

시설퇴소 이후 혜원씨는 약 1년 간 아동복지시설에서 제공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그 이후에는 후원자가 소유하고 있는 주택 2층에서 선배 2명과 함께 거주했다. 운이 좋았다. 후원자가 대학 4학년 때까지 보증금과 월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덕에 주거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원에 입학하고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보증금과 월세를 내야 했는데 자금이 부족했어요. 대학원에 오면서 기초생활수급이 끊긴데다 국가에서 받은 디딤씨앗통장에도 돈이 많지 않았거든요. 급한 대로 디딤씨앗통장을 보증금으로 걸고 여러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월세를 충당했습니다. 시간을 쪼개어 생활할 수 밖에 없었어요. 잠은 나중에 자는 거라는 생각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주거안정 지원사업으로 되찾은 꿈

그러던 중 진로를 정할 기회가 생겼다. 일본회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일본기업에서 여성엔지니어로 활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이를 위해선 일본어 자격증이 필수. 하지만 주거비가 해결되지 않은 형편에 일본어 공부까지 한다는 건 불가능했다. 그 때 알게 된 것이 아름다운재단의 주거안정 지원사업이다.

필요한 보증금이 500만원이었는데 그 금액을 지원받을 수 있다니 신청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어요. 제 상황을 담은 신청서와 서류를 내고 결과를 기다리는데 대학발표 때보다 더 긴장되더라고요.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날아갈 듯 한 기분을 잊을 수가 없어요.”

주거안정 지원사업 선정은 혜원씨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보증금을 내고 맡겨둔 디딤씨앗통장을 찾아 일본어 학원에 등록하고 영어 공부도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도 무리하지 않는 선까지 정리하고 학업과 취업준비를 하는데 충분히 투자했다.

인생의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준 주거안정 지원사업

주거에 안정감이 생기니까 목표가 더 뚜렷해졌어요. 2시간이던 공부시간이 5시간까지 늘어났고 계획대로 생활하게 되니 추진력이 생기더라고요. 일본어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일본기업 공채에 도전했고, 최종 합격 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집중해서 준비했기에 결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혜원씨는 주거안정 지원사업을 ‘디딤돌’에 비유했다. 일상이 흔들릴 때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디딤돌 말이다. 높게만 느껴졌던 주거비의 문턱을 낮춰준 주거안정 지원사업 지원금은 내년 시작될 일본생활에도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주거안정 지원사업 자립역량강화프로그램의 재무상담을 통해 조금씩 자산을 늘려가려는 계획도 세웠다.

저와 비슷한 상황의 친구들이 주거비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거나 진로를 트는 경우를 많이 봐왔어요. 온전히 제 힘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해야 했다면 저도 그랬을지 모르죠. 인생에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데 주거안정 지원사업이 그 하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취업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도와준 주거안정 지원사업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글ㅣ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