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는 물건 팔아 모은 돈 기부

서울 동광초등학교(금천구 시흥동) 2학년 전성실 선생님 반에선 매월 ‘나눔장터’가 열립니다. 나눔장터가 뭐냐고요? 자신이 나눌 수 있는 모든 걸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장터예요. 나눔장터에서 팔 수 있는 건 다양합니다. 쓰지 않는 물건도 괜찮고 자신의 특별한 재능도 팔 수 있어요. 선생님은 장터 운영에 관한 모든 결정을 아이들에게 맡겨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아이들은 장터를 여는 시간과 장소, 판매할 물건 등 대부분의 사항을 학급회의 때 직접 결정합니다.

장터에서 판매를 맡은 아이들은 100원을 내고 책상을 분양받습니다. 책상 위에 간판도 걸고, 광고판도 만들고, 물건엔 가격표를 붙여가며 새 가게를 여는 사장님들처럼 정성껏 준비합니다. 작아진 옷, 다 읽은 책, 가지고 놀다가 지겨워진 장난감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내놓고 파는 재활용품 장터 사장님도 있고, 자신의 재능을 살려 ‘마술 수강권’이나 ‘종이접기 수강권’을 파는 선생님도 등장합니다.

 

 

장터가 열리는 날, 교실은 왁자지껄 시끄러워집니다. “싸요, 싸! 귀여운 곰돌이 인형이 단돈 500원!”, “마술을 배워보세요! 상자마술 수강권이 500원입니다.” 목이 터져라 자신의 가게를 홍보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100원만 깎아주세요!” 흥정하는 손님들의 목소리는 힐끔힐끔 지나가는 아이들의 눈길을 끕니다. 더러 교실 안으로 들어와 물건을 사가는 손님도 있어요.

이렇게 장터를 열어 번 돈은 어떻게 하냐고요? 아이들은 장터 수익금의 일부, 혹은 전부를 기부함에 넣습니다. 선생님은 책상을 분양해 생긴 수익과 기부함에 모인 기부금을 아이들 앞에서 공개합니다. 그리고 수익금을 어디에 기부할지 회의로 결정하지요. 지난해 11월엔 학급회의를 거쳐 영화 ‘울지마 톤즈’의 실제 주인공 고(故) 이태석 신부의 ‘수단어린이장학회’에 5만6790원을 기부했습니다.

나눔장터에 참여한 어린이들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윤수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한 학기 동안 장터가 정말 재밌었어요. 장터 물건 준비하는 게 좀 힘들긴 해요. 하지만 친구들과 물건을 나누고 기부도 할 수 있어 참 좋아요.” 정민이는 장터 직후 이런 소감을 남겼습니다. “나눔장터를 하면서 많은 걸 느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준비를 할 땐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리고 팔 때와 살 땐 마음이 떨렸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 바로 나눔인 것 같다.”

형진이는 학교에서 체험했던 장터의 기억을 살려 방학을 이용, 아파트 앞 공터에 직접 나눔장터를 차렸습니다. 쓰지 않는 물건을 내다 팔아 얻은 수익금 4800원은 장애 어린이의 보조기구를 지원하는 아름다운재단 ‘행복한 동행기금’에 기부했어요. 

이처럼 나눔장터를 열거나 참여하면 쉽게 ‘모금’을 체험할 수 있답니다. 헌 물건을 팔고 사는 경험을 하며 물건의 중요성을 깨닫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을 정하고 흥정하며 경제 원리도 배울 수 있답니다.

어때요, 여러분도 나눔장터에 참여하고 싶나요? 다음 달 8일 서울 마포희망시장에선 아름다운재단 나눔클럽에서 여는 ‘반디나눔장터’가 열립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팔거나 악기연주, 동화구연, 종이접기 등 자신의 재능을 나누면서 직접 모금을 체험할 수 있지요. 참여하고 싶은 어린이들은 홈페이지에서 신청해보세요.


– 소년조선일보 · 아름다운재단 공동 ‘어린이 모금가 ‘반디’를 만나다’ 캠페인 5번째 기사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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