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디는 자신이 사는 지역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12~16세의 청소년들이 만드는 청소년 사회참여 활동입니다. 나눔에 대한 이해, 동네 문제 찾기, 관련 비영리기관 방문의 과정을 통해 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 활동까지 마친 뒤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나눔 응원전’이 2016년 9월 10일 아름다운재단 1층 대회의실에서 펼쳐졌습니다. |
몇십년만의 폭염으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던 2016년 여름. 뜨거운 태양보다 더한 열기로 이 여름을 보낸 이들이 있었으니…… 아름다운재단 나눔교육 반디 4기 활동으로 [강북구 소녀상 세우기]와 [아름다운 언어사용]을 주제로 무더운 여름을 달군 너나우리(김해연, 오예나, 최지아, 한 채현)와 끝까지 간다(김민종, 이서진, 이승혁, 허성재)가 그 주인공이다.
“욕은 당신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강북구에도 소녀상을!”
행사장 뒤편에 전시된 피켓은 그냥 피켓이 아니다.
그 문구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나눔이 무엇인지, 우리 주변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비영리 기관은 어디 있는지 두 달의 시간 동안 고민하고 토론하며 관련 주제를 다루는 비영리기관도 방문 조사하면서 만들어진 문구들이다.
그동안의 활동을 보여주는 동영상은 전문영상제작자가 아닌 비전문가인 반딧불이(변선희. 나눔교육 성인멘토)가 만들었다. 영상에도 그동안의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영상 속에 아이들 활동 하나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애정이 느껴진다. 영상 속 아이들도 전문가 집단이거나 버스를 번쩍 들어 올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장난치고 까르르 웃고 떠들고, 간식으로 나온 피자에 환호하는 우리 주변의 아이들이다.
[끝까지 간다] 는
서로 주고받는 대화에서 무심코 던진 거친 말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 것에 집중했다.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이 있지만 당장 자신에게 가장 큰 문제라고 느낀 것은 ‘언어폭력’ 하지만 혼자서는 상처받을 것도, 줄 것도 없는 “관계” 안에서의 문제이기에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동참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했다.
주제를 정하고 찾아보니 이미 학교폭력 예방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들이 있었다. 학교에서 하는 교육, 상담실, 경찰서 등. 그중에서도 ‘끝까지 간다’의 마음을 사로잡은 단체는 ‘학교 폭력 예방’과 관련된 연극을 주된 활동으로 하는 연극팀이었다.
선생님이 주는 문제에 답을 찾던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들에게 문제를 직접 찾고 대답도 직접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나, 학원, 혹은 상점이 아닌 다른 기관을 찾아보고 직접 연락해보고 낯선 사람들에게 내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피켓의 문구가 탄생했다.
[너나 우리]는
이전 반디 3기에 참여했던 친구의 제안으로 모인 여중생들이다.
반디 3기의 [나눔을 배우조] 친구들이 2016년 1~2월 손 호호 불며 사람들에게 ‘강북구에도 소녀상을 건립하자’고 외쳤고 바통을 이어받은 [너나우리]친구들은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도 가고, <강북구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분들도 만나 준비한 뒤, 소원팔찌를 만들고 전단을 배포하며 사람들에게 소녀상 건립의 필요성을 알렸다.
현재 강북구에는 아름다운가게(미아점), 삼각산 고등학교 학생회, 초등학교 등 여러 곳에서 강북구 소녀상 건립을 위한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고, 많은 사람이 마음을 모은 결과 2016년 하반기 강북구청 앞에 소녀상이 설립될 예정이라고 한다.
자신들이 한 활동들이 확산되고 결과를 맺는 것을 보는 [너나우리]는 강북구 소녀상의 치맛단 한 쪼가리 만드는 데 기여한 것만이 아니라 ‘자신감’ 과 ‘함께함’ 그리고 ‘작은 위대한 힘’을 함께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나와 내 이웃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이 아이들의 내면에는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던 나눔의 씨앗이 ‘사회와 만나는 경험’을 통해 탄탄하게 뿌리 내리고 있는 듯하다. 학교 밖에서 세상과 만나며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에 한걸음 내디딘 이 친구들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나눔교육 반디 4기 활동영상보기>
글 정임미희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