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던 영하의 추위가 조금 수그러들던 2월의 주말 저녁.
경복궁역 인근의 일식집 소도(sodo)에서는 매우 특별한 저녁식사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바로 가수 이적 씨가 한턱 크게 쏘시는 자리였거든요. ^^
왜?!! 가수 이적은 한 턱 크게 쐈는가?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 가수 이적 씨는 아름다운재단에 1억을 쾌척하여 기금을 만드셨어요.
[달팽이기금이야기 보기]
소년소녀가정의 주거비를 지원하겠다고 그 큰 돈을 기부하신 것이죠.
기금을 만드실 때, <나는 반대합니다> 캠페인에도 참여해주셨는데요.
“나는 돈이 없어 어린 학생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현실에 반대합니다”라며
당당히 나.반.대 캠페인에 참여해주셨었지요.
[나는 반대합니다 캠페인 보기]
더 많은 기부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일종의 ‘선물’을 주시는 거죠.
가수 이적 씨가 약속한 것은 바로 ‘밥 한끼!’ 사는 것이었어요. ^^
약속을 해주실 때는 “소박하게 밥 한 끼 사겠다”고 하셨지만,
초대하시는 기부자가 100명이니….
소박하기엔 너무 거대한 규모가 되어버렸네요. ㅎㅎ
어찌됐든 이적 씨의 “식사대접” 공약 덕분인지, 100명의 기부자는 금방 달성되었고…
적느님을 보기 위해,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
이적 씨의 소박한 밥상이 있던 날은 바로 금요일. 황금 같은 주말이 시작되는 저녁이었어요.
행사시간이 7시부터였는데. 이날 식사준비를 위해 6시20분쯤에 도착을 했는데,
아…저쪽 구석에 벌써 자리에 와 계신 기부자님이 계십니다.(아~대단하세요^^;;)
시간이 흐를수록 기부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느덧 약속한 시간이 되고 자리는 꽉 채워졌습니다.
그런데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기부자님들의 시선이 입구쪽으로 향합니다.
아~ 이적 씨가 오셨군요!!!
어..이쯤되니 혹시 여기 오신 분들이 모두 이적님 팬클럽이신가 하는 의심도..ㅋㅋ
(이적님만을 위한 사심 기부 아니시죠? 그래도 모두 나눔의 의지를 불끈~ 안고 계신 기부자님들 이실 거라는!!^^)
이적 씨의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잠깐 아름다운재단 소개와 이적 씨가 만드신 <달팽이기금>에 대한 소개도 이어집니다.
이날 사회를 보신 분은 아름다운재단의 최고령 싱글남(ㅋㅋ 죄송~~)이신 한태윤 간사님이 맡아주셨어요.
지루해보이는 외모(하하하하;;;;) 와는 달리, 그날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해주셨어요.
그.러.나.
한태윤 간사님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이적 씨는 너무 피로해보이셨어요. ㅠㅠ
요즘 부쩍 방송 촬영이며, CF며 활동이 많으셔서 그러신 거겠죠?
피곤한 모습을 보니, 이런 시간을 마련해주신 게 더욱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루한(!) 순서가 끝나고 한태윤 간사님이 몇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참여하신 기부자님들을 소개해주십니다.
이적 씨와 함께 할 100명의 기부자들의 신청접수가 오픈되자마자 5분만에 빛의 속도로 마감되었던 사연과
최연소 기부자,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기부자, 부산에서 큰 마음 먹고 올라온 기부자, 이적 씨와의 식사를 위해
월차도 불사한 기부자 등등등. 정말 눈물 없이 (^^;;) 들을 수 없는 사연까지.
참~ 이날 행사에 가장 1등으로 도착하신 기부자님은 다리를 다치셔서 목발을 짚고 오셨다는 ^^;;;
제주도, 부산에서 오신 기부자님, 1등으로 기부하신 기부자님 등등은 일어나셔서 인사도 하셨는데요.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올라왔다는 말씀에, 이적 씨가 “밥 한끼 먹으러 비행기를 타고 와요? 그 돈으로 차라리 기부를..”이라며
농담도 건네셨답니다. ㅎㅎ
이적 씨가 잠깐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찾아주신 기부자님들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으셔서 말이죠.
“나이가 들면서 기부와 나눔을 조금 더 확고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아예 목돈으로 기금을 만들어야겠다, 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 기부금액이 사용되면서 줄어들면, 또 그만큼 채워야지. 그렇게 꾸준히 그
테두리를 지키게 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 기부하게 되면서 정말 수백명이 함께 해주실 줄은 몰랐네요.
참 고맙고 뿌듯합니다.”
이적 씨는 나.반.대 캠페인 선물로 식사를 택한 것에 대해서는 이런 말도 덧붙여 주셔서
한번 빵 터졌어요.
“사실 기부자님들과 뭘 할까, 하다가 등산을 같이 하자고 할까 했는데, 김제동 씨가 먼저 해서
안 되겠다 싶었고 허허, 저녁에 술한잔은 어떨까 했는데, 취하고 나서 기부 취소한다고 할까봐.
하하하. 밥은 제가 쏠테니. 굳은 식비로 좋은데 쓰세요.”
쿨하게 멘트를 날리신 이적 씨. 멋있었요. ^^
말씀하시는 걸 보니 굉장히 소탈하신 것 같더라고요. 뭐랄까. 평범한 느낌이 있어 좋고,
허세 같은 건 전혀 없어 뵈시고. ㅎㅎ
삼행시로 내 마음을 훔쳐봐~!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기부자님들과 함께 간단한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바로 ‘달.팽.이’로 삼행시 짓기!!!!
가장 멋진 삼행시를 지은 팀에겐 이적 씨와 함께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영광을 선사하기로 했죠.
(그런데, 멋진 이적 씨와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는다면,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알수 없을 것 같아요. ^^;;
저는 밥은 그저 편하게 먹고 싶어요.ㅋㅋ)
이적 씨와 함께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기로 해서일까요?
삼행시 짓기의 경쟁이 아주 치열했답니다.
[달.팽.이로 지은 기부자님들의 다양한 삼행시가 보고 싶다면]
달리 방법도 없고 희망도 없어
팽개쳐져 소외된 분들께
이적님과 팬들이 함께 빛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달마다 카드값 막느라 힘들어도
팽이치는 마음으로 멈추지 않도록
이적님의 달팽이기금 응원합니다.
달려오느라 지치지 않으셨나요?
팽팽한 긴장 속에 외롭지 않으셨나요?
이제, 함께 걸어가요. 천천히 나누면서.
달달이 이적보러 서울을 오고 싶지만
팽기(뱅기) 값도 비싸고 KTX도 비싸고 비루한 지방팬들은 보고 싶어도 그저 웁니다. 그래도
이적보러 서울갈 거냐고 물어보면 엄마한테 거짓말하고 또 오지요.
달콤한 목소리와
팽팽한 피부, 우물을 닮아 깊게 패인 보조개까지 가진
이적님은 욕심쟁이, 우후훗
달마다 낸다고요.
팽할 수도 없는게 핸드폰으로 착실하게 빠져나가죠.
이 희망 무너지지 않도록 그렇게 언제까지나 그대와 함께.
이적 씨가 몇개를 골라 읽어주셨는데, 큰 웃음을 선사한 삼행시도 있었죠.
달달한 이적 오빠
팽팽(?)하니까
이리로 와서 안아줘요.
아~ 이거 뭔가요. ㅎㅎ 근데 남자기부자님이 쓰셨다 해서 땡~!
결국 이적 씨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밥을 먹게 되는 영광(?) ㅎㅎ은 2팀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신 기부자님도 함께요. ^^
모두 일곱분의 기부자님과 이적 씨가 함께 식사를 하셨죠.
두런두런 일상적인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처음엔 조금 어색하더라고요.
사실 한국 사람들이 원래 낯선 분들과 식사하는 걸 어려워하잖아요.
거기다가 연예인과 한끼 식사라니!
또 기부자님들이 좋아하는 이적 씨니 더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그게 물꼬가 트이면서 사인도 받고 선물도 전해주는 기부자님들이 줄을 잇게 되었지 뭔가요.
식당을 무한정 빌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행사를 마치고 돌아가야 했지요.
아쉬워하는 기부자님들을 위해 특별히 단체사진을 촬영하기로 했습니다.
100여분이 한꺼번에 사진을 찍을 수는 없어서 몇 그룹으로 나눠 사진촬영을 했어요.
(이날 이적 씨 매니저님이 큰 도움주셨어요. 확실히 이런 경험이 여러차례 있으셨는지, 줄 서있는 기부자님들 그룹도 나누고,
사진촬영할 위치도 정해주시고…여하튼 보면서 ‘아, 매니저가 저런 걸 하는 거구나. 싶었다는..ㅎㅎ)
[촬영한 단체사진은 아래 더보기를 눌러 확인해주세요.^^]
사진촬영도 끝나고 어느덧 행사를 마쳐야 할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이적 씨가 밥값을 계산해야 할 때도 됐고요. ㅎㅎ
기부자님들과 인사를 한 후, 계산대로 가는 이적 씨.
100명의 기부자와 함께 한 식사.
무려 1,031,500원이 나왔군요. 와우.
이적 씨 멋지게 카드를 꺼내 긁어주시면서
“아~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
라며 너스레도 떨어주십니다.
그리고, 소박하게 “무이자 3개월로~”라는 말도. ㅎㅎㅎㅎ
하하. 덕분에 기부자님들 한번 빵~ 터지고.
기부자님이 유투브에 올려주셨군요!!!
[이적 씨의 카드결재 인증 동영상 보기]
모든 행사를 마치고 이적 씨가 기부자님들과 인사를 하고 총총히 발걸음을 옮기자,
일부 기부자님들은 “식사 잘 먹었습니다~”라며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어요.
100여명의 기부자들이, 이적 씨를 매개로, 또 ‘나눔’을 매개로 다같이 모여 밥 한 숟가락 뜰 수 있는 자리.
참 즐겁고 따뜻한 자리였답니다.
참참~ 그리고 빅뉴스!!!!
이적 씨의 소박한 밥상에 참여하셨던 기부자님께서 어제 정기기부를 신청하셨어요.
아마, 이적 씨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적 씨의 소박한 밥상이 벌써 아름다운 나눔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나봐요. ^^
이적 씨~! 고맙습니다.
크게 써주신 한 턱, 덕분에 더 많은 기부자님들이 마음 속에 나눔을 품고 돌아갔겠지요?
앞으로도 꾸준한 기부와 나눔 기대할게요. ^^*
또, 찾아주신 기부자님들도 고맙습니다.~~~~
박혜정
기부는 했지만~ 함께 식사는 참여하지 못 한 기부잡니다!!! 사진으로 봬도 그 기운이 느껴져서 기분 좋네요~^^* 담번엔 꼭~ 함께 할게요!!!!!
nanumer
박혜정 기부자님! 안녕하세요~ 아… 아쉽네요.ㅜㅠ 다음번에도 이런 기회가 꼭 있기를 바라면서! 기부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해요!^^
가회동 썬그리
ㅎㅎㅎ 밀착 취재기사 감사합니다.
정나영
아..적 오라버니..
10년넘게 이어온 팬질. 헛되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알라뷰~
나그네
이적씨 좋은 일 하셨네요. 밥도 쏘시고ㅎ종종 이런 멋진 모습 보여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