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길을 걷다가 ‘놀이터’만 보면 눈이 번쩍 뜨입니다. 아기가 있는 탓에 더 좋은 놀이터에 관심이 가는 탓도 있겠지만 더 특별한 이유는 ‘무장애 놀이터’사업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장애 놀이터’라는 단어를 보니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장애인 놀이터? 비장애인 놀이터?

무장애 놀이터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 겁니다. 무장애 놀이터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보편적인 접근과 사용이 가능한 놀이터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보편적 디자인이 반영된 놀이터 예시>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보편적 디자인 놀이터(universal design playground) 이라는 개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사회적기업인 ‘경계없는 놀이터(boundlessplaygrounds.org)’, ‘카붐(kaboom.org)’ 등을 통해 놀이터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아래 그네는 휠체어를 타고도 그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비장애아동도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지요. 

모든 아동이 함께 놀 수 있는 보편적 놀이터가 바로 ‘무장애 놀이터의 핵심’입니다.

국내에는 대웅제약에서 아름다운재단에 대웅제약웃음이있는기금을 출연하여 지난 2006년 서울숲 무장애 놀이터 <거인의 나라>와 2008년 국회 무장애 놀이터 <애벌레의 꿈>을 지은 바 있습니다.

휠체어로도 이용 가능한 그네일반아동과 장애아동이 같이 놀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 놀이터

<휠체어로도 이용 가능한 그네(좌)와 모든 아동이 함께 놀 수 있는 보편적 디자인을 반영한 놀이터(우)>

서울숲 무장애 놀이터 1호 <거인의 나라>

서울숲 무장애놀이터 <거인의 나라> 12m 높이의 거인 조형물 속에서 노는 아이들

서울숲 무장애 놀이터 <거인의 나라> 12m 높이의 거인 조형물 속에서 노는 아이들

 

 서울숲 무장애 놀이터는 서울숲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2m 높이의 거인 조형물은 멀리서 봐도 한 눈에 보일 만큼 커다란 모습이었습니다. 무장애 놀이터이기 때문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진·출입로에 장애물을 없애서 휠체어로도 접근이 가능하도록 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감각놀이를 위한 시설과 보행을 고려한 바닥

 

뱀이 똬리를 튼 형상의 성벽 터널에서는 청각적 감각놀이를 위한 소리 울림판을 첨가했고, 바닥은 고운 마사토를 깔아 장애인의 보행을 고려했습니다. 바람개비가 부착된 거인 조형물에는 거인의 발과 손을 통해 거인의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만 장애인이 거인 조형물 안에서 놀기에는 어려운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국회 무장애 놀이터 2호 <애벌레의 꿈>

국회 무장애 놀이터 <애벌래의 꿈>

 

국회 내 국회어린이집에 위치한 무장애 놀이터 2호는 <애벌레의 꿈>이라는 주제로 지어졌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도록 도로에서 놀이터까지 평지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안전하게 야외에서 오감체험을 할 수 있도록 총 6개의 테마로 이뤄졌으며 촉감으로 색과 형태를 느낄 수 있는 온도벽화, 노래하는 의자, 공명놀이, 소리가 나는 미끄럼틀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장애인의 접근이 가능한 오감 체험 기구

 

국내에는 위의 2개의 놀이터와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무장놀이터까지 총 3개의 무장애 놀이터가 있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만 무장애 놀이터를 통해 국내에도 점차 보편적 디자인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더욱 높아지길 소망합니다.

3호 무장애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요?

2014년 현재, 아름다운재단는 대웅제약웃음이있는기금을 통해 3번째 무장애 놀이터를 짓기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내년 봄에는 정말 재밌고, 신나는 놀이터에서 장애인·비장애아동이 함께 어우러지며 놀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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