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선정돼 박물관 탐방을 비롯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돌아온 이OO 학생의 호주 탐방기를 전해드립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이 쉽게 자연과학, 환경 등에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연구에 대한 새로운 꿈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그 설레는 이야기를 함께 하세요!
고등학교 내내 제가 그렇게 꿈꾸던 대학교에 들어와 2년 동안 제가 무엇을 했나 돌이켜보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좋아 많은 모임들을 나가고, 신문사 기자로서 기사를 쓰고, 댄스 동아리의 일원으로서 공연을 밤새 연습하는 등 학업보다는 외부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물론 학업에만 집중하는 것 보다는 다른 대내외적인 활동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저는 학업 외적인 부분에 시간을 지나치게 쏟다보니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너무나 적었습니다. 시험을 치기 이틀정도 전부터 공부를 시작하며, 과제가 나와도 다른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겨우 내거나 몇 문제 못 풀고 제출하는 등 학생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을 빠뜨리고 있었습니다.
3학년 진급을 앞둔 2학년 2학기에 ‘이제부터 잘해야지’ 라며 마음은 다잡았지만 2년 동안의 습관이 몸에 배어 막상 공부를 하려니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가 입학할 때 가졌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제가 원해서 하는 것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한 일을 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이번 자기계발 프로젝트를 기회로 이제까지의 대학생활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전공과 관련된 기초지식들을 많이 얻고자 호주(멜버른-시드니-케언즈)로 날아갔습니다.
저는 처음에 제 전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배워야할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저희 학교에서 진행하는 “화학공학 입문”이라는 수업시간에 교수님들께서 돌아가시면서 자신들의 연구 분야는 무엇이며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고 어떤 분야에 응용할 것인지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수업을 통해 제가 앞으로 진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화학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이디어들은 짧은 시간 내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으며 어떤 기술들이 있고 어떤 원리로 일어나는 것인지 알아가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저는 공학 쪽의 지식들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 와서 많이 알고 있을 것이라 자만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떠올리려고 하니 생각나지 않았고 이를 호주에서 방문한 다양한 박물관들이 채워주었습니다.
멜번 박물관, 호주 국립해양박물관, 시드니 power house 박물관 – 이 세 박물관을 다녀보았는데 제가 주의 깊게 본 주제들은 전 세계 동물들과 해양생물 등 생태계와 지구가 어떤 상태에 처해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체 에너지 개발로 어떤 분야들이 연구 중인지, 사람의 근육이나 피부 신경계, DNA와 관련된 유전 물질, 증기기관들의 종류와 원리부터 현재 우주과학까지의 탈 것과 관련된 발명품 등 굉장히 다양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주제에 대한 설명들을 보면서 자세한 내용까지는 기억못하지만 해양과 관련된 지식도 얻고, 이미 배운 내용이지만 스쳐지나갔었던 내용도 다시 접하니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환경을 위해서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지만 현재 진행 중인 친환경 기술들을 잘 몰랐었는데 해양 박물관에 전시되어있는 사진이나 영상 설명을 보면서 태양전지의 자세한 원리까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 박물관에 5시간 정도 머무르면서 이런 다양한 지식을 다 습득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다방면에 대한 지식을 많이 배웠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또한 그런 전문적인 내용들이 일반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너무나도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이번 여행을 통해 보고 배운 것들이 제 전공(화학)이나 진로와 직접적인 영향이 많이 없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5년 정도 후 제가 제 연구를 진행할 때 이때의 경험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제가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저는 호주여행을 가기 전까지만 해도 대학교나 정부기관의 연구소에서 연구에 전념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자기계발 프로젝트를 통해 제가 하고 싶은 일과 연구를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호주의 박물관들이 거의 대부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관련된 소리를 들어볼 수 있고, 사람의 몸에 대한 전시인 경우 관절들을 직접 돌려볼 수도 있는 등 오감을 많이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호주 박물관은 한국과 분위기가 완전 달랐습니다. 과학의 원리나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과 같은 다소 어려운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손잡이들을 돌려보고 눈에 보이는 변화에 아이들이 꽤나 오래 쳐다보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국은 어린아이는 데려오면 피해를 주는 것 같고 조용히 전시만 보고 가야할 것 같은 분위기지만 호주에 있는 박물관에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제가 한국의 모든 박물관을 다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이때까지 살면서 겪어본 바로는 과천에 있는 과학박물관 외에는 박물관 안에서는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 보거나 만질 수 있거나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따로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항상 조용히 해야 하고, 뛰어다니면 안 되고, 부모님 곁에 붙어 있으면서 따라만 다녀야했던 기억이 훨씬 많았습니다.
한글 읽기가 자연스럽지 않은 나이에 한글로만 설명된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커가면서 박물관을 갈 때도 박물관은 그저 재미없는 곳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호주의 아이들이 박물관을 재미있어하는 모습에 저도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과학분야 외에도 호주는 어느 박물관이라도 환경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여 사람들에게 함께 행동해줄 것을 촉구하며,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하는 연구, 현재 조명 받고 있는 연구들과 우리가 왜 환경을 보호하고 아껴야만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방법으로 공유하기 위해 박물관과 연계하여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저의 새로운 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 스스로도 이번 여행 전 후가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새로운 목표도 생기고 다방면으로 지식도 얻고,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아웃도어 활동을 통해 여유도 찾고, 다시 공부에 대한 동기도 생기는 등 얻은 것이 너무나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주신 재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글. 사진 – ‘2014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 프로젝트 지원사업’ 장학생 이OO
성적우수 대학생 자기계발프로젝트 지원사업은?
‘성적우수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아름드리기금 장학금)’ 장학생들에게 등록금 지원 외에 진로 개발을 위한 도전 및 동기부여를 위한 자기계발 프로젝트 지원하는 사업. 어학연수, 여행, 적성 개발, 자격증취득, 해외탐방, 연구비 지원 등 다양한 체험 기회를 포괄적으로 수용하며 대학 입학 후 2년 이내 배분심사를 통해 1인 1회 500만원 이내 프로젝트 진행비를 지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