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나눔클럽’ 가입하여 6개월이 지나 수료식을 한다고 했다. 나는 꼭 참여하겠다는 답장을 보내고 나눔 저금통의 돈과 미션카드를 재단에 보내기 위해 저금통을 열어보았다. 하지만 미션카드에는 가난한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겠다는 나의 약속이 너무도 또렷이 적혀있었다. 저금통을 열어본 나는 돈이 얼마 들어 있지 않아 너무 실망하였다. 내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워 수료식에 참여할 수 없었다. 그 후에 여러 번 미션카드와 저금통을 우편으로 보내 주면 수료증을 보내주신다고 하였는데, 나는 차마 보내지 못하였다.
얼마 후 오랜만에 열어본 전자우편함에 아름다운 재단의 ‘나눔길라잡이’ 에 초대한다는 반가운 편지가 와 있었다. 작년엔 여러 활동에도 참여를 하지 못하여 이번에는 꼭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하고 나눔도 생활속에서 실천하겠다는 굳은 나와의 약속을 하고 참여하게되었다.
지난, 5월 21일 토요일 아침, 평소 좋아하는 동화작가 고정욱 선생님을 뵐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엄마와 동생의 손을 맞잡고 안국역 노틀담 수녀원으로 향했다. 입구에는 ‘나눔대장’이라는 책들이 쌓여져 있었다. 나는 혹시 하는 생각에 모아두었던 상품권을 가져갔는데 내는 사람들이 없어 엄마께 부탁하여 엄마의 도움으로 아주 저렴하게 4권을 샀다. 한 권은 내가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한 권은 학급에 비치해 두어 친구들에게 나눔의 길라잡이가 되기 위해…
고정욱작가님은 1살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부터 장애인이 되셨다고 한다. 초등학교를 거쳐 대학교 까지 또, 박사학위를 받기까지의 경험담과 결혼하여 가족 이야기등… 이야기 보따리를 하나 하나 풀어내듯 사진과 함께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 주셨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나는 고마워해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았다. 고정욱 작가님은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등 정말 많은 책을 쓰신 분이다. 무려 180권을 300부나 판매하셨다고 한다.
사인회와 기념촬영을 마치고 식당에서 맛있는 밥도 먹고 설거지를 셀프로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마음이 올때보다 더 가볍고 즐거웠다. 장애인을 도와 줄때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을 하고 도와달라고 하면 도와주고 도와주지 말라고 하면 도와주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또 도와달라고 하면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라고 묻고 도와 줘야한다는 것도 알았다. 오늘 ‘나눔길라잡이’ 행사는 지난해 나눔을 잘 실천하지 못한 나의 반성과 함께 친구들에게 진정한 나눔이 무엇인지 정말 잘 설명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날인 월요일 학교에 가서 ‘나눔대장’책 소개와 ‘나눔클럽’에 대해 설명하며 1권은 내가가지고 또1권은 학급문고에 기증하고 또1권은 학교도서관에 기증했다.
‘나눔길라잡이’를 통해 처음 나눔클럽에 가입한 것은 엄마의 권유 때문이었지만 나는 “잘사는 사람이 못사는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고 나눔활동을 통해 나눌수 있는 것은 돈뿐만 아니라 시간, 재능, 마음도 있고 나누어 주는 내 자신이 점점 더 행복해지는 것도 배웠다. 올해 연말에는 나눔클럽 활동들을 되돌아 볼때는 좀 더 성숙한 나눔과 실천을 한 나를 상상하며 아름다운 뉘우침과 약속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