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에서는 청소년들이 나눔의 가치와 정의를 배우고 스스로 나눔을 실천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나눔교육 ‘반디’를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나눔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내 문제를 찾고 스스로가 실천할 수 있는 활동들을 기획함으로써 능동적인 시민, 적극적인 시민으로 성장합니다. |
곧 추워지는 겨울 우리가 따뜻한 빛이 될게요
청운중학교 1학년 <꼴찌는없다> 모둠원 ‘곽수호, 김태빈, 박민서, 이승준, 최예준’은 우리 주변의 문제 찾기를 하던 중 평소에 지나가면서 마주쳤던 거리 노숙인을 떠올렸습니다. 그들의 삶이 궁금하여 주제로 선택하고, 노숙인과 관련된 비영리기관을 찾던 중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를 알게 되어 기관을 방문하였습니다.
<청운중학교 ‘꼴찌는없다’-선택된 ‘노숙인’ 주제 마인드맵>
기존에는 ‘노숙인들은 왜 저렇게 지내나?’ ‘왜 노력하지 않는가?’ 노숙의 원인을 개인의 무기력함과 나태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기관을 방문하여 노숙인의 원인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사회적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꼴찌는없다’-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방문>
노숙인을 도와줘야 하는 존재로 생각했다가 나중에는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고, 노숙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숙자가 아니라 노숙인이다.’ ‘노숙인들도 인간이고 인권이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학생들은 우리가 처음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가졌던 것 처럼,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많은 사람에게 노숙인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바라보게끔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캠페인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많은 돈을 모금하거나 큰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작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노숙인들이 외롭지 않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운중학교 ‘꼴찌는없다’-노숙인 주제 관련 활동계획과 월드카페로 받은 친구들 의견>
청운중학교 내에서 ‘청운중과 함께 노숙인의 따뜻한 겨울나기’로 다가오는 겨울을 대비할 겨울 외투와 담요, 방한용품 등을 기부 받는 캠페인을 하였습니다. 친구들이 모아 온 물품들에 직접 쓴 응원의 메시지를 작성하여 옷 라벨처럼 붙이고 정리하여 전달하기로 하였습니다.
<청운중학교 ‘꼴찌는없다’-노숙인 기부물품 메시지 카드>
‘보잘 것 없지만 조그마한 희망이 되길 바랄게요.’
‘곧 추워지는 겨울 우리가 따뜻한 빛이 될게요.’
‘조금만 더 힘내세요, 한 걸음 더’…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아이들은 메시지 카드를 작성하고 정성껏 옷에 매달고 옷을 정리하였습니다. 총 7번의 반디 나눔교육을 하고, 마지막 날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를 다시 방문하여 기부받은 옷을 전달하였습니다. 노숙인들이 직업훈련을 통해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문화카페 ‘길’을 방문해 맛있는 음료도 마시고 돌아왔습니다. 카페에서 본 노숙인의 모습은 더 이상 노숙인이 아닌 우리 곁의 이웃 아저씨와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처음 나눔 활동에서 만나 우리가 주제를 찾고 직접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겠다고 했을 때 “청소년들이 뭘 할 수 있겠어요. 우린 그냥 공부만 하면 되는 거 아니예요?” 라고 했던 학생들은, 마지막 날 다시서기를 방문을 하고 돌아오면서 한 뼘 더 자란 의젓한 학생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책에서 배웠던 그 어떤 것보다도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돌아갔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있습니다. 등하교길, 일상에 많은 사람이 주변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늘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고, 보지 못하는 사람 잘 모르는 존재들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편견으로 대하며 알고 싶어 하지도 않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우리는 우리 주변에 있지만 모르던, 모른 척 했었던 노숙인들의 진짜 모습을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노숙인이라기보다는 그냥 우리 이웃의 한사람일 뿐이라는 것을요…
<청운중학교 ‘꼴찌는없다’ – 왼쪽부터 반디청소년 박민서, 이승준, 최예준, 곽수호, 반딧불이 조영실, 김태빈>
청운중학교 ‘꼴찌는없다’ 친구들의 변화된 시선
박민서 : 처음에 노숙인은 자기 자신의 실수, 즉 개인의 문제라 생각했다. 그 개념이 잘못된 개념이란 것을 나눔창고에서 알게 되었다. 노숙인을 마주치면 그저 바라보고 무시하기 일쑤였지만, 이젠 그들이 달라 보인다. 이들을 향한 못되고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그들을 무시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부끄럽다. 이제 그들을 나와 같은 평등한 시민, 같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어느 사람이든 아끼고 도와주어야겠다.
이승준 : 노숙인은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줄 알았지만, 이 계기로 노숙인을 알아봤을 때는 노숙인들도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숙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인데 내가 무시했다는 것이 내가 부끄럽다. 만약 어떤 친구가 노숙인을 비난한다면 그 친구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노숙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야. 노숙인을 놀리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아.”라고 말할 것이다. 노숙인들을 위해 비난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알게 되었다.
최예준 : 처음에는 노숙인들에 대해 생각해볼 때 그 사람들은 게을러서 나락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나눔창고 프로그램을 통해 노숙인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도와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곽수호 : 처음엔 노숙인들이 대충 살아서 그런 것 같았는데, 여기 와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이 활동을 처음 할 때 나 같은 학생은 세상에 도움이 안 될거라고 생각 했는데 살짝 바뀐 것 같다.
김태빈 : 처음에 노숙인분들을 동네에서 봤을 때는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눔 창고를 하고 나서 노숙인분들이 왜 길거리에 나오게 되셨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하고 도와드리고 싶어졌다.
글 | 조영실 (나눔교육 반디 파트너교사 반딧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