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김미경입니다.
2013년 새해에는 기부자님께 매월 재미난 이야기로 매월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새해 첫 인사인 만큼 두 가지 새해 선물을 준비해 봤습니다. 맘에 드셨으면 좋겠네요.
첫 번째 선물은 이 그림입니다. 제목을 ‘시작’이라고 붙여 봤습니다. 제가 요즘 핸드폰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답니다. 기부자님께 새해 선물로 무엇을 그려 보내 드릴까? 궁리하다 그려본 겁니다.
흰 눈이 펑펑 내립니다. 전 눈이 내릴 때면 너무 좋으면서도 맘 속으론 늘 눈이 금방 그쳐버리지 않을까 안타까워 한답니다. 눈이 계속 내려 눈 속에 조용히 묻혀 살았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래도 늘 눈은 그치죠. 세상에 끝이 없었으면 싶은 좋은 일들도, 또 끝이 없는 듯 펼쳐지는 나쁜 일들도 늘 끝이 있더란 말입니다. 새해를 고통으로, 번민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분들께 드리는 제 마음의 선물입니다. 영원히 퍼붓는 눈은 없듯, 모든 것들에는 그 끝이 있고, 그리고 또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맘 홀가분하게 새해 시작 하시라구요.
그리고 두번째 새해 선물은 요겁니다. 빨간 복주머니 이쁘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1월 1일 새해 첫날을 어머니의 사망 소식과 함께 했습니다. 떡국 끓여 먹고 이런저런 새해 설계 하고 있던 참에 갑자기 어머니의 죽음을 맞딱뜨려야했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들고 날아가 미국 뉴욕땅 공동묘지 싸늘한 땅에 어머니를 묻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언니들과 둘러앉아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했습니다. 버릴 것들은 챙겨 버리고, 헌옷 가게로 보낼 옷들은 건져 보내고, 그리고 갖고 싶은 유품들을 나눠 가졌습니다. 저는 바늘쌈지 속에 얌전히 들어있던 어머니가 수놓은 이 빨간 복주머니를 가졌습니다. 한수한수 수놓으면서 어머니가 담고 싶어했을 그 복까지 담아오는 마음으로요. 눈물을 거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금. 빨간 복주머니는 제 안방 선반 위에 얌전히 앉아 있습니다.
새해 벽두에 저를 미국으로까지 불러 남겨 주신 복주머니를 기부자님과 새해 선물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 빨간 복주머니가 저 뿐 만 아니라 기부자님 모두에게 따뜻하고 정겨운 복을 가져다 줄 거라는 맘에서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