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다른 일정의 시간에 맞추기가 간당간당하던 참이었습니다.
짐을 싸 나가려던 찰라였기에 조용한 사무실에 우렁차게 울리는 벨소리에 한 3초쯤 받을까 말까 고민하였지요.
그러다 받은 전화는 경쾌한 목소리의 젊은 기부자님이셨습니다.
“기부금 증액하고 싶은데요!”
이유를 여쭤보니 청년백수에서 취직이 되어서 증액을 하겠다는 전화였습니다.
소위 ’88만원 세대’ 청년백수였던 그녀에게 매달 기부하던 5천 원은 적은 돈이 아니였을겁니다.
그리고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 첫 월급을 타 기부하겠다는 월 2만원도, 그리 작은 돈은 아닐겁니다.
취직이 되어 기쁜 맘으로 기부금을 올리고 싶다는 전화를 했을 기부자님의 설레는 마음을 생각하니 코끝이 시큰해졌습니다.
사실 그 날은 몸도 마음도 지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애초에 내가 좋아서 하고싶어 시작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힘든 날이 있잖아요…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런 하루의 끝에 수화기 너머 그녀의 씩씩하고 경쾌한 목소리는 저의 지친 마음에 큰 위로가 돼주었습니다.
당신 덕분에 초여름의 밤의 퇴근길이 참 흐믓했습니다.
퇴근길에 기부자님이 부디 새 일터에서 인정받으며,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기왕이면 기부도 오래오래 하실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기부자님, 행복하세요!
같이 일하는 사람
항상 어렵고 떨리는 기부자님과의 통화지만, 통화 후의 기부자님들에게 얻는 좋은 기운은 떨림에 비할바가 아니지요~
달리아란
그러게요. 진짜.. 기부자님들이랑 전화통화는 늘 긴장~
저 전화받고 마음이 울컥 했었어요. 세상에 어떤 돈이 쉬운 것이겠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