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사업명에도 드러나듯 공익단체의 프로젝트에 ‘스폰서’가 되어 주는 지원사업입니다. 사업 기간이 3개월로 다소 짧지만 그만큼 알차고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9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어떤 일들이 생겼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누구에게나 장벽없는 캠프를 만들기 위한 고민
“겨울에도 캠프 해주세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지난 해 여름 처음으로 청소년다양성훈련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에 참가자들이게 들었던 말입니다. 그러한 피드백을 받으니 참 기쁘면서도 저희는 ‘다시 캠프를 열 수 있을까’, ‘계속 개최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야했습니다. 숙박프로그램이면서 다양한 정체성을 고려하는 접근성, 선택권 등을 보장하는 동시에, 참가자의 정체성에 따라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스텝을 확보하고, 현재 구축한 모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2박3일이라는 기간과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 12월 아름다운재단 스폰서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선정이 되어 1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 간 청소년다양성훈련캠프가 열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예산상의 문제로 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모든 고민을 반영하고 구축한 모든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다시 한번 캠프를 열 수 있는 귀한 기회가 주어져 무척 기뻤습니다. 지정성별로 나뉘는 방을 사용하기 어려운 성소수자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할 수 있고, 휠체어이용인의 접근이 가능한 장소에서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인천 청소년들을 우선하여 선발한 이번 캠프에는 인천 거주 청소년을 비롯하여 KTX를 타고온 청소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10명의 청소년이 참여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은 참가비가 청소년들의 참여에 장벽이 되지 않을 수 있도록 했고, 덕분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청소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교차성에 대한 고민
다양성훈련캠프는 기본적으로 13가지 정체성과 그 교차성을 인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캠프를 시작하는 첫날 참가자들은 동그랗게 둘러앉아 다양한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타자를 시혜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이 아니라, 자신에게 고민없이 주어진 정체성들과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가는 과정임을 인지합니다. 교차성에 대해 고민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몸을 움직이고 대화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되었습니다. 앞뒤로 움직이며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확인해보고, 공간에 적힌 메시지들을 둘러보며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의 작동방식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해 퍼져있는 고정관념과 편견에 대해서 알아보고 차별과 억압이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보드게임을 활용한 교육
이번 캠프에서는 교육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드게임을 활용해보았습니다. 게임을 통해 유쾌하게 활동을 하다가 대화가 진행될 때면 게임 중 발견하게 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했습니다. 이번에 진행한 게임은 라파라파, 스타파워라는 두 게임입니다. 라파라파라는 게임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에 있는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 없이 현상만을 바라보게 될 때 갖게되는 편견과 고정관념, 이로인하여 발생하는 차별을 게임을 통해 알아보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또한 스타파워라는 게임을 통해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시스템 중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타나는 계급 및 계층의 문제가 어떻게 형성되고 차별과 배제로 이어지는지 게임을 통해 인지하고 문제의식을 나눠보았습니다.
일회성이 아닌 프로그램
캠프는 언제나 짧고 아쉽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캠프가 ‘좋은 기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자신의 삶에서 다양성의 관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다양성연구소에서는 캠프 이후의 팔로업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구축한 캠프 이후의 팔로업프로그램에는 캠프 이후에 1년 간의 팔로업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들로 인해 이번 캠프에서는 두 차례의 팔로업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예외적 상황으로 인해 많은 참가자들이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다양성의 관점으로 미디어를 분석하고 역광고를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나답게 살 수 있는 세상, 행복할 수밖에’ 청소년다양성훈련캠프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차별과 억압, 혐오로 가득한 세상에 대한 의문과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이 모여 참여형 활동과 대화를 통해 즐거운 변화를 만드는 청소년다양성훈련캠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다양성훈련캠프는 획일적인 기준에 의해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있는 “정답사회”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를 가능하게 해 독립적인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사회구조적인 관점을 가지고 분석할 수 있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에 의한 사회적 특권과 억압을 인지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한 실천적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합니다. 경제적인 제약으로 다양한 정체성에 따라 요구되는 선택권과 접근성 등 연구소가 가진 고민을 모두 반영하는 캠프 형태와 연구소가 구축한 모든 프로그램을 반영한 캠프를 지금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 완성된 청소년다양성훈련캠프를 실행해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봅니다.
글, 사진 | 한국다양성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