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가득 채운 변화의 시나리오. 그 시나리오들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을까요? [2014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그 결과들을 공유합니다. 미미하지만 꾸준히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나갈 작은 움직임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프로젝트 A 지원사업 1년차> 제주해군기지 연산호 조사모임(간사단체: 녹색연합)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서귀포 앞바다 연산호 군락지 서식 변화상 조사’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연산호 관련 국제심포지움 및 전문가 연산호 서식실태 공동조사 등은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 연산호 서식실태의 문제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환경 쟁점으로 끌어 올렸다는 점에서 매우 유의미한 성과입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에는 대략 30명의 ‘강정지킴이’가 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신념에 기대어 활동하는데, 강정 다큐멘터리를 만들거나 평화상단을 꾸려 강정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엮거나 혹은 제주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미사를 드리기도 합니다. 2014년 봄, 강정마을의 인근 법환마을의 한 식당에서 강정지킴이 몇 명과 서울에서 온 몇몇 ‘육짓것’들이 만났습니다. 2013년도와 마찬가지로 강정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지의 수중 조사를 어떻게 누가 역할을 맡아서 진행할지 논의하였습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관심 있는 녹색연합과 제주환경운동연합, 강정지킴이와 평화활동가, 국회 보좌관 등이 모여 테스크포스팀을 꾸렸습니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몇 차례의 워크숍을 통해 연산호 조사사업에 대한 대강의 가닥을 잡았습니다. 6월에는 ‘아시아태평양 연산호 보호를 위한 국제심포지엄’과 제주워크숍을 진행하고, 9월에는 유엔 생물다양성총회 때 일본, 오키나와와 협력해 군사기지로 훼손되는 해양 생물에 대해 공동 캠페인을 결정하였습니다. 또한 강정지킴이와 전문 다이버의 도움으로 강정 앞바다의 연산호 군락지 조사 계획을 세웠습니다.
잘 알려졌듯이, 제주 남부바다는 문화재청이 2004년에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으로 지정한 곳입니다. 서귀포와 송악산 해역을 포함하였고, 바다 속에 서식하는 생물 군락지로는 한국에서 처음 있는 일입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연산호 군락의 자연 생태를 전형적으로 잘 보여주는 특징적인 곳으로 학술적인 가치가 매우 높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한 사업이라며, 국가가 나서서 보호하겠다던 ‘연산호 생태의 보고’를 타당성 검토나 구체적인 생태영향 저감방안도 없이 일사천리로 훼손하고 있습니다. 국가가 직접 나서서 멸종위기종을 멸종시키고 있습니다.
제주해군기지 사업은 국책사업입니다. 국가가 주도하는 사업이라 대학의 산호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서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학자들이 국가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지요. 2014년 연산호 조사 때 가장 아쉬웠던 것은 바로, 멸종되는 연산호의 가치를 알려줄 전문 연구자를 찾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외국으로 시선을 돌렸고 하와이, 마이크로네시아, 오키나와의 산호 전문가들을 한국으로 초대하였습니다. 2014년 6월 이들과 함께 연산호 심포지엄을 열었고, 제주 연산호의 훼손 여부를 직접 조사하였습니다.
녹색연합은 2007년부터는 강정 앞바다, 특히 산호정원의 연산호 변화를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계절별로 촬영한 자료를 비교해 연산호 서식 밀도와 종다양성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2012년, 해상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강정 앞바다 연산호 군락지의 변화가 두드러지게 감지되지 시작합니다. 외국의 산호 전문가들은 수중조사 평가를 하면서 “바닷물이 흐르지 않는다. 바다 속이 호수 같다.”며 공사 후 상황을 걱정하였습니다.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거나 멈추면서 조류에 민감한 연산호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입니다.
제주 남부바다는 제주해군기지 뿐만 아니라, 각종 개발이나 어업, 레저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서귀포와 송악산의 해저잠수함은 별다른 보호조치도 없이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지에 접근하고 있고, 지역 어민들은 자리돔을 잡기 위해 연산호 군락지를 그물로 긁어버리기도 합니다. 1미터가 넘는 가시수지맨드라미가 낚싯줄로 잘려나가는 경우도 있었고, 체험다이버들은 연산호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합니다. 애당초 그 곳에서 정당하게 생명을 이어간 연산호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제주도의 연산호 군락지는 조만간 역사 속으로 사라질지 모릅니다.
글 / 사진 : 제주해군기지 연산호 조사모임
녹색연합은 백두대간, 연안해양, DMZ 등 한반도의 생태축을 보전하는 운동과 그곳에 살고 있는 야생동식물을 보호하는 자연생태계 보전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생태잡지인 월간 ‘작은것이 아름답다’ 발행과, 미래세대를 위한 다양한 생태교육을 통해 시민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는 활동, 그리고 자연을 살리는 먹을거리와 녹색생활 캠페인을 통해 생활속의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둘러보기 : http://www.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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