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묘미인 ‘의외성’을 향한 질주. 거기엔 낯섦과 설렘, 외로움과 두려움, 놀람과 기쁨이 한껏 뒤섞인다. 가만 보면 청소년기와 비슷하다. 불안한 만큼 매력적인 도전이랄까. 그래서 스스로의 장점과 단점을 촘촘하게 직조하며 희망을 향해 달리고픈 아이들에겐 꼭 필요한 경험이기도 하다. 고단한 일상을 반짝이는 소금으로 바꿔버리는 마법의 무대. 여행이 맛깔스러운 뒷심인 이유다. 그 힘으로 아이들은 드디어 날개를 달고 만다. 꿈에 그리던 여행에 오르며 드디어 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소개할 세 팀이 바로 그 날개를 단 주인공이다.
[기획 해외 부문] 도화청소년문화의집 – YOLO의 세상을 여행하는 청소년을 위한 안내서!
모험과 도전 그리고 용기를 찾아서
저희 팀명은 욜로(YOLO)입니다.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당신의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뜻이에요. 여행가이드, 여행기획자, 항공기승무원을 꿈꾸는 관광고등학교 일곱 명의 청소년여행기획단이 한 번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살기 위해 ‘오늘’을 기억하는 수단으로 여행을 선택했죠. 저희는 국내외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체득한 노하우를 어떻게 저희 같은 청소년과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해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청소년의 관심과 눈높이에 맞는 여행안내서 제작을 계획했죠.
그즈음 길 위의 희망찾기 공고와 마주했고 저희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을 여행하는 청소년을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 아래 지원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당당히 선정됐죠. 사실 쟁쟁한 팀들과 경쟁해야 돼서 조마조마했는데 아무래도 저희의 기획, 청소년과 경험을 나눈다는 것에 점수를 많이 주신 듯합니다. 선정돼서 정말 기쁩니다.
언제 어디로 가느냐고요? 시험이 끝나고 바로 대만으로 여행을 가서 7박 8일을 머무를 예정이에요. 처음엔 3박 4일을 예상했는데 알뜰하게 계획하면 7박 8일 동안 대만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겠더라고요.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보고 매료됐던 대만의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 특히 야시장을 경험하는 게 목표예요. 그리고 얼마 전 쯔위라는 모 걸그룹 연예인이 조국인 대만국기를 흔들어서 한창 시끄러웠잖아요. 그때 왜 그녀는 사과까지 해야 됐을까 생각하면 참 이상했어요. 그러자 대만이 더 궁금해졌어요. 예쁘고 좋은 것 이면에 어떤 시간을 겪어냈는지 알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여행의 목표 중 하나가 대만의 역사 함께 공부하기입니다. 그러려면 그저 관광이 아니라 여행, 더 나아가 공정여행이 되겠죠. 수업시간에 배운 현지인들과 호흡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이른바 착한여행!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립니다.
물론 10대 여성 청소년이 낯선 나라를 여행하는 자체가 불안하긴 하죠. 하지만 이 여행을 다녀오면 세상을 더 용기 있게 마주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도전과 모험을 향한 용기. 그것을 품은 여행입니다. 저희의 여행 이야기 궁금하시죠? 다녀와서 이야기 드릴게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꾸벅!
[비기획 국내 부문] 춘천지역아동센터 – 동갑내기 travelers
열여섯 동갑내기의 신나는 일탈
춘천지역아동센터(이하 ‘센터’) ‘동갑내기’입니다. 이제 이팔청춘 열여섯인 저희에게 여행은 익숙한 단어가 아닙니다. 간혹 부모님과 선생님을 따라 나서는 비자발적 여행을 떠나는 게 전부니까요. 일회성 체험학습이나 저희가 다니는 센터의 현장학습 같은 겁니다.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종종 궁금했죠. 자유로운 마음을 안겨 준다는 여행이 어떤 걸까. 그래서 길 위의 희망찾기가 저희 동갑내기에게 중요했습니다. 어쩐지 길 위의 희망찾기에선 그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할 것 같았거든요.
처음 센터 자원활동가 선생님이 아름다운재단에서 청소년 여행을 지원한다고 했을 때 기뻤습니다. 저희가 사는 춘천이라는 곳은 강원도에 위치한 소도시이고 비교적 역사 유적지와 볼거리, 먹거리가 다채로운 남부와는 다르거든요. 비용과 시간의 제약이 나이와 맞물려 경험의 폭이 좁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서 확장된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이런 저희에게 여행 지원이 확정됐다는 소식은 정말 단비 같았습니다.
초반엔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유적지가 남아 있는 여수와 순천을 비롯한 2개 지역을 계획했고 그 다음엔 2곳, 또 그 다음엔 1곳… 계속 바뀌고 있어요. 변덕 때문이냐고요? 아니에요. 모두 가보고 싶긴 한데 뭔가 이상하거든요. 어쩐지 ‘자유로움’이 느껴지지 않는 달까요. 아직도 고민 중이에요. 현재까진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길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전통이 깃든 한옥과 한복이 있는 곳이면 충분하겠다는 의견을 모으기도 했어요. 각자 해보고 싶었던 것이니까요. 기간도 딱히 정하고 싶지 않아요. 비용을 다 지출할 때까지 여행하려고요.
무계획이라고요? 충동적으로 보이나요? 아니에요. 길 위의 희망찾기는 우리 동갑내기에겐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다’는 의미예요. 음,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탈이랄까요.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게 고맙죠. 공정여행전문가 멘토의 도움을 받아 멋진 일탈여행 잘 다녀오겠습니다.
[기획 국내 부문] 다운지역아동센터 – 독도 위에 國 짓기
청소년 자발적 여행에 도전장을 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모 광고의 카피입니다. 저희 독도국의 모토쯤이에요. 이 마음을 품고 길 위의 희망찾기에 지원했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자신 있게 도전하는 게 청소년의 특권이라고 여겼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회피하고 그냥 덮으려는 마음을 어르고 달래서 도전장을 내민 것이기도 합니다. 마음 졸이며 기다렸는데 결과가 좋아서 기뻤죠. 친구들과 함께 독도에 갈 수 있다니 신기했어요.
여행을 함께 기획한 센터 선생님은 “자연이 주는 지혜와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계기를 자발적 여행을 통해 마련해 보자”고 이야기하셨어요. 생각해 보니 우리는 자발적으로 뭔가를 한 게 없더라고요. 워낙 우리의 욕구를 잘 받아줘서 그런지 센터에 의지하고 또 의존하기까지 했어요. 그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자발성이 필요했어요. 일단 거기서부터 출발이었던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저희는 장소를 정하고 계획을 세웠어요. 팀 이름도 독도국으로 바꿨고요. 자신을 세운다는 게 뭔지 독도를 경험하면 달라질 거라는 믿음이 있었던 거예요.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독도 여행에 가슴 떨리는 대준이. 독도수비대에게 선물을 주고 자연을 노래하고픈 재성이, 풍경사진을 찍고 싶은 경주, 길을 걸으며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고픈 경섭… 한 여름 동쪽 끝에서 이뤄질 인연은 참 아름다울 거예요. 오래도록 추억에 남기기 위해서 포토에세이를 꾸릴 생각이에요. 여행 다녀와서 전시회도 열 예정이니 구경 오세요. 저희 독도국이 어떻게 철저히 독립적인 정체성을 찾아가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
글 우승연 | 사진 도화청소년문화의집, 춘천지역아동센터, 다운지역아동센터
[길 위의 희망찾기]란?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하는 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 지원사업 ‘길 위의 희망찾기’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아동청소년들에게 국내외 여행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서 ‘청소년 스스로 만들어가는 여행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는 여행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트래블러스맵 (http://www.travelersmap.co.kr/) 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6 청소년 자발적 여행활동 지원사업 ‘길 위의 희망찾기’ 지원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