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성 군 ‘나눔 생일 파티’ 열어 위안부 할머니 도와
여러분은 ‘생일’ 하면 어떤 게 가장 먼저 생각나나요? 촛불이 활활 타오르는 케이크? 예쁜 포장지에 쌓인 선물? 신나는 생일 파티? 아마도 여러분에게 생일은 1년 중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나일 거예요.
오늘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특별한 생일을 보낸 친구를 소개해 드릴게요. 지난 6월 18일은 어린이 나눔클럽 회원 강예성 군(서울 봉은초등 4년)의 열한 살 생일이었어요. “생일 축하합니다/사랑하는 예성이의 생일 축하합니다~” 친구들이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가 끝나고 예성이는 케이크에 올려진 촛불을 불었어요. 여기까진 여느 생일 파티와 다를 게 없었죠.
이날 예성이와 어머니는 좀 더 의미 있고 색다른 기념일을 만들고 싶어 ‘나눔 생일 파티’를 준비했답니다. 생일 파티에 빼놓을 수 없는 ‘선물’을 없애는 대신 친구들에게 ‘축하 기부금’을 요청한 거죠.
예성이 어머니는 작은 상자로 기부함을 만들어 ‘생일 나눔’이라고 적었어요. 파티에 초대받은 친구들은 준비해 온 기부금을 기부함에 넣었죠. 몇몇 친구들은 아무래도 기부금만 가지고 오는 게 어색했는지 선물과 기부금을 따로 준비해 오기도 했습니다. 과학 선생님인 예성이의 이모는 예성이와 친구들을 위해 간단한 과학 체험 놀이를 준비해주셨어요. 덕분에 예성이의 열한 번째 생일은 먹고 즐기는 것으로 끝나는 파티가 아닌, 나눔도 실천하고 배움도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됐답니다.
선물 대신 기부금을 갖고 오라는 초청자의 엉뚱한 주문에 혹시나 불편해하는 친구들은 없을지 걱정했지만 그건 쓸데없는 고민이었어요. 오히려 파티에 참여한 친구들과 엄마들에게서 많은 지지와 칭찬을 받았지요.
이날 기부함에 모인 돈은 12만5000원! 예성이는 이 기부금을 전액 아름다운재단 ‘김군자할머니기금’에 기부했어요. ‘김군자할머니기금’은 일본군 위안부(慰安婦·전쟁 때 군대에서 남자들을 위안하기 위해 동원된 여자)란 그늘 아래 평생을 가난하게 살아오신 김군자 할머니가 전 재산을 가난한 학생의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기부한 돈으로 만들어진 기금입니다.
자신의 생일 파티를 마음 뿌듯한 ‘나눔’으로 꽉 채운 예성이. 여러분도 다음번 생일은 예성이처럼 보내보면 어떨까요? 어려울 것 없습니다. 내 것을 ‘약간’ 포기하는 용기, 이웃을 위하는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준비 완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