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은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시민모임, 풀뿌리단체,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합니다. 특히 성패를 넘어 시범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지원함으로써 공익활동의 다양성 확대를 꾀합니다. ‘2020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어떤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
제주강정마을은 지난 2007년 제주해군기지 부지로 결정되었다. 이후,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진행되면서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 측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2016년 해군기지 건설이 완료된 후, 이들의 반목은 잠잠해진 듯 보인다. 하지만 ‘강정친구들’의 활동은 제주해군기지 건설 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강정 마을 앞바다에서 ‘연산호 수중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하며 강정 앞바다의 산호 군락지들을 면밀히 살피고, 해군기지 건설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모니티링하고 있다.
“모니터링을 통해 2015년 당시 해군기지 공사로 인한 연산호 군락의 폐사와 훼손을 고발할 수 있었어요. 제주연산호TFT는 시민으로 구성된 강정 연산호 모니터링단으로 해군기지 준공 이후에도 계속해서 해군기지를 감시하고, 해군기지 운영으로 인한 산호들의 변화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연산호의 분포나 사라짐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도정과 문화재청, 환경부를 압박하는 단위로서 활동하고 있어요.”
긴가지해송,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제주의 바다를 지켜주세요
제주 남부해안은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지로 2004년 문화재청에서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해군기지 준공 이후 강정 앞바다의 환경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강정등대와 서건도 일대는 퇴적물이 현저히 증가했다. 육안만으로 탁도가 나빠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이다.
강정친구들이 함께 하고 있는 ‘강정 연산호 TFT’는 해군기지 공사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서남방파제와 동방파제의 건설, 해군기지를 드나드는 입출항 선박 등이 산호 생태계 변화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군은 당초 해군기지 건설이 강정 바다의 산호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강정친구들이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로 인해 일부 영향을 받음’을 시인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정친구들이 진행하는 연산호 모니터링 사업은 강정 앞바다의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당초 강정등대의 수심 15미터 지점에는 해송, 긴가지해송,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등 9종의 멸종위기 야생동물과 천연기념물들이 서식하며 아름다운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생물들의 대부분은 현재 자취를 감추고 분홍바다맨드라미만 듬성듬성 관찰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준다. 해군기지공사로 인한 대규모 매립 공사, 기지 방파제의 건설로 조류의 흐름이 변화하고 부유물이 쌓이면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
서건도 역시 해군기지 준공 이전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 해송, 둥근컵산호, 진총산호류 등이 풍부했다. 하지만 2012년 3월 해군기지 수중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대부분의 산호들이 사라졌고 현재는 분홍바다맨드라미만 관찰될 뿐이다. 2019년 10월 조사에서는 그 부근에 거품돌산호, 빛단풍돌산호가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올해는 서건도 밑 거품돌산호마저 변화하는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과 만날 거예요!
강정친구들의 이러한 활동은 아름다운재단의 변화를 위한 시나리오를 통해 더욱 탄력 받고 있다. 연산호 모니터링을 위한 정기 조사뿐만 아니라 마을 안에서 함께 지속적으로 다이빙을 통해 수중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연산호 모니터링단 ‘강정 다이버스’ 팀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
이들을 연산호 모니터링을 위해 자격증을 획득하고, 다이빙에 대해 다방면으로 공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강정친구들이 진행하고 있는 연산호 모니터링 내용에 대한 교육도 받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마다 워크숍을 개최하고 수중 사진 촬영과 영상 촬영의 경험을 쌓고 있다.
‘강정친구들은’ 연산호 모니터링 사업 외에 아름다운재단과 ‘산호 다큐 영화 제작’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코랄러브(가제)>로 연산호를 모니터링하며 예전에 촬영한 영상들을 정리하고, 여기에 올해 촬영한 영상들을 포함해 완성할 예정이다. 올해 완성을 목표로 영화제 출품으로 우선으로 진행하고, 이후 공동체 상영을 통해 다양한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강정친구들은 올해 말에는 영상뿐만 아니라 그동안 기록해 놓은 사진과 영상도 책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제주 바다가 아름다운 그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또한 시민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을 만나기 위한 강정친구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글 |박아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