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휴가를 준다고요? 회사에서? 와-우”
정말 누구에겐 낮설 수도 있는 이야기를 지금 하려합니다.

아름다운재단 온라인팀(지금은 기획홍보국)에서 근무한지 3년.
드디어 제게도… 올꺼같지 않던 안식월의 기회가 왔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는 3년 만기근무를 하면 두 달이라는 안식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작년 여름휴가 이후로 안식월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영어공부.
해외여행을 할때마다 알수 없는 답답함이 있었는데 그게 그때는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하지만 작년 여름휴가동안 문득 그것이 영어임을 우연히 깨닫게 되었고
‘아.. 영어가 되면 어딜 가든 자유로울 수가 있구나’라는 초딩과 같은 생각이 저의 영어공부의 시작이였습니다.

하지만 처음 저의 안식월 계획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아주 냉소적이였습니다. 
다 늙어서 무슨 어학연수냐! 가면 어린애들 사이에서 왕따된다! 
두 달해서 쏼라쏼라하면 누가 영어못하겠냐! 돈 아깝다! 등등…

이런 반응들 제게는 아무 상관없어요. 왜냐면 전 아주 쿨~ 하니까요. 하하하
그냥 하루종일 영어공부하고 싶다는 생각하나만으로
안식월 시작과 동시에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짧게 말해…
저의 두 달이 어땠냐고요?
늦은 나이의 어학연수가 어땠냐고요?
한마디로  Pretty~ Cool!

정말 하고싶던 영어공부를 하루종일 밤늦도록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물론 2달만에 영어실력이 원어민 수준으로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무언가에 몰입해본다는거…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생활 속에서 만난 좋은 친구들 또한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처음 학원에 갔을 때…
선생님들보다 제가 나이가 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
학원 원장님과 이사님 다음으로 제가 나이가 많다는 걸 알았을 때…
부끄럽거나 당황스러운 감정보다는,
젊은이들 세계에 왔으니 젊은이가 되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이를… 조금… 하하하 (뭐, 나이를 속여도 이모님 조상님으로 놀림 받긴 했지만)
그 결과, 정말 20대초반 젊은이의 마음으로
맘껏 공부하고 맘껏 웃고 떠들고 맘껏 돌아다니면서
정말 후회없이 하고싶은 거 다 하면서 두 달을 보내고 왔습니다.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필리핀 생활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날씨, 문화, 음식, 자연, 사람들… 어느 하나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재단으로 복귀한지 어느덧 한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안식월을 다녀온 흔적은 휴가철도 아닌데 태닝된 저의 피부와
다녀오자마자 다이어리에 기분좋게 써놓은 저의 영어 이름.
Dana Francesca Be(y)a Kingnuna Hyo Sizzle Ggoolbukgi Hyosoon
(마음에 드는 영어이름을 찾고 찾다 결국 이렇게 긴 이름을 가지게 됐습니다.)
단지 이것 뿐이지만… 마음은 아직 필리핀 향수병에 조금은 싱숭생숭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 곳 친구들과 가족들이 너무 보고싶습니다. 하루쟁일하던 영어수업과 공부또한…

하지만 이제는 이 그리움을 좀 달래고,
2달 안식월을 통해 얻은 소중한 경험과 젊은이의 에너지를, 다시 아름다운재단에 쏟아야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음… 젊은이의 마음으로 영어공부도 열심히 하고 맡은 업무도 열심히 하는 정말 멋진 젊은 여성이 될꺼에요!! 하하하

[tip]
만약 늦은 나이에 필리핀 어학연수를 계획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1. 나이를 속이세요!
(얼굴의 나이듦은 가볍게 무시하고, 본인이 24살이라는데 뭐라고 하겠어요?)
2. 최대한 유치해지세요!
(어린아이처럼 중고등학생처럼 정신줄을 살짝 놓고 최대한 즐기세요.)
3. 거침없이 Hug! 
(바디액션에 강해지세요. 솔직하고 진심이 담긴 감정표현 아주 중요합니다.) 

댓글 8

  1. 궁금해요

    네이버에서 필리핀 어학연수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도 필리핀 연수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학원을 어디로 가셨는지. 총 비용은 얼마나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하숙집은 어떻게 구했고,
    죄송한데 가르쳐 주실수 있으세요?ㅠㅠ
    부탁합니다^^*

  2. ㅋㅋㅋㅋ

    내 여행이 외로왔던 이유는 나이에 솔직해서였구만! ioi ioi ioi ioi

  3. 호빵서나

    나이 속여 간들.. 필리핀에 땅투기하러 온 아줌마로 보여질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4. 완전 재밌게 읽었네요~ ㅋㅋㅋ 전 나이가 더 많은데, 지금 어학연수 가면 원장샘님과 친구 먹어야겠군요 ㅠ_ㅠ

  5. 백설엄마

    열심히 영어공부하고 있는 저 사진 차시녀? 너무 단아하네요~ 열공모드!

  6. ㅎㅎ보기만 해도 유익한! 연수였던 것 같네요. 근데, 내가 연수가면 원장님이나 이사님보다 나이가 많을 수도 있겠군요. 최고령자;;;;

  7. 자랑스런 내 며늘아가~~~ 나이는 속이라고 있는거다. 암…. ㅋㅋ (니 글 와이래 재밌노 ㅋㅋ)

  8. 나이는

    나이는 몇살까지 속이는게 가능할까요? ㅋㅋ 다음에 꼭 참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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