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쓰인 유니폼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선수로서의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죠.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주장, 염기훈 선수의 어머니께서는 처음으로 아들의 이름이 써진 유니폼을 보셨을 때, 한참을 우셨다고 합니다.
JTBC <뭉쳐야 찬다> 어쩌다FC, 유니폼 속 이름이 삐뚤빼뚤하다?
그런데, 11월 22일 JTBC <뭉쳐야 찬다> 어쩌다FC 멤버들의 유니폼 보셨나요? 멤버들의 유니폼에 이름이 삐뚤빼뚤하게 쓰여더라고요. 유니폼 속 이름의 의미가 남다른 만큼 가독성이 높고 반드산 서체로 새기는 것이 마땅할텐데 말이에요. 유니폼을 만드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걸까요?
어딘가 남다른 유니폼 디자인이 축구장에 나타난 건 처음이 아닙니다. 가장 처음입은 건 수원삼성블루윙즈. 수원삼성블루윙즈는 지난해와 올해 9월 삐뚤빼둘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었습니다. 9월 21일 치매의 날,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치매어르신과 가족들을 응원하기 위해서요!
삐뚤빼뚤한 유니폼 속 이름은 바로 치매어르신들의 손글씨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름’은 선수들 만큼이나 치매 어르신께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치매 어르신들은 인지능력재활치료로 손글씨 쓰기 연습을 많이 하시는데요. 이때 가장 많이 쓰는 글자가 ‘나’와 ‘가족’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쉽게 표현하는 수단, 이름. 치매 어르신들은 질환 때문에 가족의 이름이나 자신의 이름을 가끔 잊기도 해요. 하지만 이름을 잊어도, 치매 어르신들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계십니다. 치료를 받고, 운동을 하고, 이름을 쓰면서요.
특별한 손글씨 유니폼, 치매가정을 응원하는 ‘보조기기’가 되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름을 잊어도, 계속 이어지는 치매어르신과 가족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치매가정지원 캠페인 <이름을 잊어도>를 진행했어요. 수원삼성블루윙즈와 어쩌다FC가 함께 한 ‘손글씨 유니폼 이벤트’도 <이름을 잊어도> 캠페인의 일환이었답니다.
수원삼성블루윙즈는 손글씨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의 티켓 판매 수익금(2019년)과 손글씨 유니폼 경매 수익금(2020년)을 ‘재가 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사업’을 위해 기부했는데요. ‘재가 치매노인 보조기기 지원사업’은 치매어르신의 일상생활을 도와주고 간병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보조기기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보조기기는 치매 어르신들이 자신의 홈구장에서 일상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치매 어르신들이 집과 가족을 떠나지 않고도 편하게 살아가실 수 있도록 도와주어 치매가정에 큰 힘이 되죠!
[보조기기가 치매가정을 돕는 방법 알아보기] 치매어르신의 일상을 지키는 ‘우리들’, 24시간이 모자라요!
이름을 반복해 쓰는 연습을 통해서 이름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것처럼, 치매 어르신들도 익숙한 구조의 살던 집과 동네에서 전과 같은 일상을 유지할 수 있을 때 더 오래 건강하게 사실 수 있을 거에요.
축구선수들도 자신의 홈구장에서 가족 같은 팬들의 응원 속에서 경기를 할 때,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것처럼요.
손글씨 유니폼에 보내주신 관심 덕분에, 아름다운재단 상 탔어요!
지난 11월 16일, 아름다운재단으로 기쁜 소식이 날아왔답니다. 지난 9월 손글씨 유니폼이 경기장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이 2020년 대한민국광고대상 공익광고 부문 은상을 탔어요! (보도자료)
올해는 코로나19 유행 때문에 경기장 관람이 어려웠음에도 온라인 생중계 화면 속, 유튜브 영상 속 특별한 유니폼을 알아봐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시민과 마음을 나누는 캠페인, 더 많은 이웃들에게 힘이 되는 지원사업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이 ‘치매어르신 손글씨 유니폼’에 보내주신 응원
글: 최유진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