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스탄의 승천 : Tristan’s ascension (Bill Viola, 2005)
얼마전 한 전시를 찾아 ‘빌 비올라’라는 작가의 영상작품을 보게되었습니다.
사진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Tristan’s ascension’(트리스탄의 승천)이라는 이 영상작품에 대해서나 작가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작품을 보면 직관적으로 ‘승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비를 맞는 것이 아니라 누워있던 사람의 몸에서 물방울이 올라가기 시작해 이 사람뿐 아니라 누워있던 바닥에서 점점 더 많은 물방울들이 하늘로 올라가며 마지막에는 이 사람의 몸까지 들어올려져 ‘승천’해서 하늘로 사라지는 것으로 작품은 끝이 납니다.
승천을 만드는 힘
캄캄한 전시실에서 작은 물방울에서 폭우처럼 변해가는 ‘승천’을 돕는 물방울에 비추는 빛의 음영과 음향속에 제가 첫 번째로 느낀 감정은 ‘정화’였습니다.
우습지만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으며, 아픔, 고민, 슬픔, 부끄러움이 지워지기를 바라며 또 씻겨 내려가는 듯한 감각에 화장실 바닥에 멍하게 앉아 있던 경험이 떠오릅니다.
작품에 몰입할수록 차가운 석관위에 누워서 승천하는 망자인 듯, 예수님인 듯한 저 사람보다도, 그를 하늘로 띄어올리는 듯한 저 많은 물방울들에 점차 집중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는 자연법칙을 거슬러 하늘을 향해 올라가며 사람을 띄어올리는 물방울들이 무방비로 수용하고 따르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꿈꾸며 노력하는 수 많은 사람으로, 수 많은 이들의 눈물방울, 땀방울로 보여 경건한 마음이 충만해왔습니다.
역설적으로 죽은 사람의 승천을 만들어내는 저 물방울에서, 산 사람을 구하고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땀과 눈물의 힘’을 만나게 됩니다.
누군가를 위한 노고
나의 사랑하는 가족, 친구, 이웃, 만난적 없어도 함께 살아가고 있는 그 누군가를 위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마음’이, 땀방울을 흘릴 수 있는 ‘행동’이 진정한 ‘나눔’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반드시 돈이나 물질이 아니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누군가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나 누군가를 대변하여 목소리를 높이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 누군가를 구한다는 것은 저 작품에서처럼 작은 눈물 방울, 땀방울. 그 모든 ‘나눔’이 모여 만드는 큰 흐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오늘 여러분의 가슴에 나눔을 호소하는 그 것은 무엇입니까?
내가 나누는 이 정도로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당신이 그 첫 번째 눈물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누군지 안면이 없어도 이 땅의 이 곳 저 곳에서 당신의 희망에 공감하고 함께하는 수 많은 이들이 있을테니까요.
늦은건 아닐까 망설이지 마세요.
어쩌면 당신이 그 누군가를 구하고 세상의 변화를 일으키는 마지막 작은 땀방울일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 누군가를 위하여 함께 가는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재단은 1%기금을 통해 우리 사회의 대안을 만들고,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공익활동, 특히 “시민참여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공익활동” 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글 | 정경훈 간사
맞습니다
작은 마음 하나하나가 모여 희망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