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열어본 전자우편함에 아름다운 재단의 임주현 간사님의 반가운 편지가 와 있었다. 1기 나눔클럽 활동 수료식에 초대한다는 내용이었다. 소년조선일보를 보신 엄마의 추천으로 어린이 나눔클럽에 가입한지 벌써 6개월이 지나 수료식을 한다고 생각하니 내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꼭 참여하겠다는 답장을 보내고 나눔저금통의 돈과 미션 카드를 재단에 보내기 위해 저금통을 열어보았다.
미션카드에는 가난한 소년소녀 가장들의 밀린 집세를 돕겠다는 나의 약속이 또박또박 적혀 있었고, 목표모금액은 4달 동안 내 용돈의 10%인 16000원이었다. 저금통을 열어본 나는 생각보다 돈이 너무 적어서 실망했다. 겨우 5500원뿐이었다. 그동안 나 스스로에게 약속한 미션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 많이 부끄러웠다.
눈에 보이는 활동만 재미있게 참여하면서 남을 돕기 보다는 내가 받은게 더 많은 활동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얼굴이 붉어졌다. 나는 얼른 지갑깊숙히 모아두었던 쌈지돈을 털어 약속한 미션금액을 채우고 엄마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재단에 돈을 입금했다. 그제서야 기쁜 마음으로 수료식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12월 11일 토요일 아침, 매서운 바람과 낮아진 기온으로 무척 추웠다. 아빠께서 수료식 장소까지 자가용으로 데려다 주셔서 조금 일찍 도착한 나와 엄마는 수료식 무대를 꾸미는 일을 도와드렸다. 중앙 무대에는 나눔클럽 로고가 크게 걸렸고 오른쪽으로는 클럽회원친구들이 보낸 미션카드가 전시되었다. 그리고 왼쪽에는 지난번 나눔 캔버스 때 그렸던 그림들과 모금함이 준비되었다.
10시 30분, 시작시간이 다가오자 낯익은 얼굴들이 하나씩 모여들었다. 반가운 눈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았다. 추운 날씨 탓인지 예상했던 것 보다 참석자가 많지 않았다. 먼저 윤정숙 상임이사님의 인사말로 수료식이 시작 되었다. 이사님은 안철수 박사님의 “나눔을 가르치는 것은 부모님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다.”라는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여기오신 부모님들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셨고 큰리더쉽은 나눔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오늘 참석한 어린이들 모두가 진정한 이 시대의 리더가 될 것이라며 사랑한다는 맘을 전하셨습니다.
두 번째로 나눔클럽 활동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스크린을 통해 지난 6개월 동안의 우리들의 활동모습이 영상으로 소개되었다. 제목은 ” 한해동안 나눔 쑥쑥 하셨나요?”였다. 나눔캠프와 봉사활동, 단추수프축제, 다문화 어린이를 돕기위한 아시아 하루여행, 나눔캔버스 까지 한 컷 한 컷 지나갈 때마다 추억이 떠오르고 그때 느꼈던 아름다운 뉘우침과 감동, 약속들이 다시 떠올랐다.
세 번째 시간은 나눔클럽에 참가하신 부모님의 소감을 듣는것이었는데 예성이 어머니께서 나눔저금통을 통해 경제관념이 생기고 나눔이 습관이 되었다고 하시며, 이 활동이 미래의 꿈에도 영향을 끼치는 굉장한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고 하셨다. 내 친구인 혜빈이 어머니께서는 나눔의 씨앗이 가슴속에 싹을 틔운 것 같다고 하셨다. 우리엄마께서는 소감발표를 하시진 않으셨지만 조용히 기부서약서를 작성하고 계셨다. 나도 나눔 저금통의 모금활동이 주는 기쁨을 맛보게 하였고 누군가를 돕는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마음 속으로 했다.
네 번째로 나눔클럽 한명씩 차례로 수료증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마지막으로 축하공연으로 신혜빈 친구의 플룻공연이 있었다.뜨거운 박수와 함께 수료식이 끝나고 엄마와 나는 나눔나무에 약속나뭇잎을 달았다.
처음 나눔클럽에을 가입한 것은 엄마의 권유 때문이었지만 나는 나눔활동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나눌수 있는 것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 재능, 마음도 있고 나누어 주는 내 자신이 점점 더 행복해지는 것도 배웠다. 누군가의 칭찬을 받기 위해서 또는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스팩쌓기로 하는 거짓나눔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나눔의 씨앗을 심어준 나눔클럽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더 많은 친구들이 나와 같은 좋은 경험을 체험하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폭력, 왕따문제가 넘치는 학교에서 감사하고 배려하는 따뜻한 학교로 변화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글쓴이 : ‘어린이 나눔클럽’ 이다윤 –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푸른누리 50호 기사
※ 초등학생을 위한 어린이 나눔교육 프로그램 – ‘어린이 나눔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