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이네 아티스트웨이 @ 남산

분이네(배분팀) 사람들은 한 달에 한 번 바깥 마실을 갑니다. 이름하여 분이네 아티스트웨이.

한 달에 한 번, 반나절 동안 외부 강의를 듣거나, 텃밭을 가꾸거나, 전시회도 가고 바깥 바람도 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동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를 더 이해하는 시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달 테마는 남산 나드으! 

푸르른 산을 찾아 호연지기(읭?)를 기르고 피톤치드를 흡입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되었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그 달의 호스트(책임자)가 정해지면 코스짜기에 들어갑니다.

평소 심각한 길까막눈인 제가 팀원들을 고생시키지 않기 위해 지도 공부에 들어갔습니다.

주요 스팟에 점 찍어놓고 경로간 이동거리, 소요시간 계산.

지도까지 인쇄했건만 문제는 지도 판독 불가. 하지만 팀이란게 다 뭡니까. 나 같은 길맹도 커버해주는 팀원들의 멤바십. 

판독은 불가하나 항상 따라다니던 남산 지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우리는 먼저 남대문시장의 유명한 갈치조림 맛집을 찾았습니다.

한 상 거하게 차려서 흡입모드.

매운 음식을 못먹는 팀원들이 있어 살짝 염려하였으나 생선구이, 계란찜 메뉴가 있어 다들 만족하게 먹고 나왔습니다.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맛집

 

다음 목적지는 오전에 휴가를 낸 팀장님과 1차 만남의 장소로 삼았던 남산도서관.

지도 판독이 불가하여 당황하고 있을 때 걷기여행의 고수 정옥단체께서 “산은 이쪽에 있다”며 방향을 인도하셨고,  우리 팀 막내 꾸러기 간사님이 재빠른 네비게이션으로 목적지까지 16분 남았음을 안내해주셨습니다. 나는 그냥 따라가기. ㅎㅎ

길까막눈 호스트를 돕는 동료 간사님들

 

하지만 걷기 시작하자 문제가 하나 더 생겼다는.

아웃도어 취약계층 간사님들이 이 큰 남산을 어떻게 오르냐며 더위와 피로감 호소.

남산타워를 찾아보니 아주 멀…리 보이는데….남산 도서관까지 일단 가보자며…. 꾸러기 간사님이 분 단위로 목적지 도착 알림을 해주셨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야속한 N서울타워

 

성곽을 따라 걷다보니 완만한 경사길(할부)과 평평한 길 + 계단(일시불)이 나왔습니다.

그늘져 있기도 하고, 일단 편해보이기도 해서 일시불 코스를 택했죠.

길을 쪼금 헤메기도 했으나 다행히 남산도서관에서 팀장님과 상봉에 성공!!   

매점에서 추억의 음료 데자*를 사 먹고 갈증해소 및 원기 보충. 시원한 그늘에서 살랑바람을 맞으며 음료를 마시니 살 것 같았습니다.

여러번의 남산 등정(?) 경험에 근거 ‘그늘지고 완만한 경사길을 딱 30분만 걸으면 된다’고 꼬셨으나   

아웃도어 취약계층은 남산을 오를 시 심각한 휴우증에 시달릴 수 있기에 버스팀(3명)과 걷기팀(4명)으로 나누어 N서울타워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타박타박 산길을 따라 걸어요

 

버스팀과 헤어지고 본격 걷기 시작. 나무 그늘 사이를 걸으니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릴 적 소꿉장난 할 때 식재료로 쓰였던 뱀딸기도 보이고, 까맣고 날렵하게 생긴 도토리 킬러 청솔모 녀석도 보였습니다.

출발한지 한 25분 정도 됐는데 생각보다 빨리 정상 도착(정상이라 하기도 좀 부끄럽군요 ㅎㅎ).

걷기를 좋아하는 저는 코스가 너무 짧아 살짝 아쉬웠습니다.

“버스팀 어디까지 왔나요 오바~”

“엥? 충무로??”

남산순환버스는 배차간격이 좀 있는데다 한 대를 놓치는 바람에 버스팀은 약 25분 후 N서울타워에 도착.

‘남산은 더 이상 내국인 관광지가 아니다’라는 저의 예언을 증명이라도 하듯, 남산은 수 많은 단체 관광 버스와 관관객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대낮에 남산을 찾는 사람의 85%는 관광객, 10%는 학생, 5%는 우리같은 기타(etc).

관광객 코스프레로 단체 사진 한 장 남기고 산을 내려왔습니다.   

N서울타워를 배경으로 단체컷

 

다음 목적지는 한적한 까페! 팀 주간회의를 해야하거든요. ㅎㅎ N서울타워에도 까페가 있지만, 그곳의 분위기는 거의 5일장에 가깝습니다. 언젠가 지나가다 본적 있는 주택을 개조한 초콜렛까페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동대입구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다 같이 순환버스 탑승. 버스팀은 이날 같은 코스를 두 번 ^^

역시 … 길까막눈 호스트 때문에 삽질을 몇번 하다가 도착한 까페!

정원이 있어 분위기가 훌륭했습니다. (국물이 진한) 시원한 쵸콜렛 음료도 굿굿~!!   

우리집이면 좋겠는…까페

 

우리가 쫌 시끄러운지라 방 하나를 전세내서 팀 회의를 했습니다.

사무실에서 하는거랑은 또 다른 이 느낌. 창밖으로 잔디와 나무가 보이니 참 좋군요!!!

배분팀 주간회의 중

 


서울은 너무 크고 복잡하지만 산이 참 많고 강도 있어 그나마 살만한 곳 같습니다.

우리도 사업이 너무 많고 바쁘지만 이렇게 가끔 환경을 바꿔 회의도 하고, 초록 잎들에 둘러싸여 피톤치드도 온 몸으로 흡입하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상반기 사업으로 분주한 가운데 진행된 5월 분이네 아티스트웨이, 이렇게 초록 쉼표하나 찍고 또 다시 달려 갈 힘을 얻습니다.   

분이네 다음 코스는 어디가 될까요? 좋은 곳 있으면 추천 해주세요!!  ^^

 

* 같이 읽는 글 : 분이네 아티스트웨이 @종로

 

댓글 4

  1. 비행기가 뜨지 못할 줄이야… ㅠㅠ 저도 아름다운재단 드디어 가보는구나, 기대 가득하고 있었는데 속상했어요. 헤헤. 좋은 의견들이 많이 공유되는 자리였을텐데 이래저래 무척 아쉬웠답니다. 다음에는 꼭 뵈어요. ^^

  2. 일이 놀이가 되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참 좋네요. ^^ 간사님들의 즐거운 에너지가 참 좋습니다~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