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이 되면 서울 마포아트센터(마포구 대흥동) 앞 광장에서 ‘마포희망시장(이하 ‘시장’)’이란 벼룩시장이 열립니다. 평소엔 대부분의 판매자가 어른이지만 지난 8일, 이곳에 노란색 스카프와 헤어밴드 차림의 어린이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바로 시장 내 ‘반디나눔장터’에 참여한 아름다운재단 어린이 나눔클럽(이하 ‘나눔클럽’)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책 한 권에 1000원!”
“예쁜 무지개 강아지 인형 입양하세요!”
작지만 힘껏 외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후,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율이 울려 퍼졌습니다. 나눔클럽 회원인 하은이와 민정이(이상 서울 신용산초등 6년)의 연주였습니다. 학교 오케스트라 단원인 하은이와 민정이는 ‘소년소녀가장 친구들을 돕기 위한 연주-500원씩 기부해주세요’란 간판을 내건 후 한쪽에 모금함을 두고 연주를 듣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기부하도록 했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잘한다!”며 격려와 박수를 전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돈을 쥐여주며 모금함을 향해 등을 떠밀기도 했습니다.
두 친구 외에도 플루트 연주, 페이스 페인팅, 패션 페인팅 등 다양한 재능 기부가 이어졌습니다. 직접 만든 쿠키와 책갈피, 자신에겐 작아지거나 필요없게 된 물건들을 가져와 판매하는 ‘어린이 모금가’들도 있었습니다. ‘어린이도 얼마든지 모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이날 행사장 풍경, 역시 나눔클럽 회원인 관우(서울 영훈초등 6년)의 목소리를 통해 전합니다.
관우의 반디나눔장터 이야기
‘물건을 직접 팔아 모금한다’는 반디나눔장터 소식을 듣곤 무척 설레는 마음으로 장터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기증할 물건을 올려놓고 어디에 기부할 건지 정했습니다. 가게 간판과 모금함도 만들었습니다. 전 ‘소년소녀 가장의 주거지원’을 위해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관우네 책가게’란 간판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슬슬 걱정도 됐습니다.‘ 하나도 안 팔리면 어쩌지?’
장터 한편에서 재능 기부하는 친구들이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주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그 주위로 모여들었습니다. 제 가게에도 손님들이 조금씩 왔습니다. 책은 몇 권만 빼고 다 팔렸습니다. 마지막엔 왕창 세일을 해 팔기도 했습니다.
장터를 다 마친 후 모금함을 열어보니 2만5000원이 모였습니다. 모금함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 종일 반디장터에서 했던 노란색 반디 헤어밴드와 스카프 차림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전 앞으로도 계속 반디 모금함에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위한 모금을 할 거예요. 참, 이 자리를 빌려 장터 때 절 도와주신 선생님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