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나눔교육 반디>는 12~16세의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이슈에 관심을 두고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청소년 사회참여 활동입니다. ‘반디’프로그램은 자유학기제, 방과후동아리 등 학교 과정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협력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청운중학교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나눔교육 반디 학교> 담당교사 이선희 선생님이 바라본 나눔교육 반디 활동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나눔교육 반디와 첫 만남

2학기에 학교에 와서, 처음 맡게 된 수업 중 하나가 자유학기 주제선택 수업인 <나눔교육 반디>였다. 다행히 강사선생님께서 오시고, 담당교사인 나는 코티칭만 하면 된다고 해서 부담이 없었다. 처음 수업 제목만 보고는 큰 기대도 없었다. VR, 3D프린팅, 나도 애니메이터, 나도 미니건축가 등 재미있을 듯한 흥미로운 제목들과 다른, 평범한 제목의 <나눔교육 반디>. 그냥 나눔에 대해 배우고, 나누며 살라는 것을 가르치는 수업인 듯 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이 그렇게 즐거워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잔소리가 많은 그런 도덕적인 수업이 되지나 않을까???

첫 시간. 윽…그런데 이건 뭔가 잘못됐다. 평소 교과수업시간에 눈에 띄던 장난꾸러기들이 많이 보였다. 주제선택을 할 때 이래저래 선택에서 밀려서 이 반에 들어왔다고 한다…^^; 오~~ 그런데 이 수업의 학생수가 15명인데, 강사 선생님들(반딧불이)이 무려 세 분이나 오셨다. 해볼만 했다~!

첫 시간 의자를 쭉 둘러앉도록 원모양으로 배치하고, 아이들과 ‘당신은 이웃을 사랑하십니까?’라는 아이스 브레이크 게임을 시작했다. 역시나 시끌시끌한 녀석들…. 뭐 이런 유치한 게임을 하냐는 표정으로 시크하게, ‘하라고 하니 뭐 내가 참여해 주지’하는 표정의 아이도 있었고, 도무지 강사선생님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열심히 수다 떠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 <나눔교육 반디>에 대해 시큰둥했던 아이들은 매 시간 놀이로 시작하는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을 통해, 점차 마법처럼 이 <나눔교육 반디> 속으로 깊게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았다. ‘이 수업시간은 컨닝도 가능해’ 라고 말씀해 주시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주는 수업, 한 명의 강사선생님들(반딧불이)께서 한 모둠을 온전히 맡아 지도해 주시는 수업.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상적인 수업형태였다. 전혀 관심 없고 시큰둥하고 자신 없는 아이들까지도 모두가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또, 결국 자기의 목소리를 내게 되는 그런 수업이 바로 <나눔교육 반디> 수업이었다.

이선희 선생님이 청운중학교 반디 청소년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청운중학교 반디 프로그램 활동에 함께 참여 중인 이선희 선생님

교실에서 만나는 참여활동

<나눔교육 반디>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모둠별로 아이들이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생각해보고, 참여할 수 있는 나눔 분야에 대해 결정하고, 또 참여방법을 계획하고, 직접 실행하도록 반딧불이 선생님들께서 차근차근 단계별로 도와주신 점이다. 아이들에게 결과만 던져준 후 무작정 강요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참여하게끔 이끌어 주시는 그 과정 자체가 <나눔교육 반디> 의 하이라이트 같다. 정해져 있는 어떤 활동을 따르는 것이 아닌, 스스로 결정해서 직접 나눔활동을 하도록 이끄는 이 수업은 아이들에게 너무나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 사회단체를 직접 방문해서 나눔이 진행되는 현장을 체험하는 것 역시도 나눔학교 교육의 백미였다. 책이나 이야기속의 내용을 배우는 것이 아닌, 실제 현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활동하시는 활동가 분들을 만나는 것, 이런 활동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중학교 과정을 넘어선 평생의 체험교육이 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새로움을 발견하는 시간

한편, <나눔교육 반디>는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게도 해 줬다. 한번은 사회단체에 방문해서 수업을 하는데 평소 늘 딴청을 부리고, 장난만 치던 녀석이 의외로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정확히 대답했던 것이다. 또 나눔에는 전혀 관심 없어 보였던 말썽꾸러기가 기부물품을 모으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도 했고, 평소 숫기가 없어 말도 잘 못하는 다른 녀석이 교통약자들을 위한 캠페인을 당당히 하는 등 아이들의 숨은 멋진 모습을 <나눔교육 반디>를 통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뜻밖의 수확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눔교육 반디> 수업은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교사인 나에게도 너무 많은 유익을 주었다. 너무나 인간적으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던 반딧불이 선생님들을 통해, 교사로서의 자세와 태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었고, 아이들이 기부물품을 모을 때는 옆에서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고, 또한 이름으로만 알던 여러 사회단체들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면서 나 역시 사회단체에 대해 배우고 관심 갖게 되어 좋았다. 그래서 2기 수업을 위해 다른 선생님들께 <나눔교육 반디>에 대해 자신 있게 추천하고, 아이들에게 홍보를 하여 <나눔교육 반디> 2기 수업에 학생들이 더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청운중학교 자유학기제 나눔교육반디 프로그램 담당 이선희 선생님이 환하게 웃고 있다.

 

<나눔교육 반디> 수업을 마친 아이들과 나의 일상이 그 후 완전히 달라졌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여전히 수업시간에 몸을 뒤틀며 다른 아이들과 떠들고, 장난치며 때로는 싸우며 이전과 똑같이 지낸다. 나 역시도 업무에 쫓기며 아이들과 씨름하며 똑같이 지낸다. 하지만 한번 자신이 몸으로 직접 체험한 나눔의 시간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나눔교육 반디>에서의 경험과 기억은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 주변을 살펴보며 방관자가 아닌 당사자가 되어 작은 실천을 할 수 있게 우리를 이끌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그런 기회를 제공해 준 아름다운재단과 <나눔교육 반디> 반딧불이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글 이선희 (청운중학교 교사) ㅣ 사진 박은주 (나눔교육 파트너교사 반딧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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