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데 가노~?”
“퍼뜩 온나.”
“나가 글로 갈라이까 꼼짝말고 그-있으라 아랐나.”
어느 날 재단 여기저기서 어설픈 부산 사투리가 들려온다. 오랜만에 경남 부산지역 기부자님을 만날 준비를 하며 사투리를 쓰는 기부자소통팀 간사들. 어떻게 하면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노력하는 모습이 가상하다. ‘부산’이라는 도시 이름을 많이 들어 친숙한 줄 알았는데, 막상 그 지역의 기부자님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넓디넓은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다.
아름다운재단은 왜 부산으로 갔을까?
아름다운재단은 기부자님과 소통하는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지리적 여건상 비수도권 지역 기부자를 만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동안 서울에서만 행사를 열었으니 다른 지역 기부자를 만나러 가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할까. 수도권을 제외하면 어느 지역이 많이 계실까. 기부자 통계를 살피니 비수도권 지역 중 경남, 부산에 가장 많은 분이 계셨다. 심지어 무려 15년 이상 기부하는 그룹의 15% 이상 이 지역에 계셨다니! 이분들 앞에서 ‘Out of sight, Out of mind’(눈에서 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멀리서도 한결같이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 몹시 궁금했다. 어떤 분들인지 꼭 만나보고 싶었다. <나눔의 식탁, 부산>은 그렇게 시작됐다.
화사하게 단장한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아무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행사하려니 장소 선택이 제일 어려웠다. 그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준 곳이 있었다. 바로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우리를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얼마 전에 장소를 화사하게 새 단장했다고. 하하하! (지면을 빌어, 이곳을 소개해주신 ‘나눔교육 반디 파트너’ 부산녹색연합 김수정 선생님과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날!
드디어 그날이 왔다.
부산뿐만 아니라 통영, 남해, 그리고 제일 먼 구미에서…
혼자서, 둘이서, 또는 가족들과 여럿이서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나의 기부금은 잘 쓰이고 있는지, 재단에서 일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나와 같은 곳에 기부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설레는 마음도 함께했다.
서로를 발견하는 시간
기부자 한 분 한 분 어떤 나눔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했다.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를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재단은 지금, 잘하고 있나요? 재단에 바라는 점은 있으시다면..?
“결혼 전에 시작해서 부산 첫 행사 때는 혼자 왔었는데, 오늘은 두 아들과 함께했어요.”
“첫 아이가 돌이 되던 해에 기부를 시작했는데, 그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었어요.”
“1% 나눔이라면 기꺼이 나도 동참할 수 있을 거 같아 시작했어요.”
“늘 지금처럼 해주세요”
“죽을 때까지 기부하고 싶어요”
재단을 향한 기부자의 신뢰가 간사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기부자들도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며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아가고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기부자와 함께 만드는 세상
지난 19년 간 아름다운재단이 기부자와 함께 만들어 간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 이야기를 전했다. 변화사업국 한태윤 국장이 소중한 기부금이 우리 사회 불평등을 해소를 위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지 소개했다. 기부자는 ‘내가 내는 기부금이 어디로 쓰이는지’, ‘아름다운재단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조금 더 알게 됐다며 고마움을 나눴다.
이어서 <우토로에 컨테이너 보내기> 캠페인 활동 소개 시간. 이야기를 듣는 중 몇 분은 그 자리에서 바로 힘을 보태주셨다. 1% 나눔팀의 김남희 간사는 “기부 금액보다 한쪽에 적어주신 ‘나눔 한마디’에 담긴 마음을 전달받을 때 큰 힘이 된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 순서로 변화의 시나리오 인큐베이팅 지원사업 단체 3년 차인 <노동예술지원센터 흥>이 함께 했다. 부산에서 노동과 예술의 콜라보 사회참여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3년차로 인큐베이팅 지원을 마무리 하며 독자적인 활동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에서 지역분들의 관심 많은 관심과 지지로 노동예술영역의 신박한 활동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평소 인디밴드로도 활동을 한 분들이라 기부자님을 위한 멋진 공연을 선물로 준비했다. 행사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해주었다.
“니하고 있으니께 시간이 벌~씨로 이리 되삤다.”
부산 기부자님의 목소리를 담기엔 두 시간이 너무 짧았다. 밤바다를 보며 달빛을 안주삼아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기부자님도 같은 마음인걸까. 기부자 오픈채팅방에서 서로를 초대하며 인연을 이어가셨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잔잔한 여운과 아쉬움이 넘친다.
누군가의 곁이 되어주는 사람들의 작은 연대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다른 기부자를 만남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시고, 지금처럼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재단이 되어달라는 기부자님. 이런 기부자님과 함께 했기에 아름다운재단이 시민사회 공익활동 서포트 역할을 꾸준히 할 수 있었다. 우리 아름다운재단 기부자님 덕분에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따뜻한 에너지를 받고 간다. 시민 기부자와 함께 만드는 <세상을 바꾸는 작은변화> 물결이 큰 파도가 되어 출렁이는 그 날을 그려본다.
이상호
행사 재미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경영기획국 기부자소통팀 ㅣ박수진 간사
이상호 기부자님, 안녕하세요^^ 먼 곳에서도 늘 신뢰를 주시는 기부자님의 따뜻하고 든든한 응원받고 돌아오는 길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