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이 궁금하고, 나의 오늘내일의 일이 궁금해져서 신문 귀퉁이에 나와 있는 띠별 운세를 보고 잡지책에서 나의 별자리를 찾기도 하는 우리에게 “지금”이라는 것은 어쩌면 간과하고 있는 흘러가는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제목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입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말하는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집니다.
아버지가 다른 자매 명주와 명은은 어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제주도에서 어색한 만남을 가지게 되고,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는 명은은 언니 명주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털털하고 낙천적인 명주와 달리 세련된 이미지의 신경질적인 명은, 두 자매의 여행이 순탄할 리가 없습니다. 자매는 부딪치고 다치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알아가고 가족의 비밀이 드러납니다. 평범하지 않은 가족의 비밀… 그 비밀을 모르는 지금 이대로가 좋을 수도 있겠지만 세상의 잣대로 평가할 수도 내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되돌릴 수도 없는 것이 바로 가족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의 배경이 된 제주도 출신의 부지영 감독이 몇 년 전 친언니와 함께 여행을 한 것을 계기로 만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잘 안다고 생각했던 언니였는데 여행을 하면서 알게 된 언니는 감독이 알던 언니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의 부모가 되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나의 부모님, 형제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은 점점 줄어들고 같이 한 기억은 유년기의 기억이 대부분입니다. 어느덧 부모님, 그리고 형제들과의 소통은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중에 풀지 못하는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맘먹고서야 안부전화를 돌리기도 합니다. 한때는 나의 전부였던 부모님, 친구이면서도 내가 꼭 지켜줘야 할 것 같았던 동생… 기억 속의 모습이 더 친근하고 사랑스러울지라도, 과거의 내 동생, 내 부모님의 모습이 아니라 지금 이대로의 모습 그대로 다시 다가가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관객 후기]
가족의 화합과 이해를 보았다 난 동생이 있는데 같이 여행을 가본지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고 동생과 같이 여행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엔 가까운곳이라도 떠나야겠다 가까운사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 영화이다. 이복 자매 간의 여행을 통한 화해와 사랑, 가족애를 보며 점점 집중하고 아버지를 찾아 헤메던 주인공의 복잡한 마음과 용서의 마음을 느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기간으로 인해 더 많은 친구들이 함께하지 못했고, 늦은 시간으로 감독님과의 이야기는 놓쳤지만 잔잔한 여운과 함께 일상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영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